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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교 페교식에 즈음하여

장석주

2014년 10월 24일 16:41【글자 크게 복원 작게】【메모】【프린트】【창닫기

모교 페교식에 삼가 드립니다

할빈시 향방구 성고자진에 자리 잡은 우리 동포학교가 문을 닫게 되였다.

슈퍼나 가게가 경영부진으로 문을 닫은 것이 아니라 우리 어린이들의 미래를 키우는 학교가, 우리 민족의 래일을 키우는 학교가 문을 닫게 되였다.

"굶어죽어도 자식 공부는 시킨다"는 우리 민족이다.

지난날 우리 동포들은 삶의 터전을 잡아 괭이와 삽을 박을 때 살림집보다도 학교가 우선이다.

그래서 무릇 동포들이 사는 동네라면 으레 학교가 있기 마련이여서 중국 전역에 많을 때는 무려 수천개소나 되던 우리 동포 학교, 조선족 산재지구 흑룡강성에만 해도 500여개소나 되던 조선족학교가 최근 10여년간에 기하급수로 가뭇없이 사라지고 있다.

웬만한 한 개 시(현)에만 해도 10여개소나 되던 우리 학교가 최근에 와서는 겨우 하나도 있을까 말까 하는 신세로 되여 지금 흑룡강성에 겨우 버티고 있는 동포 소학교가 십자리 수 안이다.

학교가 세워지는 건교식이며 개교식, 학교운영 몇 주년 기념식이면 축하와 축복, 축원으로 하객이 구름처럼 모여들고 꽃다발이며 축의금이 빗발치듯 하건만 문을 닫는 학교마당은 싸늘하고 쓸쓸하다 못해 삭막하고 서글프기 짝이 없다.

농경문화의 기틀이 흔들리면서 어쩔 수 없이 학교가 하나씩 문을 닫고 있지만 필자는 어느 학교 하나도 폐교식을 가졌다는 소문을 듣지 못했다.

아마도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여서 그냥 마음으로 묵새기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잘나도 우리 학교요, 못나도 우리 학교였는데, 부모와도 같고 자식과도 같은 학교였는데 마지막 길을 그래도 "고마웠습니다!", "부디 잘 가시라!"라고 고이 인사라도 올리고 낡은 문고리라도 한번 더 잡아 보고 싶은 마음 세상사람 한결 같으련만······

새 학기 개학을 앞두고, 아니 지난 학기 마감 긴긴 방학을 고하면서 마련된 할빈시 성고자조선족소학교의 폐교식은 우리들에게 많은 사색과 고민, 반추 내지 향수를 주고 있다.

영결식을 련상케하면서도 추모의 정만이 아닌 폐교식에서 력대의 100여명 졸업생들은 모두 다 석별지정으로 사라지는 학교를 가슴에, 마음에 새겨 넣으며 장차 새마을 건설과 함께 머잖아 신형의 새로운 학교를 세우리라 꿈을 무르익히며, 밤을 지세우며, 희붐이 동틀무렵까지 새날을 밝혔다.

아래 폐교식에 드린 필자의 글이 결코 조상(弔喪)의 제문(祭文)이 아님을 명시하며 사랑하는 모교에 삼가 드린다.

======= =======

존경하는 고향의 부모형제 여러분,

존경하는 모교의 선생님 여러분,

존경하는 모교의 선후배 여러분,

존경하는 손님 여러분;

이제 지금 이 행사가 막 끝나면 안개타고, 노을타고, 바람타고, 구름타고 저-멀리 하늘나라를 찾아 떠나게 될 사랑하는 나의 모교가 간판 하나만을 이 땅에 남겨놓고 이 고장과 석별을 고하게 되겠지요.

자기 얼굴과도 같고 자기 의상과도 같은 간판에 긴긴 세월의 모든 것을 무겁게 벗어놓고, 힘겹게 실어놓고 홀몸으로 홀가분하게 떠나 가겠지요.

사랑하는 모교는 이제 곧 우리와도 헤어져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지만 우리 모두의 축복과 축원을 순풍으로 받아 푸른 하늘 은하수의 하얀 쪽배마냥 저-멀리, 그 옛날 이 학교를 손수 세우시고, 이 학교를 몸소 키워주시고, 또 이 학교 문을 나오신 우리 동네 고인들이 미리 가 계신 하늘나라 무릉도원으로 서서히 떠나가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하늘나라 어디에서 별무리를 모아놓고 샛별학교를 꾸리노라면 해님, 달님이 도와 주시겠죠······

사랑하는 모교- 성고자 우리 학교여 부디 잘 가시라!

머나 먼 그 옛날, 낯설고 물 선 이 땅을 찾아 삶의 첫 삽으로 거친 이 땅을 개척하신 선인, 선철들의 넋과 뜻으로 세운 모교- 성고자 우리 학교가 어언간 일흔 고개를 넘어 수를 다 하게 되었다니 금석지감으로 무량한 감개 금할 수가 없습니다.

칠십여 성상 수많은 꽃봉오리 고이고이 길러 마침내 만천하게 오얏 꽃, 배 꽃향기로 그윽한데 묻노니, 사랑하는 모교여 굳이 어디로 가시려하느냐?!

초라하고 보잘 것 없던 초가집에 앞뒤방살이의 서당-글방에 불과했던 초창기의 우리 성고자학교는 태어난 그 날부터 오붓한 이 동네, 이 마을의 꿈이였고 희망이였고 씨앗이였고 미래였습니다.

