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철선생 탄생 100주년 특별련재—《해란강아, 말하라!》(14)
2016년 12월 06일 14:16【글자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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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사람을 태우고 나룻 사공과 압송하는 병사가 하나 오르니 조꼬만 나룻 배는 그만 다였다。고양이 한 마리 더 실을 수 없이 되였다。
「빨리 건너 놓구 얼른 돌아 와!」소대장이 김 서방에게 공연히 눈을 부라리며、마치 배가 작은 것이 그의 탓이기나 한 것 처럼、화를 내며 명령하였다。
자기더러 하기는 하는 모양인데 그게 무슨 말인지를 못 알아 듣는 김 서방이、얼떨하니 삿대를 든 채 뒤를 돌아 보았다。
박승화가 손짓하며 통역 아닌 통역을 하였다。
「건널 사람이 많으니、부지런히 다녀야지!」
배가 강 한가운데 떴을제、왕남산이가 눈으로 물었다-「이전 팔목을 뺄만들 하오?」
일시도 쉬지 않고 팔목을 옴죽옴죽 하여서 그것을 뽑아 낼 수 있으리 만큼씩 늘궈 놓은 네 사람이 대답을 역시 눈으로 하였다-
「아무 때고!」
달삼이는 닥쳐 올 일을 생각하고 가슴이 두근거려서、그것을 진정하려고 없는 가래를 일부러 도꾸어서 강 물에 뱉았다。부이연 물 위에 동동 떠서 흘러 내려 가는 흰 침을 보니 한결 좀 나은 것 같았으나、뒤에 버찌르고 서서 감시의 눈을 자기들에게서 잠시도 떼지 않는 감시병의 발 갈아 드디는 소리를 들으니、또 마찬가지로 가슴이 울렁거리였다。
뱃머리가 저 쪽 기슭에 가 콱 부딛는 순간、감시병이 발을 디뚝 하는 순간、입대껏 엉글서 끼고만 있던 손목을 줄에서 홱 잡아 뽑으며 벌떡 왕남산이가 몸을 일궜다。그리고는 방비 없는 감시병의 두 다리를 눈 깜짝할 사이에 얼싸 안고 있는 힘껏 그것을 잡아 다리였다。
그 자가 배창에다 털벅 궁둥방아를 찧였다。그 사이에 남아지 네 사람이 다 손을 뽑았다。
왕남산이는 데꺽 감시병의 총을 잡아 빼앗았다。그것을 거꾸로 들고 그 자의 군모 쓴 대가리를 으서져라고 내려 갈기였다。그리고는 제 바람에 놀라서 그는 그 총을-가지고 달아 날 생각은 하지도 않고-강물 속에다 집어 처박았다。
이 모든 일은 다 순식간에 되여지였다。
「뛔라!」소리치며 왕남산이가 먼저 달리기 시작하였다。그는 허리를 구부리여 자세를 낮추고 일변 뛰며 일변 소리질렀다。「한 군데루 가선 안 돼! 따루、따루 흩어져! 흩어져!」
강 저 쪽에서는 소대장의 호령을 기다리지도 않고、십여 정의 총이 불을 일시에 뿜었다。강의 아랫 쪽으로와 왼 쪽으로、그리고 꼿꼿이 달아나는 사람들을 향하여 철안의 날카롭고도 긴 부챗살을 펼치였다。
「한 눔이라두 좋으니、김 서바앙! 따라 잡게에! 상을 줄 테니、상을 줄 테니、김 서바앙!」입에다 라팔을 해 대고 박승화가、발을 구르며 고함을 질렀다。
해도 그 김 서방은 배창에다 놀란 가슴과 때꼽자기 낀 배꼽을 딱 달라 붙이고 엎드려서는 고개도 들어 보려고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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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일병의 습격을 받은 동네는 버드나뭇골 한 동네 만이 아니였다。여러 동네가、십여 개의 해란강 연안의 부락들이 그 자들의 군화에 짓밟히였다。적은 한 개 대대의 병력을 풀어서 각 부락에 나눠 보내였던 것이다。
그리고 버드나뭇골에를 왔다가 잡아 가던 다섯 사람을-영수들을-나루터에서 다 놓져버린 일병들은、너무도 약이 올라서 그 밸풀이를 할 작정으로 대대 본부와 련락하여、박승화의「우리 집이 맞으문 어떻겁니까? 그것만은 제발!」하는 애걸을 물리치고、강 이 쪽에서 열두 발의 박격포탄을 버드나뭇골 아래 웃 골안 동네 안에다 쏘아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