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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음문화칼럼57]생(生)과 사(死) 그리고 우리네 삶

리화

2017년 03월 20일 13:32【글자 크게 복원 작게】【메모】【프린트】【창닫기

인간은 누구나 이 세상에 태여나 살다가 죽어가는 생(生)과 사(死)의 자연섭리를 따르기 마련이다. 다시말해서 신생아로부터 부단히 성장해가고 늙어가는 우리네 삶의 끝에는 항상 죽음이라는 종착역이 꿋꿋이 그 자리를 지키고있는것이다.

아이러니한것은 오늘날 우리네 삶속에서 생(生)은 과분하다 할 정도로 반기고 또 그 반가움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데 비해 사(死)는 애써 외면하고 두려워하며 터부시하는 대상으로 락인되여있다는 점이다. 마치 모두들 죽지 않고 천년만년 살것처럼, 죽음이 자신들과는 천리만리 떨어진 딴 세상 얘기처럼 착각하면서 말이다. 심지어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까지 빌어가면서 죽음에 관한 화제를 극력 피해가려고만 한다. 가령 친부모님에게라도 죽음을 대비해 저금통장이나 재산 정리, 유품 정리와 유언을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을 말씀드렸다고 하자. 우리의 정서상 천하의 불효자식으로 세간의 손가락질과 질타를 받을게 분명하지 않을가.

따라서 새 생명의 탄생에 대비해서는 불과 몇주밖에 안되는 태아의 초음파사진으로부터 무려 열달이나 이어지는 임신일기, 태교, 만삭사진, 출산과정 동영상기록, 태줄도장, 태모필 그리고 떠들썩한 백일, 돌 잔치까지 이루 다 헤아릴수도 없을 정도로 그 이름마저 생소한 이벤트들에 모든 정성과 열정을 쏟아붓지만 정작 사랑하는 사람과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을 함께 하고 영원한 안녕을 고해야 하는 죽음의 장에 있어서는 놀랄만큼 담백함과 랭정함을 보여준다.

그 일례로 뽀얀 담배연기로 가득 차고 슬픔과 경건함이란 도무지 찾아볼수 없이 장마당을 방불케 하는 고성의 대화가 오가는 화장터에서 무엇이 그리 급한지 허둥지둥, 쫓기듯이, 건성건성 마무리해버리는 오늘날 우리의 상례 모습은 참으로 씁쓸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음은 늘 우리 곁에 가까이 있으며 때로는 예고도 없이 불쑥불쑥 찾아오기도 하여 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든다. 인간은 누구나 소중한 내 사람들을 죽음으로 떠나보내고 나 자신 역시 누군가에 의해 보내져야 할것이다. 필자 역시 인생의 중간고개에 접어들고보니 매번 장례식장에 다녀올 때마다 죽음에 대해 그리고 삶에 대해 차분히 생각을 거듭하게 된다.

그러면서 언젠가는 닥쳐올 내 부모님의 죽음을 떠올리게 되고 그로 하여 이루 말할수 없는 슬픔에 빠짐과 동시에 이제부터는 정말 잘해드려야겠다는 철 늦은 다짐을 하게 된다. 설령 그 다짐이 또 일이 바쁘다는 구실로 얼마 동안이나 유효할지 모르지만 말이다.

프랑스 인류학자 반 게넵(1909)은 인간이 출생으로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사이에 겪는 신체나 지위 변화의 중요한 시점마다 특정민족과 문화의 규정에 따라 치러야 되는 의식을 일생의례라 정의한다. 한편 우리 민족의 의례문화를 정의하고 연구함에 있어서는 일반적으로 사람의 “일생”을 확대 해석하여 세상에 태여나기전 부모의 기자(祈子)로부터 출생•육아•성년•혼인•환갑•죽음과 제사에 이르기까지의 여러 의례를 모두 일생의례의 범주에 귀속시켜 왔다(김만태 2009).

이렇게 볼 때 일생의례의 중요한 축으로서의 죽음은 단지 한 개인의 육체적생명의 종결을 의미하는데 그치지 않으며 한 사회 혹은 공동체의 죽음을 대하는 자세와 처리방식은 해당 사회나 공동체의 문화적표상으로서의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볼수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 민족 역시 상례와 제례가 관혼상제의 절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의례로 간주해왔으며 “효”를 근간으로 “주자가례(朱子家禮)”에 기원한 상례는 그 절차가 상당히 복잡하고 까다로웠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했듯이 그러한 우리의 상례문화는 지금 전통의 계승은 제쳐놓고라도 죽은자에 대한 기본적인 례의와 애도의 분위기조차 느껴볼수 없을 정도로 피페해졌다. 사람이 죽으면 황급히 수의전문점에 가서 수의를 사다가 병원에서 소개해주는 장의사에게 초혼, 습, 소렴, 명정 등 시체처리의 기본 절차를 맡기며 게다가 그 장의사가 한족일 경우가 다반사다. 장례식장에서의 고별식 심지어 안신제마저도 한족집사를 고용하여 쫓기듯이 진행하고 상주를 비롯한 유가족의 옷차림 또한 각양각색이여서 조문객과 도무지 구분하기 어려우며 다만 일부 가정에서 녀성들의 머리에 꽂은 흰 광목끈이 가끔 눈에 들어올뿐이다. 조문객들 역시 형식적으로 고인에게 경례를 하고 공기 나쁜 장례식장을 떠나기에 급급하다. 유골을 화장한 즉시로 아예 날려 보내고 안신제마저 생략하는 집들 또한 적지 않다.

