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장 배와 함께 한다는 전통 깼다
2014년 04월 21일 13:40【글자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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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년 4월 10일, 영국에서 미국 뉴욕으로 처녀항해에 나선 “타이타닉”호가 나흘만에 북대서양에서 침몰한 사건은 비극이었지만 끝까지 승객의 탈출을 돕다가 배와 함께 수몰된 에드워드 존 스미스선장을 후에 손가락질한 사람은 없었다.
스미스 선장은 승객중 어린이, 녀자, 남자순으로 탈출하도록 했고 공포탄을 쏘며 리성을 잃은 승객들이 질서를 유지하도록 했다. 2200명 가운데 1500명이 숨졌지만 스미스선장의 책임감 있는 대응으로 700명은 목숨을 건졌다. 스미스선장의 고향인 영국 리치필드는 그의 업적을 기리고자 동상을 세우고 “영국인답게 행동하라”는 그의 마지막 말을 새겼다.
“타이타닉”호 사건이후 1914년 “해상인명안전국제조약”이 처음 마련됐다. 구명정 구비 강화 등의 내용이 담겼지만 “선장이 침몰선박에서 가장 늦게 나와야 한다”는 규정을 명시할 필요는 없었다. 선장이 배와 운명을 같이하는 것은 스미스선장 이후 배사람에게는 전통이 됐고 대중들에겐 상식이 됐기 때문이다. 난파된 배를 포기하길 거부한 선장의 사례는 숱하다.
이런 불문률이 한국의 “세월”호 침몰사태에서 깨진데 대해 외신은 적잖이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뉴욕타임스는 19일 “공포에 질린 수백명의 승객들을 배에 두고 맨먼저 탈출한 ‘세월호’ 선장은 마지막 순간까지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선장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2012년 1월, 이딸리아 해안에서 침몰한 “코스타 콩코르디아”호의 프란체스코 스케티노선장이 승객 300여명을 버리고 도망친게 첫사례였고 2년만에 “세월”호의 선장이 두번째 사례라는것이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에선 ‘선장이 승객의 안전을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규정이 법제화되여 있는데도 이 선장은 어겼다”며 “그는 혼자 륙지에 무사히 발을 디뎠는지 몰라도 감옥에 내리게 됐다”고 비꼬았다. 또 “해상인명안전국제조약은 경보 발령 30분안에 승객을 대피시키도록 하고있다”며 “‘세월’호는 침몰까지 무려 2시간 30분이 걸렸지만 승객들에게 ‘가만 있어라’는 안내방송을 반복했다”고 비판했다.
미국해군역사사령부의 데이브 워너대변인은 “1814년 명기된 해군규정에도 선장은 끝까지 난파선에 남아있을 것을 명시하고있다”며 “만약 배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선장은 배를 떠나는 맨마지막 사람이 돼야한다”고 말했다. 미국해군과 상선 등을 오래 지휘해온 윌리엄 도허티선장도 “447명의 승객들을 놔두고 탈출한 이 선장의 행위는 한마디로 ‘불명예’”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