너무 가난했기에 부족함이 많았고 너무 부족했기에 째지게 가난했던 그 시절, 그래도 아련한 추억 속에 아름다움만 가득한 그 시절, 아득하게 멀어지고 희미하게 사라지건만 마냥 그 때가 좋았고 항상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긴긴 세월 비록 가난과 함께 자라온 우리 학교였지만 학교는 이 고장의 문명과 문화의 꽃을 떨기 떨기로 피워 복된 우리 삶을 누리도록 하는 필수불가결의 물이였고 공기였으며 우리 생활의 피와 살이였습니다.

광복과 해방을 맞고 새 농촌 건설을 맞아 우리 학교는 제법 규모를 갖추어 린근에 소문난 명문학교로 자라 ‘막니까’, ‘싼쟈즈’, ‘싸리툰’, 훗날에는 ‘석조’를 비롯한 이 넓은 지역의 문화, 교육의 중심이 되어 수천, 수만을 헤아리는 중학생, 대학생의 싹을 키웠고 또한 고향건설의 문화역군을 키우는 배움의 요람으로 되기에 손색이 없었습니다.

교정에서 랑랑하게 울려오는 ‘1, 2, 3, 4...’는 우리에게 삶의 지혜를 가르쳐 주었고 ‘아, 야, 어, 여, 가, 갸, 거, 겨...’는 우리에게 겨레의 말로 인생의 눈을 뜨게 해 주었으며 동포와 민족의 피가 대를 이어 세세대대를 이어가도록 가르쳐 주었습니다.

우리 학교가 있음으로 하여 우리는 망망창해의 등대와도 같은 목표가 있게 되었고, 우리 학교가 있음으로 하여 이 고장 어제 날 농부의 아들딸들이 오늘은 교육가, 과학가, 예술가, 기업가로 자라났고 더 많은 이 고장의 아들딸들이 성고자의 자랑을 떨치며 떳떳이 세계를 주름잡을 꿈을 키울 수 있게 되였습니다.

우리 학교가 있음으로 하여 뭇별과도 같은 불씨들이 모여 모닥불이 되고 그 모닥불이 피여 올라 우리 동네의 모든분들의 마음을 밝혀주는 횃불이 지펴지고 마침내 그 횃불이 꺼질줄 모르는 거화로 활활 타올라 장장 칠십여년간 이 동네, 이 고장을 ‘살기 좋은 성고자’라는 무형의 재부로 만들어 세상에 우리 성고자를 자랑함을 무상의 긍지로, ‘성고자 정신’을 고양함을 사명을 넘어 숙명으로 여기도록 하였습니다.

우리 성고자 학교가 오랜 세월 너무너무 지쳐서 도저히 팔십에 가까운 노구로 더는 홀로 지탱키가 어려워 푹 쉬고자, 잠을 청하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가 비록 오복중의 마감인 고종명으로 편히 우리 곁을 떠나고 있지만 우리 모든 학생들은 뼈를 깍는 아픔으로 모교의 마감을 지키며 삼가 그 명복을 빌고자 오늘 구름같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그 옛날, 사랑하는 나의 모교 앞뜰의 귀뚜라미 우는 소리, 뒷울안 늪가의 개구리 우는 소리가 그립습니다. 선생님의 자애로운 꾸중소리, 흑판에 쓰시는 분필소리, 발풍금, 손풍금소리가 사무치게 그립습니다.

학습의 긴장을 풀어주는 중간체조시간 종소리가 아직도 귀에 쟁쟁하고 ‘싸포자’, ‘구지보’, ‘탕창보’, ‘아성강’으로 산보가고 원족가던 그 시절, 그 때가 눈에 선합니다.

선생님 들창가의 꺼지지 않는 불빛이 너무나 정답고 그립습니다.

우리말에 삼십이립, 사십불혹, 오십지천명, 육십이이순, 칠십고래희라고 우리 성고자 학교도 칠십성상을 마무리하고, 나이 칠순에 역사적 사명을 안고 이제 가야 할 곳으로 곧 가게되였습니다.

필히 떠나야 할 성고자 학교는 이제 갈 곳으로 가더라도 지금껏 학교와 함께 고향을 지켜온 우리 성고자의 부모형제분들께서는 짝을 잃은 외로움과 괴로움이 오죽하랴만 슬픔과 그리움을 힘으로 바꾸어 고향산천을 상전벽해로, 새로운 창의력과 궐기로 천지개벽을 안아온다면 언젠가는 신형의 우리 성고자학교가 다시 이 땅에 뿌리 내리리라는 것을 굳게 믿어의심치 않고 있습니다.

멀리 멀리 사라지는 우리 학교가 머나먼 하늘 길에서 마침내 봉이 되고 황이 되여 봉황열반(鳳凰涅磐)으로 우리 사는 온 세상에 상서로움과 행복을 안겨주리라 믿어마지 않습니다.

지금 이 시각까지 성고자 우리 학교의 마감을 지켜온, 최후를 지켜온 성고자조선소학교 전체 선생님들에게 머리 숙여 삼가 숭고한 경의를 드립니다!

고향을 지켜 오신, 또 앞으로도 지켜 가실 고향 여러분들의 강녕, 수복과 행복을 길이길이 기원합니다!

학생 장 석 주

(편집: 김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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