이러면 혹자는 "있을 때 잘해야지, 죽은 다음에 무슨 소용 있어"라는 말로 자아위안 겸 변명을 한다. 그렇다면 과연 살아계실 때 얼마나 잘해드렸을가.

우리 민족은 1950년대 초기부터 중국에서 유일했던 “로인독보조”의 활약과 1980년대 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전국 각지에 퍼진 2,000여개의 크고 작은 규모의 “로인협회”, 그리고 1989년 국가가 지정한 “9•9 로인절”보다 무려 5년이나 앞선 전국 최초의 “8•15 로인절”, 각 가정에서의 모범적인 로부모부양 등 공적•사적 령역에서의 실천을 통하여 국내의 기타 여느 민족에게도 공유함직한 “효”의 문화를 우리의 중요한 표상으로 운용하고 그 정통성과 “다름”을 강조해왔었다. 그러나 2017년 현재 연변의 어느 조선족양로원 80명 로인 중 5명만 자녀가 모셔가서 설을 쇴다는 서글픈 신문기사를 접했을 때 소위 “효”의 민족이라 자부하는 우리는 과연 무엇을 느낄수 있으며 민족 구성원으로서의 개개인 또한 자신에게 어느 정도의 “효”점수를 매길수 있을가.

최근 몇년래 초고령화사회에 들어선 일본에서는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적극적으로 준비하며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종활(终活)”이라는 단어가 대류행이다. 로인들이 자신들이 생을 마감했을 때 자녀가 곤난을 겪지 않도록 미리 유언작성, 년금보험의 재검토, 장례식, 묘지 결정, 엔딩노트 작성 등을 하는 활동을 한다.

그런가 하면 자녀가 부모와 함께 종활을 하는 사례도 많은바 몇년전 필자가 봤던 다큐멘터리가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는다. 고령의 부모님과 함께 즐겁게 엔딩노트를 쓰고 사진과 옷가지 등 유품들을 정리하는 자녀들,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위하여 직장에 사표까지 내고 무료도우미가 오는 시간을 리용하여 파트타임으로 알바를 하면서 어린아이로 돌아간 어머니를 애기처럼 돌보는 딸, 시한부선고를 받은 어머니를 온 식구가 돌아가면서 간병을 하고 그 어머니의 림종을 모두가 손잡고 웃으며 지켜보고 잘 가시라는 인사의 말을 건네는 자녀들… 부모가 자녀의 생(生)을 맞이하면서 그래왔듯이 자녀도 부모의 사(死)를 앞두고 온 마음을 다해 그 곁을 든든히 지켜준다. 그들에게 있어서 죽음은 마냥 어둡고 아프고 슬프기만 한것이 아닌 따뜻하고 경건하고 아늑한것이기도 했다.

생명의 탄생과 마찬가지로 죽음 역시 거스를수 없는 숭고한 자연의 섭리이며 죽음을 어떻게 대하고 다루느냐 하는것은 한 사회나 공동체의 성숙도를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의 하나로 된다. 이 세상의 모든 인연들을 뒤로 하고 온전히 홀로 가시는 길이 외롭지 않게, 두렵지 않도록 부모님과 함께 죽음을 준비하고 함께 기다리다가 편안히 보내드리는 그 과정이야말로 진정한 “효”실천의 장이자 삶의 의미를 되새겨보고 생(生)과 사(死)의 동반관계를 피부로 느낄수 있는 장임이 틀림없다.

흔히들 21세기는 의식형태가 아닌 문화적힘의 경쟁시대라 일컫는다. 조선족상례는 이미 2009년에 벌써 길림성비물질문화유산으로 선정되었다. 이른바 전통의 지속은 변용을 동반하는 과정이기도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인위적으로 재구축될수도 있는것이다. 이제 바야흐로 전통문화에 대한 적절한 취사선택과 재구축을 통해 보다 성숙된 우리만의 “죽음의 문화”를 만들어가는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조선족 우리 모두가 함께 풀어야 할 절실한 과제가 아닐가 생각해본다.

【리화 략력】

성명: 리화 (李华)
소속: 연변대학교 사회학과
전공: 문화인류학, 초국가적 이동과 가족, 조선족 생활문화
학력: 일본 동북대학교 학술박사
연변대학교 정치학 학사
주요 론저:
저서 《조선족사회의 변동과 가족생활》 (2015, 한국학술정보) 외 다수 론문을 국내외학술지에 발표

래원: 인민넷-조문판 (편집: 김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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