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대학을 다니던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년말이 되면 부모님이나 일가친척 또는 친구들에게 년하장(賀年卡)을 보내면서 새해의 축복을 전달하는것이 하나의 문화로 되였었다. 이러한 축복방식은 언제부터인가 성탄카드로 바뀌기 시작했고 크리스마스는 새해맞이행사의 주메뉴로, 새해맞이 분위기를 띄우는 단골로 되였다. 도시의 번화한 거리에 위치해있는 가게들 거의 모두가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문화기호로 장식되여있고 그동안 왕림해준 고객들에게 보답한다는 뜻에서 다양한 이벤트행사를 조직하고 풍성한 선물을 준비하기도 한다. 따라서 해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오색찬연한 성탄수들이 도시의 밤거리를 장식하는것은 물론 상가들에서도 여러가지 이벤트행사를 벌리면서 고객들에게 고마움을 전달하는것은 하나의 관례로 되여왔고 소비자들도 모름지기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것이 하나의 관습으로 되였다.
사실 종교적차원을 떠나서 크리스마스를 규명해본다면 크리스마스는 일종의 제전(祭奠)으로서 예수의 탄생을 기념하는 행사에 불과하다. 기독교문화의 상징으로 되고있는 예수는 유교문화에서의 공자, 불교문화에서의 석가모니와 마찬가지로 인류문화의 중요한 한페지를 엮어온 문화시조이기도 하다. 문제는 석가모니의 탄생일이나 공자의 탄생일과는 전혀 다르게 무엇때문에 크리스마스만이 종교적신앙의 경계를 넘어서 동서양을 비롯한 지구촌 곳곳에서 즐길수 있는 대중화한 하나의 축제명절로 되고있는가 하는것이다.
기독교신도들이 교회에서 진행하는 행사와는 달리 크리스마스가 대중화한 명절로 승화될수 있는 남다른 요소들을 구비하고있지 않을가 하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필자 나름대로 정리해보았다. 한해를 마감하면서 그동안 서로가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각자 알찬 한해를 보낼수 있었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또한 새해의 축복을 기원하는 적합한 시점이라는 시간적요소도 중요하겠지만 계층과 신분의 차이를 떠나서 모든 사람들이 함께 즐길수 있고 참여할수 있다는 크리스마스의 대중화한 상징적기호들의 흡인력때문이 아닌가싶다. 크리스마스하면 누구나 부담되지 않는 크리스마스카드, 산타할아버지의 선물, "방울소리 울린다"는 명쾌한 멜로디, 이쁘장한 붉은색 모자, 오색찬연한 성탄수들이 쉽게 련상된다. 이들 상징적기호들 또한 평안과 행복을 기원해주는 소박한 가치리념을 반영해주고있다. 다시말한다면 대중들의 평안과 행복을 기원하는 소박한 희망을 대중화한 상징적기호로 전달해주는것이 크리스마스의 매력인것 같다.
이처럼 크리스마스와 같은 "수입명절"은 많은 사람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하여 하나의 명절문화로 되고있는 반면 우리들의 전통민속명절은 오히려 많이 위축되고있다는 점을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 개혁개방에 힘입어 우리들의 물질문화생활수준은 크게 제고되여왔고 자체 민족문화에 대한 관심도의 증가와 더불어 다양한 축제행사도 펼쳐지고있지만 현시대에 걸맞는 민족문화창달에 있어서 너무나 안일한 자세를 보여주고있는것 같다. 일례로 해마다 단오절이면 우리는 단지 시장에 나가 쭝즈(粽子)를 사먹는데 그치며 우리민족의 전통적인 단오명절놀이인 그네뛰기나 널뛰기, 민속씨름 행사도 표현자와 관람자의 관계를 구성할뿐 대중적인 참여는 한계를 보여주고있다. 우리 민족의 민속명절이란 공(公)적 행사는 모든 민족구성원들의 공(共)적 참여와 받침이 없다면, 다시말하면 공(公)과 공(共)의 결합이 없다면 언젠가 우리의 민속명절은 우리들의 시야에서 사라지게 될것이다. 많은 대중들의 참여와 지지를 불러일으키기 위하여 우리도 자체 민속명절의 상징적기호를 발굴하는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보아진다.
그리고 크리스마스는 뜻풀이하면 예수라는 성인이 탄생한 날이다. 모든 민족에게는 민족의 시조, 문화의 시조가 있으며 성인이 있는바 이들이 탄생한 날은 그 민족에게 있어서 “성탄절”이 될수 있는것이다. 자기 민족과 문화의 시조를 기념하는것은 그 뿌리를 잊지 않고 민족의 미래를 기원하는 중요한 표징이라 할수 있다. 반면 자기민족의 시조를 잊어버린다면 민족의 부흥을 담론할 자격마저도 없다. 그 어느 민족과 마찬가지로 우리민족도 민족의 시조나 문화의 시조로 상징되는 성인이 있다. 이들의 탄생한 날자가 우리에게 있어서 민족적인 성탄절이 될수 있다.
크리스마스도 결국은 예수의 탄생일이다. 우리가 공자 탄생일에 제를 지낸다거나 석가모니의 탄생일에 행사를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신앙적인 차원을 넘어서고 종교적요소를 떠난다면 역시 그 집단의 조상의 제를 지내는것이라 볼수 있다. 우리도 자체민족의 정체성을 지켜가고 민족문화를 전승하고 민족문화의 정신가원(家园)을 지켜 가는데 일조하고자 자체의 명절문화를 업그레이드할 필요성이 요청된다.
래원: 인민넷-조문판 | (편집: 장민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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