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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넷 조문판>>김학철>>《해란강아, 말하라!》

김학철선생 탄생 100주년 특별련재—《해란강아, 말하라!》(29)

2016년 12월 27일 13:33【글자 크게 복원 작게】【메모】【프린트】【창닫기

五七 처단

최원갑이가 바람이 나 가지고 이틀 걸이로 강 건너 오암 부락에를 드나들기 시작하였다。

소문이 파다하였다。도처에서 수군거리였다。

「남편이 있는 녀자라며?」

「거의 거의 죽어간대。」

「건、또 어째?」

「뜨게 소헌테 받겼다나바……」

「저런!」

「그런델 드나든단 말이오、그 목만둥이 눔이?」

「사내가 아직 살았는데?……」

「그러니 죽일 눔이라지!」

「년두 년이구!」

「아일 데리구 서방 죽으문 살아갈 수 없을까바 미리 든든헌 자릴 잡아 두려는 게지……」

「너른 세상에 어디 서방이 없을라구、그까짓 걸……쯔쯧!」

「글세나 말이우다!」

「사내가 죽는 걸 기다리는 셈인가、그럼?」

「거야!」

「두구 보지? 장살 치루는 게 빠른가 녀편네 데려 오는 기 빠른가!」

「먼저-데려다 놓구、그 담에 치룰꺼야!」

「웁후、우후후!」

「킥、킬킬킬!」

「목만둥이 겉으니라구!」

「우리가 배 아파헐 것 있소? 두구 볼 판이지!」

소문은 바람을 타고 웃 골안에 까지 불리여 왔다。

「우리 해 치우까?」

「그럼 안 해? 떠들지 말아!」

「오늘 밤에라두 당장……」

「좋지!」

장검이와 박 서방은、일 하는데 들어서 누구하고 보다도 손이 잘 맞는지라、무슨 의론이던 간에 몇 마디 주고 받기만 하면 벌서 합의에 도달한다。

어슬녘에 신중을 기하여 적위대 청년 둘을 더 데리고 장검이와 박화춘이는、최원갑이 잡이를 떠났다。

산 길을 에둘러 언 해란강 가에 이르렀다。깎아 내던진 손톱 같은 초생달이 부이연 밤 하늘에 걸리여 차게 빛났다。어름 두꺼운 해란강은 거울을 깐 신작로 모양으로 번득거리며 끝 없이 뻗어 내려 와서는 또 끝 없이 뻗어 내려 갔다。

미끄러질까바 조심조심 빙판을 타고 건너 네 사람은、강 저 쪽 둔덕 밑 가장귀만 앙상한 가락 나무 숲 속으로 들어 갔다。바로 길 가였다。

거기 숨어서、단 돌 같이 뜨거운、그러나 남비 밑 처럼 시꺼먼 심장을 새로 일군 사랑의 불에 태우는 최원갑이의 래도를、그들은 기다리였다。

얼어 드는 손에다 입으로 김을 올리며、마비 상태에 빠지려는 발을 동동 구르며、재채기를 소리 내지 않으려고 코를 옷깃 속에다 파묻고 하며 그들은、기다리고 또 기다리였으나-허사였다。최원갑이는、고대하는 최원갑이는 나타나 주지를 아니 하였다。

세상에 쉬운 일이란 하나도 없었다。

나종에 알고 보니 최원갑이는、고뿔로 닷샛 동안 죽도록 앓느라고「단」실 잠 자는 방 아랫 목에 누어서、조잇 짚 자리가 눌으도록 불을 때고 땀을 내고 있었다는 것이였다。

바로 그 자가 병으로「결근」을 부득이 하는 그 며칠 어간에 장검이들은、밤새껏 길 어구에서 떨며 그 자를 기다리였던 것이다。

최원갑이는 앓고 일어나는 길로 머지 않아 자기 마누라가 될 녀자를 찾아 보려 갔다。

저녁 후에 단신、소리 없이 언 해란강을 그는 왼 손으로 귀를 가리며(그 쪽에서 칼날 같은 바람이 불어 왔길래)건넜다。

눈 덮인 둔덕에 올라 섰다。깜짝 놀라서 발을 멈추었다。바로 눈 앞에 사람이 서넛-길을 막고 서 있었던 것이다。

진정하려고 노력하며 최원갑이는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수하하였다。

「누、누구야?」그러며 동시에 손을 허리에、칼 자루에 가져다 대였다。

「들러리 설 사람들이외다。」귀 익은 목소리가 천천히 대답하였다。

「드、드、들러리?」

「그렇소、들러리……소헌테 받긴 곽 서방이 거의거의 숨이 넘어 가니까、이전……」

「너、넌 누구야?」

「모르겠어?」

「어엉!……」

「오래간 만이루구나、원갑이?」

「너、너、넌 장검이……」

「바루 맞쳤어!」

「나、날、그래 어、어、어떻걸 작정이야?」

「어떻걸 작정은? 모시구 갈 작정이지! 떠들지 말아!」뒤에서 박 서방이 끼여 들어 말참견을 하였다。

「내가、아、안 간다문?」

「이 총들이 안 뵈니? 우리가 들구 있는 기 구멍 뚫린 막대기루만 네 눈엔 뵈니?」

장검이가 명령하였다。

「어서 그 칼、내던지구……가자!」

「안 가겠다아!」소리 지르며 최원갑이는、뽑아 든 단도를 비껴 들고 불시에 장검이에게로 달려 들었다。-일순간이였다。

칼은 맞지 않았으나 장검이는、높은 데서 조약해 내려 오는 육중한 최 가의 몸둥이에 떠다 박질리여 뒤로 벌렁 나가 너머지였다。

최 가는 기회 놓질새라 너머진 사람을 타고 올라 앉아 번쩍 바른 손의 칼을 쳐들었다。밑에 깔린 장검이의 얼굴을 힘껏 내려 찍었다。

하나 그보다 반 초 먼저、박 서방의 총탁이 최원갑이의 어깨죽지를 뼈가 으스러지도록 후려갈기였다。

「앗!」소리 지르며、칼을 떨구며 최원갑이는、장검이에게 튕겨져 떨어지며 코를 눈 속에다 처박았다。

「묶어라!」장검이가 소리치였다。

두 적위대 청년은 총을 놓고 달겨 들어「어헝……」거리는 최 가를、가지고 온 동아줄로 꽁꽁 묶었다。

덜미를 잡아 일궈 세우고 무르팍으로 궁둥짝을 질렀다。

「전신을 채려! 이 빌어 먹을 눔의『분단』장! 들러릴 서 준대두 싫여서 지랄이야?」

래원: 인민넷-조문판 (편집: 김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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