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 54년 동안 발 묶인 로병
2017년 02월 03일 10:39【글자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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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구넷은 2일 1963년 중국인민해방군 인도접경부대 소속의 측량병 왕기(王琪)가 중국·인도 국경분쟁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길을 잃고 인도령토로 들어갔다가 인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현재 나이 80세에 이르는 그는 인도에서의 류랑생활 54년이 되도록 여전히 인도당국의 출국 승인을 받지 못한채 애타게 고향에 돌아가 가족들과 만날 방법을 찾고있는 중이다.
섬서성출신인 그는 1960년 토지측량기사 자격으로 군대에 입대해 인도접경지역에서 복무하다가 1963년 1월 산책도중 길을 잃고 인도령토로 잘못 들어갔다.
그는 "당시 부대막사를 떠나 산책을 하던 중 길을 잃었다. 마침 적십자사의 차량이 지나가자 그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뜻하지 않게 그들이 나를 인도군으로 넘겨버렸다"고 전했다.
당시 인도는 중국과의 국경분쟁으로 1962년 10∼11월 군사적 충돌을 벌인 끝에 3000명이 숨지고 4000명이 포로로 잡히며 중국에 대한 감정이 극도로 악화된 때였다.
결국 왕기는 무단 령토침입죄로 6년간 수감된 뒤에야 법원의 석방명령을 받고 풀려날수 있었다. 하지만 인도당국은 그를 중국으로 되돌려보내는 대신 국경에서 멀리 떨어진 인도 중서부의 궁벽한 마을로 데려갔다.
현재 인도 중서부 나그푸르시에서도 자동차로 5시간 걸리는 작은 마을에서 살고있는 그는 "당시 매일 저녁 울었다. 중국에 있는 가족들, 특히 어머니가 걱정됐다"고 말했다.
왕기는 이후 현지의 밀가루공장에서 일을 하면서 1975년 인도녀성과 결혼해 3명의 자녀를 두고있다. 인도어도 배웠고 라제 바하두르라는 현지의 이름도 얻었다.
그렇지만 인도정부는 왕기에게 그 어떤 정식 신분증도 발급하지 않았다. 왕기가 전쟁포로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확정할수 없다는 리유에서였다. 그의 모호한 신분이 귀향을 가로막는 요인이었던 셈이다.
왕기가 수십차례 고향에 편지를 보낸 끝에 1980년대에야 고향의 가족들이 편지를 받을수 있었고 2002년에는 40여년간 그토록 그리워했던 어머니와 한차례 전화통화도 할수 있었다. 그의 모친은 지난 2006년 숨을 거뒀다.
2009년 왕기의 외조카가 필요한 서류를 갖고 인도를 찾아와 중국대사관의 협조를 받은 끝에 그는 2014년에 중국려권을 받을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왕기는 인도정부의 출국승인을 받지 못하고있는 상태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외교부문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왕기의 귀향을 주선하고있다.
환구넷은 인도주재 중국대사관이 왕기와 가족들의 만남을 위해 인도당국과 긴밀하게 접촉 중이라고 전했다. 대사관측은 "중국과 인도 량측의 공동 노력으로 당사자 본인의 뜻을 존중한다는 전제하에 이번 일이 원만하게 해결될수 있을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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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기는 1975년 결혼해 현재 인도에서 살고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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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기는 입대 42년이 지난 2002년에야 어머니와 통화할수 있었지만 그의 어머니는 2006년 세상을 떠나고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