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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영창
우리 중대 150명 동급생들중에서 나는 윤지평이라는 또 하나의 조선학생을 알게 되였는데 영광스럽게도 얼마 오래지 않아 곧 그의 벽창호적본성도 알아모시게 되였다.
한번은 그의 발목이 무슨 탈이 났는지 조금만 달아도 퉁퉁 부어올라서 몹시 아팠다. 하여 그는 직일관에게 완전무장을 하고 달리는 조련을 면제해달라고 병가요청을 하였다. 그러나 직일관은 그가 꾀병을 하는것으로 의심하고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하는수없이 안깐힘을 써가며 끝까지 다 달렸는데 그 빌미로 발목이 호박처럼 부어오르며 들쑤셔나서 밤에 한잠도 이루지 못하였다.
한데 화불단행으로 이튿날오전에 또 위병근무가 돌아와서 하는수없이 그는 중대부 문어구에 가 위병을 서야 하였다. 말썽거리는 여기서 생겼다. 안날 그의 병가요청을 들어주지 않은 그 직일관이 마침 중대부로 들어왔던것이다. 허나 윤지평은 위병의 신분으로 의당히 해야 할 차렷도 경례도 다 안하고 숫제 고개를 외치고 못 본체하였다. 무안을 당한 직일관은 대번에 눈알을 곤두세우며 어째 상관을 보고도 경례를 안하는가고 힐문하였다. 그러나 윤지평은 여전히 먼산바라기를 하며 시들프직한 대답을 하였다.
“당신은 그럴… 자격이 없다구.”
분이 꼭뒤까지 치민 직일관이 손을 내밀어 그의 멱살을 들려 한즉 윤지평은 냉큼 둬발자국 뒤로 물러서서 총끝에 꽂은 날창을 곧추 들이대며 단호한 어조로 을러메였다.
“덤빌래? 한발자국만 더 들어서보지, 아주 없애치울테니!”
군대내에서 이런 엄청난 소행이 허용될리 만무하다. 학교당국에서는 당지당연하게 영창 두주일의 처분을 그에게 내렸다. 그러나 갖다 가두기전에 부대조건 하나를 붙여주었다.— “개준의 조짐이 현저할 때는 앞당겨 해제한다”고.
한데 어찌 알았으리, 이 우둔쟁이가 한주일이 지나기 바쁘게 영창안에서 중대장에게 청원서를 낼줄을. 글체말체 섞어작으로 된 그 청원서에는 삐뚤삐뚤한 글씨로 대강 다음과 같이 적혀있었다.
“…소생은 령어생활 한주일에 발목병이 한결 차도가 있습니다. 하오나 근치를 하자면 두주일이란 기한은 너무 좀 촉박한 느낌이 없지 않습니다. 하오니 중대장께서 기한을 두주일만 더 연장해주신다면 감지덕지 결초보은하겠습니다…” 운운.
중대장은 이 청원서명색의 쪽지를 보고는 천둥같이 화가 나서 즉각 교무처에 보고하는 한편 무장인원을 급파하여 그 대역무도한 청원자를 끌어내다가 중대 전체 성원앞에 세워놓고 한바탕 야단을 한 뒤에 복대할것을 명하였다.
이 윤지평은 후일 태항산에서 중공당원으로 되고 또 살아서 항일전쟁의 승리를 맞이하였다. 해도 그의 벽창호적본성은 아직도 별로 개변이 된것 같지를 않아.
그날 밤 나는 강진세를 보고(그는 제 책상앞에 앉아서 무슨 책을 보고있었다.) 윤지평의 이야기를 들추었다.
“정말이지, 그런 고집쟁인 난 처음 봤어. 그치 성미가 본시 그런가?”
내가 웃으며 이렇게 물은즉 강진세는 그저 빙그레 웃을뿐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내가 상대가 안되여서 말을 않는건가? 그런것 같지는 않는데. 그럼 도대체 어째서 나하고는 말을 않는걸가? 나는 도무지 갈피를 잡을수가 없었다.
나중에 내가 조용히 류신이에게 물어보았더니
“그것도 여태 모르고있었어?”
하고 류신이는 빙글거리며 일깨워주는것이였다.
“그건 ‘작은아씨’라구, 누구하고도 말을 안하는 ‘작은아씨’란 말이야. 한번 말을 시키려면 품이 이만저만 들잖아!”
(하, 이런 놈의 중대 좀 봤나! 벽창호가 없나, “작은아씨”가 없나, 눈구경 못한 인간이 없나… 정말 별의별 사람 다 있네.) 이렇게 속으로 생각하고 나는 저도 모르게 머리를 설레설레 저었다.
래원: 인민넷 | (편집: 김홍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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