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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넷 조문판>>김학철>>《해란강아, 말하라!》

김학철선생 탄생 100주년 특별련재—《해란강아, 말하라!》(15)

2016년 12월 07일 15:01【글자 크게 복원 작게】【메모】【프린트】【창닫기

三七 산울림

강의 하류 쪽으로 도망을 치던 달삼이는、날아 오는 탄환에 종아리를 꿰뚫리우고 나 둥그러지였다。

앞 서 달리던 영수가 돌아다 보았다。낮추 날아 와 눈에 보이지 않는 시칼이 되여 풀 뿌리를 파저끼고、높이 날아 와 늙은 버드나무의 껍질을 일자로 허옇게 벅기고 달아나는 총탄이 무형의 철조망을 형성하고 그를 위협하였다。땅 위에 엎드리였다。기여서、급한 숨을 돌려 가며 돌려 가며 달삼이에게로 접근하였다。물었다。

「어딜 맞았어、달삼이?」

그 사람은 대답을 못하였다。입을 버리고 숨만 헐떡헐떡 하였다。놀란 기색은 보였으나 별로 아파하는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어딜? 어디야?」영수가 또 물었다。

그제서야 겨우 입을 열어 그 사람이 대답하였다。

「몰라、나두-몰라……」

「기라구、기여、머린 쳐들지 말구! 길 수는 있지? 검、어떻든 요 둔덕만 넘어 서자구……아、조아릴 맞았군!」달삼이를 격려하다가 피 흘러 내리는 것을 보고、맞은 데를 안 영수가 소리치였다。

해도 거기서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그래 자기도 엎드린 채 그 사람의 팔을 잡아 다려 주며 계속 격려하였다。

「치만 여기선 안 되겠어! 자、이렇게 날 따라서、옳지、그렇게……천천히、천천히、겁날것 없어!」

두 사람은 기여서 간신히 둔덕을 넘었다。

영수가 제 바짓 가랑이를 부욱 찢어서 그것으로 대충 달삼이의 상처를 동여 매 주었다。그리고 물었다。

「걸을만 한가?」

그 사람은 자신 없는 눈을 들어 영수를 쳐다 보며 고개를 가로 흔들었다。

「그럼 자、」제 어깨를 들여 대며 영수가 말하였다。「엎이라구!」

나무 가시에 성한 쪽 바짓 가다리와 살 들어내 놓인 다리의 피부를 찢기우며、발 바닥을 별의별 것에 다 찔리우며 영수는、추격 당한 공포에 쫓기여、땀을 벌벌 흘리며 그래도 달삼이를 끝내 업고 골짜기 깊은 데로만 찾아 들어 갔다。

이럴 지음 버드나뭇골 아래 웃 마을 주민들은、나루터에서 나는 요란한 총성에 놀라 남녀로소 할 것 없이 다들 집을 뛰쳐 나와서는 소를 몰고、닭을 안고、어린 아이를 업고 혹은 손목을 잡아 끄을고 뒷 산으로들 기여 바라 올라 갔다。피난을 갔다。

그 중에서도 류인호가 누구 보다도 제일 먼저 산 꼭대기를 점령하고 거기다 나무 밑에다 자기 가족과 가축을 안돈하였다。

단지 아랫 마을 박 좌수 만이 득세한(권총을 차고 일본 군대를「령솔」하고 다니니까!)제 조카-박승화의 위풍과 권세를 믿고、피난하지 않았다。

늙은 마누라 만을 이웃에서들 가는데 딸리여 보내고、자기는 젊은 첩과 가치 집에 남았다。그래도 겁이 나기는 좀 나서 이불을 뒤여 쓰고 앉아 있었다。하지만 먹을 것은 제대로 다 먹었다。타동 사는 먼 일가가 잔치 지냈다고 보내 온 인절미를 밥솥에 쪄서、거기다 꿀을 발라 가지고 맛 있게 맛 있게 먹었다。

늙은이가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해서 젊은 첩은、언제나 조청을 두어 종지씩 구하여다 큰 마누라 모올래 다락 한구석에 감추어 두었다가는、단 둘이만 남을 때면 의례껏 그것을 꺼내여 대접하고 대접하고 하였다。물론 자기도 좀 먹기는 하였다。

박 서방 댁의 성화를 이겨낼 재간이 없어서 련하도 영옥이와 가치 피난하였다。

앉았다 그대로 맞아 죽으면 말지、하는 생각에 련하는 아무 데도 가고 싶지 않았다。그에게는 희망이라는 것이 없었다。그러기에 용기가 나지 않았다。삶에 대한 욕망이 없었다。그러기에 겁도 나지 않았다。사업이 남아 있다는 것을 그는 잊어버리였다。살아 남아서 복수할 엄두는 물론 나지 않았다。

영수와 함께 모든 것이 그에게서 가버리였다。기쁨도、안타까움도 심지어는 청춘과 빛까지가 일시에 다 그에게서 가버리였다。그의 눈 앞에서 사라져버리였다。그에게는 중한 것도 아까운 것도 없었다。고운 것도 미운 것도 없었다。오직 끝 없는 하늘 가에 잇닿은 회색의 낯 선 길이 한 가닭 그의 발 밑에 외로이 가로 놓여 있을 뿐이였다。

그는 나루터에서 나는 총 소리를-영수들을 사살하는 것으로-해석하였다。
하나 영옥이는 그렇게 생각ㅎ지 않았다。그는 그것을 광명한 방향으로 해석하였다。

「아냐 언니、필시 저건 오빠들을 놓진 거야! 그찮구야 저렇게 막탕 총을 놓을 리 있어? 저 봐! 또 쏘네? 또 쏘네? 틀림 없이 저건、언니、오빠들이 내뺀 거야! 아이、어찔까?」

동네 뒷 산 마루는 하아얗게 사람으로 덮이웠다。젖 달라고 보채는、밥 달라고 보채는 아이들의 울음 소리와 소 우는 소리、닭 우는 소리、개 짖는 소리가 도처에서 일어나 정말 무슨 란리 난 것 같았다。

래원: 인민넷-조문판 (편집: 김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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