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화가님의 작품중 스스로 가장 만족스럽게 생각하거나 또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어느것인가요? 어떤 심미적감각과 예술시각을 표달했나요?
시리즈물로는 우에서 언급한 “악화혼”입니다. 악화나무에 대한 성찰은 높은 지성을 필요로 하기때문에 장백기행을 통해 “악화혼”이라는 일련의 작품을 만들어 이 영원한 생명을 세상에 알리고싶었고 그 살아 숨 쉬는 느낌을 화폭에 담아내고싶었습니다.
인물화로는 윤동주시인의 초상화입니다. 윤동주시인의 초상화 창작에 있어서 본인이 가장 핵심적으로 고민하였던 문제는 기존의 전통적인 초상화관례나 규정된 인물배치가 되지 말자는것이였습니다. 일상적인 인물화구도는 화면의 안정감과 상향숭배심리의 시각을 도모하여 대부분 피라미드식의 상승형으로 설정합니다. 이러한 구도는 미술에서뿐만아니라 현대의 사진학, 영상학 분야에서까지도 관례적으로 련속되여 내려오고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작업에서는 시인에 대한 경배나 숭상심리보다는 일제통치시대 우리 민족의 힘든 력사적고초를 두 어깨에 무겁게 지니고 짧은 생을 마감했던 한 젊은 시인으로서의 전반 생애와, 순수하면서 강인한 의지가 숨겨져있는 량면적인 그의 모습을 표현하고저 하였기에, 일반적인 3각형 피라미드식의 관례적구도를 파괴하여 주인공의 눈을 중심선으로 응시의 균형중심을 구사했습니다. 이렇게 될 경우 주인공 인물은 전반 화면에서 가라앉은 듯한 느낌을 주게 되기에 그 대안으로 시인의 삶의 력사적도영을 은유하고있는 뒤부분의 아치형배경을 구사하게 되였습니다.
이 그림에는 숨어있는 많은 상징들이 있습니다. 배경은 내용상에서도 볼수 있다싶이 왼쪽으로부터 오늘의 룡정 일송정과 옛 룡정 마을(원경), 시인이 다녔었던 명동학교, 시인이 수감되였던 후쿠오카감옥(중경), 시인의 묘비에 모인 지인들과 시인의 장례식에 모인 지인들(근경)로 구성되였는데 원경-중경-근경으로의 련속성과 대칭적인 내용으로 구사하게 됩니다. 그리고 어깨우의 배경은 원경의 련속(하늘)이면서도 윤동주의 대표적인 시 “별 헤는 밤”, 즉 시인의 보았던 고향하늘을 은유하고 있습니다. 그림의 가장 하단에서는 옷 주름에 비낀 음영을 리용하여 가슴에서 솟는 홰불모양의 형체를 구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1937년 x월 x일」이라는 작품도 상당히 애착이 가는 작품입니다. 이는 1933년부터 1942년에 이르기까지 일제통치시기가 제일 살벌했던 근 9년간의 식민지노예화교육정책시기에 룡정의 한 소학교 개막식 장면을 재현한 작품입니다. 검은색 일본군경무리속에 한심한 표정을 지을수 밖에 없었던 흰옷의 교장선생님, 왼쪽부분의 원 서당의 목판을 건방지게 기대로 하고있는 일본군경, 철부지 같은 애들을 모아놓고 장난치듯 국기를 게양하는 장면입니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특별히 교육을 중요시하는 우수한 전통이 있지요. 그러나 우리의 이런 미덕이 한때는 처참하게 짓밟히고 수모 당하고 심지어 말살되여 파묻힐번 했었던 억울한 력사가 있습니다. 그러나 세월의 침식속에 지금에 와서는 이 철증같은 력사가 대부분 많이 잊혀지고 심지어 왜곡되여가고있는데 이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아닐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