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절만 되면 도로에서 장미꽃을 단 고급결혼차행렬을 곳곳에서 볼수 있다. 80후들이 결혼적령기에 접어들면서 5.1절이나 국경절 등 법정휴일에는 하루가 멀다하게 친구, 동창생, 직장동료의 결혼초청장이 날아든다.
그런데 결혼초청장을 받았으면 한걸음에 달려가서 축하해야 할 일이지만 머뭇거릴수밖에 없는게 우리 젊은세대들의 현실이다. 기자는 이 문제를 갖고 20~30대 젊은이들을 인터뷰하였다. 조사결과 축의금부담과 심리적압력이 주요원인으로 나타났다.
축의금 얼마가 적당할가
결혼식 참가를 주저하는 원인중 하나가 축의금부담이 만만치 않은것이다. 체면때문에 축의금을 내고나면 주머니가 텅 비기일쑤다.
축의금 지출때문에 일상적인 경제지출도 힘들어진다는 솔직한 심정이다. 심양의 한 사업단위에서 근무중인 박씨는 “5.1절에 대학동창결혼식, 고중동창결혼식, 친구아들 돌잔치가 줄을 이었다”면서 몇달전부터 일상 경제지출을 줄여 축의금을 위해 조금씩 모았다고 한다.
단동의 물류회사에서 근무중인 김씨도 “지금 사정으로 300원만 내고싶은데 친구들이 500원을 내기로 입을 모았다.”면서 본의 아니게 통 큰 사람이 되였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축의금도 등급제라고 한다.
길림성에서 월수입이 2000원~3000원인 20대후반 조선족젊은세대 20여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련락하고 지낸다”, “자주 련락한다”, “친하다” 등을 기준으로 하여 축의금을 낸다고 한다. 보통 200~300원, 500원, 1000~2000원 등 세개 등급으로 나누는데 200원을 내는 경우에는 그냥 돈만 보내는것이 다반수다.
대련의 한 한국기업에서 근무중인 안씨가 바로 이런 경우다. “5.1절에 고중시절 동창생이 결혼을 하는데 너무 부담스러워 축의금만 보내려구요.” 례식에는 참가하지 않더라도 체면치레는 하겠다는 심리다.
체면치레문화가 뿌리깊게 박혀있는 중국에서 살기란 여간 쉽지 않다. 그 와중에 소비에 앞장서고있는 조선족의 경우 축의금은 더 말할것 없다. 수입이 중국보다 몇배 되는 한국인 경우도 축의금을 보통 3만원(한화, 이하)에서 5만원, 10만원을 기준으로 한다고 한다. 현재 한화와 인민페의 환률을 따져봐도 3만원이면 150원 정도인데 월수입이 그들보다 퍽 적은 조선족젊은세대의 경우 축의금만 해도 커다란 부담이 아닐수 없다.
심리적 부담도 커
경제적인 부담외에도 심리적부담이 만만치 않은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직 배우자가 없을 경우 결혼식장에서 짝지어 다니는 친구들을 보면 홀로 앉아있기 참 쑥스럽다고 한다. 친구들의 “뜨거운 관심”으로 “말밥”에 오르기 싫다는것이다.
광주 국영기업에서 근무중인 김씨는 딱 친구의 결혼식을 위해 4시간 넘어 비행기를 타며 참석하였다. 그러나 아직 솔로인 그에게 “너도 빨리 시집가야 할텐데…”, “너무 눈이 높은게 아니야?”, “괜찮은 남자가 있는데 소개시켜줄가?” 등 한마디한마디가 허를 찔러 가시방석에 앉아있는것만 같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일자리가 번듯하고 수입도 좋은 동창친구들을 만나면 괜히 주눅이 들고 위축되고 심기가 불편해진다것이다.
단동의 한 IT회사에서 근무중인 김씨는 “친구들이 월수입을 물어보면 대답하기 참 부끄러워요. 하나둘씩 집장만도 하고 자가용도 타고다니는걸 보면 힘이 빠진다고 할가.괜히 온것 같기도 하구요.”라고 했다.
이외에도 휴가철이나 공휴일이 아닌 날에 결혼식에 참가하려면 상급이나 령도에게 청가해야하는 경우도 있다.
결혼식참가를 부담으로 간주해야만 하는 불편한 진실, 하루빨리 적합한 축의금문화가 정착되여 우리 조선족젊은세대들도 가볍게 결혼식에 참가하여 서로 축복해주고 서로 응원해주는 분위기가 형성되였으면 한다.
래원: 료녕조선문보 | (편집: 김홍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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