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꿈지럭거려? 빨리 해!」험상궂게 생긴 일병 한 놈이 달삼이의 팔을 홱 잡아 낚우며、자기네 말로 꽥 소리질렀다。
그 소리에 놀란 달삼이의 처가、남편의 어깨를 덮어 주려고 꺼내 들었던 덧저고리를 봉당 바닥에 떨궜다。
행석이는 옮겨 놓으려던 단지를 떨궈 깨뜨린 사람 모양으로 버찌르고 서서는 벌린 두 팔이 주체스러워서 어찌 할 바를 몰라 하였다。
일각문 밖에는 역시 오륙 명의 일병에게 포위 당한、팔목들을 한 줄에 묶이운 왕남산이와 박화춘이가 서 있었다。멋 모르고 문을 나선 달삼이는 그것을 보자 갑자기 다리가 휘친 하여지는 것을 감각하였다。규모가 생각 보다 더 큰 것을 보니、다섯인 줄로만 안 적병이 열도 더 되는 것을 보니、사태도 생각 보단 훨씬 더 엄중하고나!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일병들은 조금도 사양하지 않고 얼른 달삼이의 팔목도 왕남산이들을 묶은 그 줄에 가치 끌어다 묶어버리였다。
집 안에서는 그 집 며누리의 목 놓아 우는 소리가 들리였다。놀라 깬 어린 아이의 울어 자끼는 소리도 들리였다。
앞에 선 박승화가 어깨 넘어로 담배 연기를 날리며 일행을-묶은 사람들과 묶이운 사람들을-한영수의 막사리로 인도하였다。
화춘이 박 서방은 삔 발목이 아직도 채 다 낫지 않아서 절름거리며、고개를 푸욱 숙으리고 끄을리여 갔다。
틈을 보아 왕남산이가 슬쩍 가치 묶이운 달삼이에게 눈짓을 하였다。해도 그 사람은 그게 무슨 뜻인지를 알아 차리지 못하였다。
련하네 집 앞을 일행은 지나 가게 되였다。거기서 집 한 채 건너고、이 쪽에서 엎어지면 저 쪽에 가 턱이 닿을 만한 터밭 한 뙤야기 지나면、거기가 바로 영수의 집이다。
개동군령의 지옥의 사자 떼가 닥아 오는 것도 모르고 영수는、그리고 장검이는 무슨 꿈을 어떻게 꾸고 있을까!
이 때 별안간、전폭 무장한 일병들 틈새에 끼워서 걷고 있던 화춘이가 번쩍 머리를 쳐들었다。그리고는 미처 누가 어찔 사이 없이 깨여진 종 같은 목청을 다 놓아서 왼 동네가 들썩 하게 고함을 질렀다。
「한영수우! 내빼라、내빼! 왜 눔이 왔다아!」
곁에 섰던 적병이 제 그 떡메 같은 주먹으로 힘껏 고함 지른 사람의 입을 쥐여 박았다。단 대에 박 서방의 코에서와 입에서는 검붉은 피가 쏟아져 나왔다。
그것을 뒤에 섰던 여느 한 녀석이 이번에는 총탁으로 등어리를 사정 없이 콱 질렀다。
「읔!」소리도 못 지르고 화춘이는 앞으로 푹 고꾸라지였다。한 줄에 매인 왕남산이와 달삼이도 따라서 쓰러지였다。
소동이 일어 났다。
문을 박차고 련하와 영옥이가 뜰악으로 뛰여 내려 왔다。저고리는 못 입고 바지만 껴질은 류인호가 뒷곁으로 뛰여 나와 거름 덤이에다 대가리를 틀어 박고 두 무릎을 덜덜 떨었다。개가 짖었다。소가 울었다。닭이 홰를 치며 목청을 뽑았다。
일병들이 총의 안전장치를 비틀었다。장탄하였다。호각을 불었다。어디선가 칠팔 명의 똑 같은 장속의 적병의 무리가 또 나타나서 드달려 왔다。박승화가 가리키는 영수의 집을 뱅 둘러 포위하였다。
유감스럽게도 박 서방의 자기 희생적 비상 조치는 성공하지 못하였다。영수와 장검이가 뛰쳐 나기 보다도 훈련 받은 일병들의 동작이 더 신속하였다。조직적인、기계 같은 일병들의 동작이 더 신속하였다。
형세가 이미 그른 것을 알고 영수는 그닥 그러지 않았으나、그래도 장검이는 가망 없는 반항을 끝까지 하였다。
제 위에 군복에 싸인 육중한 고기 뭉치가 대여섯 개나 실히 올라 앉아서 팔도 다리도 고개도 턱도 다시는 더 움직일 수 없이 되여서야、때리지도 차지도 받지도 물지도 못하게 되여서야、비로소 단념하고 그는 반항을 중지하였다。
그러기에 코 피가 터지고、눈통이 부어 오르고、단추가 떨어지고、군모가 찔크러지고 한 일병들이 들어서 일궈 세운 그의 얼굴은、피와 흙이 뒤범벅이 되여서 눈 뜨고는 참아 볼 수 없는 지경이였다。
다섯 사람을 한 줄에 엮어 가지고 일병들은、이십 명의 일병은 박승화의 안내를 받아 민중 학교로 갔다。
말 한 마디 못하고 그 뒤를 련하와 영옥이와 그리고 박 서방 댁이 따랐다。그들의 자다 일어난 머리에서 흘러 내린 머리카락은 핏기 하나 없이 해쓱 하여진 그 얼굴에다 한결 더 처참한 그림자를 지워 주었다。
「이게 바루 공산당들이 늘 모여서 음모를 허는 민중 학교라는 겁니다!」학교 마당에 들어 서자 박승화가、소대장인 듯 싶어 보이는 일본 장교에게 고해 바치였다。
그 자가 제 부하에게-하사관에게 명령하였다。
「태워버렷!」
래원: 인민넷-조문판 | (편집: 김홍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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