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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의 병원에 왜 암표상들이 활개칠가

2016년 02월 14일 09:58【글자 크게 복원 작게】【메모】【프린트】【창닫기

한 녀성이 병원 암표상의 횡포에 항의하고있다. 이 영상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면서 중국정부는 긴급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찬바람이 불던 지난해 11월 어느날 35세인 우씨가 전동오토바이를 몰고 1시간이나 달려 북경 중심가에 위치한 북경대학 제1병원에 도착한것은 새벽 2시였다. 하지만 이미 병원의 접수창구 앞에는 사람들이 자리를 맡았다는 표시로 둔 의자와 물병이 줄지어 서있다. 안해가 임신중이라 산부인과 전문의 진료예약을 위해 왔는데 오전 7시 접수창구가 열리자마자 다 ‘매진’됐다. 진료예약이 될거라고 생각하고 오전 8시에 안해를 병원에서 만나기로 했다는 우씨에게 암표상이 접근한다. 그는 “원래 14원이던 진료예약권을 300원이나 달라고 한다”면서 “너무 비싸 거절했다”고 안타까워했다.

대도시의 병원에서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기차표처럼 미리 ‘예약 티켓’을 사야 한다. 가격은 일반의냐 전문의냐에 따라 다르고 전문의의 경우에도 지명도에 따라 찬차만별이다. 이 틈을 노리고 병원에서는 암표상들이 활개를 치고있다.

최근 중의학 전문으로 유명한 북경 광안문병원에서 암표상들의 횡포에 분통을 떠뜨리는 한 녀성의 동영상이 인터넷을 달궜다. 지난달 19일 촬영된 영상에서 이 녀성은 “300원 하는 진료예약권을 4500원에 사라고 한다”면서 “접수직원과 암표상들이 내통을 한게 틀림없다”고 소리를 지른다. 북경청년보와 련락이 닿아 “그냥 보통대학생”이라고 소개한 이 녀성은 원래 동북지방에 거주하지만 엄마의 병치료를 위해 북경에 왔다고 한다. 병원 근처 지하방을 하루 130원을 주고 얻은 뒤 움직이지 못하는 엄마를 등에 업고 병원을 찾았지만 번번이 진료를 받지 못했다. 소란을 피웠던 당일 암표상이 찾아와 거절했더니 “앞으로 가장 먼저 와서 줄을 서도 진료를 받지 못할줄 알아라”라고 협박까지 받았다고 한다.

지난달 26일 북경청년보 기자는 광안문병원 암표상과 직접 접촉해 봤다. 두명이 접근해 와 각각 1500원과 6000원을 불렀다고 한다. 가격차이는 날자와 시간에 따라 다르다. 원래 가격은 500원이다. 암표상들은 “환자의 이름과 신분증번호만 주면 줄 설 필요없이 원하는 시간에 와서 진찰을 받으면 된다”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북경시 위생계획생육위원회는 지난달 29일 긴급회의를 소집해 병원 암표상들에게 ‘무관용’ 원칙을 천명하고 개선책 마련에 나섰다. 그리고 지난 6일 비응급진료 전면 예약제 도입, 진료예약 실명제 실시, 암표상단속 강화 등 ‘8대 대책’을 발표했다. 공안부문은 사건발생후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 50명 이상의 암표상들을 체포했다.

사실 병원 암표상들이 문제가 된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CCTV는 2013년 북경 주요병원들의 암표상문제를 집중 보도하며 관련 부문의 합동 단속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그때뿐이였다. 광안문병원의 한 보안담당자는 지난해 암표거래현장을 적발해 넘긴 경우만 200여차례였지만 암표상들은 길어야 5~7일 구류만 당하면 다시 돌아와 활발하게 활동했다고 증언했다. 북경뿐만 아니라 상해나 항주 등 1선도시들의 대형병원에는 여지없이 암표상들이 "창궐"하고있다.

전문가들은 암표상을 근본적으로 없애기 위해서는 질 높은 의료서비스의 공급과 수요불균형을 해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북경시 위생계획생육위원회에 따르면 2014년 한해 동안 북경의 A급병원들이 진료한 환자들이 1억 1000만명이나 된다. 이중 70% 이상은 북경 이외의 지역에서 오는 환자들이다. 북경협화(協和)병원의 황위광교수는 “암표상의 활동공간을 마련하고있는 이러한 수요·공급의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래원: 연변일보 (편집: 김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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