미국 미주리주(州) 세인트루이스의 워싱톤대학에서 9일(현지시각) 열린 대선 2차 TV토론은 인신공격이 란무하는 진흙탕싸움이였다. 시작부터 분위기가 랭랭했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톤은 악수도 하지 않고 토론을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한 토론이 분위기가 좋을리 없었다. 두 후보는 성추문과 이메일 스캔들, 세금의혹 등에 얽힌 서로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트럼프는 클린톤이 "마음에 엄청난 증오를 담고있다"고 했고, 클린톤은 트럼프가 "사과를 할줄 모른다"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클린톤을 '거짓말쟁이' '악마'라고 불렀고 클린톤은 트럼프를 '대통령직에 부적합한 인물'이라고 했다. 토론형식은 유권자의 질문을 직접 듣는것인데 두 후보는 서로 싸우느라고 '더 나은 미국'에 대해 고민할 겨를이 없어보였다.
CNN은 "미국 정치가 일요일 밤을 기해 바뀌였다"고 했고 워싱톤포스트는 "대선토론 력사상 유례없는 어둡고 쓸쓸한 대결"이라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가장 지저분한 대결", 정치 전문 매체인 폴리티코는 "미국대선 력사상 가장 추잡한 싸움"이라고 했다. 토론직후 여론조사결과는 클린톤이 트럼프를 앞선것으로 나왔다. CNN 조사에선 57% 대 34%, 유고브는 47% 대 42%였다.
하지만 트럼프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이날 트럼프는 빌 클린톤의 성추문을 집중공격하면서 음담패설 파문을 어느 정도 희석하는데 성공했다. 이날 토론을 지켜본 한 공화당인사는 "지난 48시간의 악몽이 잦아들기 시작한것 같다"고 했다. 반면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이날 한 어떤 해명도 음담패설 론란을 잠재우는데 충분치 않은것 같다고 전했다.
◇성추문 대결
토론은 두번째 질문부터 곧장 트럼프의 음담패설 파문으로 들어갔다. 트럼프는 "라커룸(탈의실)에서 하는 개인적 롱담이였다"는 말로 무마하려고 했다. "자랑스러운 일이 아닌걸 알고있으며 미국민들에게 사과하고싶다"고 했다. "나는 녀성을 엄청나게 존중한다"고도 했다. 이 말에 기자들 사이에 웃음이 터졌다. 그러고는 갑자기 말을 돌려 IS 테로문제가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클린톤은 "그 (음담패설) 동영상 테이프가 곧 트럼프"라고 말했다. 그 동영상이 트럼프가 어떤 사람인지를 정확하게 보여준다는것이다. 트럼프가 선거기간 내내 녀성들의 얼굴을 거론하고 점수를 매기는 등 녀성들을 모욕해왔고 흑인, 히스패닉, 장애인, 전쟁포로, 무슬림을 공격해왔다는 점도 지적했다. 트럼프는 "정치력사상 빌 클린톤처럼 녀성을 대한 사람은 없었다. 녀성을 학대하고 힐러리 클린톤도 피해자들을 부당하게 대했다"고 맞받아쳤다. 클린톤은 남편과 관련해서는 "그가 말한것 중 많은 부분이 맞지 않는 얘기"라고만 했다.
◇"클린톤을 감옥으로"
트럼프는 1차토론때 클린톤의 정교한 공격을 방어하기에 바빴다. 그러나 이번엔 공세적이였고 자신감도 있어보였다. 준비도 많이 한것 같았다. 트럼프가 '별로 이룬것도 없는 30년 정치인'이라고 몰아붙이자 클린톤이 "또 시작이네"라면서도 변명처럼 자신이 해온 일을 설명했다.
트럼프는 클린톤이 국무장관시절 사적으로 쓴 이메일을 지워버린데 대해 "부끄러운 줄 알라"고 했다. 유세할 때처럼 남을 비꼬고 약 올리는듯한 말투가 튀여나왔다. "내가 승리한다면 법무장관에게 특별검사를 선임하게 해서 당신을 조사하겠다"고 했다. 클린톤이 "트럼프같은 기질을 가진 사람이 이 나라를 이끌지 않는다는게 감사한 일"이라고 하자 트럼프는 "당신은 감옥에 있을테니까"라고도 했다. 트럼프는 유세중에도 "힐러리를 감옥으로!"라는 구호를 자주 외친다.
◇긍정적인 측면도 얘기하라
이날 토론의 일반 질문자는 세인트루이스 지역에 사는 '무당파' 유권자들이다. 여론조사회사가 선정했다. 클린톤의 눈은 이들에게 가 있었다. 질문자를 향해 무대 끝까지 걸어가 눈을 맞추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는 클린톤에 대한 공격에 전력투구했다. 사회자를 향해 "클린톹은 1분 넘게 얘기해도 뭐라고 하지 않고 왜 나는 몇초만 초과해도 저지하느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클린톤이 말하는 동안 뒤에서 삐딱한 자세로 바라보기도 했다.
마지막 질문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한 청중이 두 후보에게 "당신이 존경하는 상대방의 긍정적인 측면을 하나씩 말해달라"고 했다. 클린톤이 먼저 "나는 트럼프의 자녀를 존경한다"면서 "그들은 정말 능력있고 헌신적"이라고 덕담을 했다. 자식들 칭찬에 기분이 좋아진 트럼프는 "클린톤은 중단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 파이터"라고 했다. 진흙탕싸움으로 범벅이 됐던 90분 토론은 이 질문 덕에 그나마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래원: 연변일보 | (편집: 김홍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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