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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입 베어먹은 애플”의 불편한 진실

2015년 02월 10일 14:56【글자 크게 복원 작게】【메모】【프린트】【창닫기

승승장구하면서 IBM의 아성까지 침범한 애플에 화가 난 IBM은 ‘한입 베어먹은 애플’ 로고를 갖고 “애플은 썩은 사과와 같다”며 시비를 걸었다. 이에 대한 스티브 잡스의 답변은 정말 가관이었다. “애플은 썩은 부분을 완전히 도려냈기 때문에 이제는 아주 깨끗하다”며 받아친것이다.

물론 일화에 불과하다. 그러나 어쨌든 IBM은 괜한 시비를 걸었다가 한방 맞은 셈이 되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던가? 그러면 애플 신화를 만든 스티브 잡스는 죽어서 이름을 남겼을까? 그렇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것을 남겼다. 바로 애플의 로고다.

그런데 애플은 왜 회사명을 사과의 이름을 따서 지었을까? 게다가 그냥 사과가 아니라 한입 베어먹은듯한 모양의 로고를 말이다. 여기에는 스티브 잡스가 늘 주장하는 단순하면서도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녹아 있다.

독사과를 한입 먹고 자살한 앨런 튜링을 추모하기 위해서?

애플의 한입 베어먹은 모습의 사과 로고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이 있다. 우선 ‘컴퓨터과학의 아버지’로 통하는 영국의 수학자로 컴퓨터리론을 확립했으며 컴퓨터를 직접 제작한 앨런 튜링을 들수 있다.

튜링테스트와 튜링기계를 고안해 유명한 그는 암호해석 분야에서도 대단한 재능의 소유자였다. 2차 대전 당시 철벽을 자랑하던 독일군의 암호시스템인 에니그마(수수께끼를 뜻함)를 해독해 련합군의 불리한 전세를 역전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튜링은 1952년 당시에는 범죄로 취급되던 동성애 혐의로 영국 경찰에 체포돼 유죄판결을 받았다. 사회적 비난으로 인해 상심이 컸던 그는 2년 뒤 청산가리를 넣은 사과를 먹고 자살했다.

비운의 천재 과학자인 튜링을 추모하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튜링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흠모해서인지, 또 아니면 두 가지를 다 포함시킨 것인지는 정확히 알수 없다.

그러나 애플사의 모든 제품이 컴퓨터와 관련된것이라며 튜링의 창의성에 무게를 둔것이라는 해석이 탄력을 받는다고 할수 있다. 더구나 어떤 면으로 보자면 잡스와 튜링이 살아온 독특한 인생력정도 비슷하다.

만유인력을 발견한 뉴턴을 상징하기 위해서?

다음으로는 고전물리학의 완성자인 뉴턴의 경우를 들수 있다. 사과가 떨어지는것을 보고 만유인력을 발견한 뉴턴을 상징하기 위해 사과를 로고로 택했다는 주장도 있다. 물론 이 일화는 사실이 아니라 상징적인것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많다. 어쨌든 소위 ‘최초의 발견’이라는 창의성에 력점을 두었다.

사실 1976년 애플이 설립되었을 당시의 첫 로고에는 뉴턴이 등장한다. 사과나무 밑에서 한가하게 독서하는 모습이다. 유유자적한 분위기와 함께 사색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그러나 평범한 사람이더라도 자세히 뜯어보면 창의성을 모토로 하는 애플과는 어울리지 않는 고리타분한 느낌을 받게 된다. 더구나 뉴턴력학이 상대성리론과 량자물리학의 등장으로 점차 퇴색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더욱 그렇다.

사과농장에서 ‘알바’했던 과거 때문에?

또 잡스가 기업전선으로 나오기 앞서 사과농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설도 있다. 다소 내용이 다르긴 하지만 잡스와 함께 1976년 애플을 공동 창업한 스티브 워즈니악의 입을 통해서였다.

워즈니악은 잡스가 타계한 그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잡스가 공동체를 이뤄 경작되고 있었던 사과과수원을 방문한 뒤 애플이란 이름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또한 로고를 디자인한 롭 야노프 역시 과거 이와 유사한 발언을 했다. 그는 “잡스는 유기농 사과과수원에서 일을 했고 ‘애플’이란 이름을 무척 좋아했다”고 전했다.

야노프는 “잡스는 사과가 영양가가 풍부하고 포장하기도 쉽고 또 쉽게 손상되지 않기 때문에 사과를 완벽한 과일이라고 생각했다”며 “잡스는 애플이 완벽한 회사가 되길 원했고 다른 더 좋은 이름을 생각해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애플의 초창기 로고는 온전한 사과 모양이었다. 야노프는 1977년 애플2를 전자박람회에 소개하면서 현재의 로고와 비슷한 모양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또 한입 깨문것은 ‘지식의 습득'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잡스는 철저한 유기농 채식주의자였다. 그는 사과와 당근만 먹었다고 한다. 그래서 결국은 영양결핍을 초래했고 이로인해 죽음을 맞게되였다고 영양학자들은 주장한다.

야노프는 처음 애플의 로고 제작을 의뢰받고 만든 2가지 도안(사과를 한 입 베어먹은것과 베어먹지 않은것)을 제출했다. 그러나 한 입 베어 먹지 않은것은 토마토인지 사과인지 구분할수 없어 결국 한 입 베어먹은 로고가 탄생되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비틀즈 음악에 너무 빠져서?

잡스가 빠져있던 비틀즈음악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비틀즈의 소속사는 유명한 음반회사인 애플레코드다. 여기에서 힌트를 얻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로인해 애플은 애플레코드와 1978년부터 2003년까지 네차례나 법적소송에 휘말렸다.

소송의 주된 원인은 애플이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를 통해 음악판매 사업에 나서게 됨으로써 결과적으로 향후 음악관련 사업을 하지않을것을 약속한 1978년의 애플레코드와 맺었던 협약을 위반한것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송에서 애플이 결국 승소하였고 2007년 2월 애플레코드의 모든 상표권을 애플이 사들여 일부 상표권을 애플레코드에 허가하는 조건으로 상표권분쟁이 타결되었다.

인류의 문명을 바꾼 아담의 사과처럼 애플도 문명을 바꿀것이라는 확신에서?

또 있다. 성경에 나오는 아담이 사과를 한입 배어먹어 인류의 운명이 바뀐것처럼 컴퓨터가 인류의 문명을 바꿀것이라는 잡스의 확신에 의한것이라는 설이다.

그러나 잡스의 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뜻하지 않게 종교계로부터 엄청난 항의에 시달려야 했다. 당시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일부 급진적 성향을 가진 로씨아정교회 신자들이 애플의 로고가 성경에 등장하는 원죄를 의미한다며 항의하는 운동을 전개했다.

일부 성직자를 포함한 급진 교도들은 애플의 로고가 에덴 동산에서 신의 명령에 불복종해 금지된 과실을 따먹은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로 성경에 묘사된 원죄를 의미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로고가 기독교교리에 반하고 그들의 믿음을 모욕한다는 설명이다. 일부는 로고를 원죄에 대한 구원을 의미하는 십자가로 바꾸도록 압력을 넣기도 했다.

이로 인해 로씨아정교단체와 정치단체와의 싸움도 벌어졌다. 로씨아어로 애플이라는 뜻을 가진 온건자유당인 야블로코는 로씨아가 “성직자만의 국가인가?”라며 비꼬기도 했다.

래원: 연변일보 (편집: 임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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