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변가무단의 국가1급 배우 리옥희씨가 영화 "소리굽쇠"에 출연하여 한국 스크린 진출 첫 중국 조선족으로 기록됐다.
올해 57세이지만 80대 위안부 할머니 피해자 역을 연기한 리옥희씨는 "소리굽쇠"에서 일제강점기 방직공장에 취직시켜주겠다는 거짓말에 속아 중국까지 끌려간 후 일본군 위안부로 극한의 고통을 겪은 귀임 할머니 역을 맡아 먹먹함을 안겨주며 관중을 매료시켰다.
23일 오후 2시, 서울 왕십리 CGV에서 열린 "소리굽쇠" 언론배급시사회에는 감독 추상록, 배우 리옥희, 조안, 김민상이 참석했다.
리옥희씨는 “중국에서 연기를 40년 가까이 했지만 한국에서 처음으로 연기를 해서 감회가 남달랐다”라고 하며 “중국과의 합작한 영화라서 의미가 더 깊은 것 같다", "내 예술 세계에 획을 그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정말 해야 하는, 의미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리옥희씨는“촬영을 하면서 이 세상에 40여만 명의 위안부가 살고 있다는 걸 알았고, 중국의 위안부 또한 20만 명이란 걸 알았다. 자신을 희생하신 분들, 평생을 한과 억울함을 가지고 그분들이 산 것을 생각하니까 대본을 볼 때부터 눈물이 났다. 이들이 어떻게 고통받으며 살아왔는가를 세상에 정말 잘 전하고 싶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리옥희씨는 “촬영 현장에서 여러 가지 것들이 생소했고 잘 못 알아들은 것이 많았다. 솔직히 액션이라는 두 글자 밖에 잘 몰랐는데도, 모든 게 초보인 나를 감독님과 조안 씨가 정말 많이 알려주고 배려해줬다"라고 감사를 표했으며, "태어나 처음으로 배우답게 현장에서 사랑을 받았다. 모든 스텝들이 작은 것 하나하나부터 따뜻하게 나를 챙겨주시고, 혹한 속에서 따뜻한 물 한잔, 밥 한 끼를 챙겨주는 것 등 큰 배려에 무척 감동받았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또 “현장에서 모든 스태프들이 대배우 같이 대접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연변에 돌아가서 많이 자랑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외, 리옥희씨는 "영화의 내용처럼 동포들이 대한민국에서 좋은 혜택도 받고 좋아진 것도 있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불이익을 당하는 분들도 있다. 그리고 가슴 아파 들을 수 없는 이야기도 있다"며 "우리는 한 민족이지 않나. 서로가 관심을 가지고 같이 살아가고 공감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덧붙혓다.
조안 주연 역시 리옥희씨를 칭찬하며 “연변사투리를 하는 것에 있어서 도움을 많이 주셨다. 아무래도 시간에 쫓기다 보니 사투리 익힐 시간이 촉박했는데 덕분에 감사하게 촬영을 마쳤다”고 고마움을 내비쳤다.
리옥희씨는 중국 조선족사회 뿐만 아니라 중국 무대에서도 익히 알려진 국가1급배우로, 중국CCTV에 출연하여 단독연출을 하기도 하였다.
한편, 영화 "소리굽쇠"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소재로 한 국내 최초의 장편 영화로 주목 받고 있다. 또 추상록 감독, 배우 리옥희, 조안, 김민상을 비롯한 전 출연진과 제작진이 재능기부로 탄생된 작품으로, 오는 30일 개봉이 되며, 명년 상반기 중국에서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래원:동북아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