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철선생 탄생 100주년 특별련재—《해란강아, 말하라!》(8)
2016년 11월 28일 14:14【글자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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련하의 집 앞을 지날 때、울타리 넘어로 소리치였다。
「나、잠깐 분주소엘 다녀 오리다!」
그 말이 채 다 끝나기가 바쁘게、련하가 문을 열고 내다 보기도 전에、뒤를 따라 오던 키 큰 순사의 발이 영수의 허리를 무지스럽게 걷어 찼다。
불시에 뒤로부터 가하여 온 충격에 휘친 하였으나、영수는 두어 걸음 내여 드디고는 그래도 몸의 중심을 잡으며 곧추 서려 하였다。
그것을 곁에 붙어 섰던 키 작은 순사가 각반 친 자기의 발로 안 낚시걸이를 하여-넘어떠리였다。그래 놓고는 허리를 타고 올라 앉아서 아까 집어 넣었던 포승을 다시 꺼내였다。
소 여물을 휘젓다가 젖은 짚 부스럭지가 달라 붙어 있는 쇠 갈구리를 그대로 들고 뛰여 나온 련하는、이것 저것 생각할 여지 없이 달겨 들어 그것으로、영수를 걸타고 올라 앉은、포승을 든 자의 상판을 힘껏 내려 갈기였다。난생 처음 련하는 이 날 아침 사람을 때리였다。
그와 동시에 영수의 허리를 걷어 찬 발이 이번에는 련하의 옆구리를 냅다 질러 놓았다。
련하는 날아 가 울바자를 부수며 거기 들어 박히였으나、굴하지 않고 얼른 또 다시 일떠났다。죽으나 사나 해 보려는 것이다。해도 억센 장정의 발에 사정 없이 걷어 채인 그의 몸이 말을 들어 주지 않았다。
두 팔을 뒤로 결박 진 영수의 뺨의 광디뼈 부분은 길 바닥의 돌 뿌리에 부딛쳐 벗겨지여 거기서 피가 흘러 내리였다。찢어진 소매에서 내려 드리운 천 조각은 부상 당한 흰 비둘기의 날개 죽지 모양으로 거기서 바람에 퍼덕이였다。
그것을 쳐다 본 련하의 심장에는 순간、머리카락도 베여질 그런、예리한 무형의 낫날이 날아 와 꽂히였다。그것은 이름 짓기 어려운 감각이였다。아픔이였다。쓰라림이였다。자기의 피를 나눈 아이들이 마지막 숨을 걷울 때 맞본 그것과도 또 다른、그것은 야릇한 감정이였다。
자기 이외의 사람의 생명에 그는 대체 언제부터 이다지도 뜨거운 관심을 가지게 되였는가!
그런데 련하의 이러한 아픈 념려 보다도 더 크낙한、더 유효한 배려를 영수의 몸에다 돌리는 또 하나의 사람이 있었다。
그것은 멀리 야영지 우둥불 곁에 앉아서「호로대(보안대)」와의 담판을 지도하고 있는 장극민이였다。
그는 영수를 단신 떠나 보내 놓고 나니 어쩐지 마음이 놓이지를 않았다。상스럽지 못한 예감이-그러나 결코 미신적인 것은 아닌、자기의 오랜 투쟁 경험이 귓 가에다 속삭이여 주는-그런 예감이 그를 불안ㅎ게 하였다。
어둠과 가치 몽롱하던 그것은 차즘 날이 밝아짐을 따라 뚜렷하여 갔다。
아직 보이지 않는 해가 동쪽 산 마루에 붉은 신호를 띄울 무렾에야 드디여、그는 결심을 내리였다。-버드나뭇골 소대 전원을 돌려 보낼、버드나뭇골로 급행 시킬 결심을 내리였다。
마반산 공안국 분주소에 영수가 가치웠다는 소식을 전하려고、어젯 밤에 온 길을 돌따 서서 내닫고 있던 성길이는、소영자 고개 착 넘어에서 장검이들과 맞부드치였다。
아버지의 불행에 그러지 않아도 어린 마음을 질정하지 못 하는 판에 엎친데 덮친데라고 기둥으로 믿어 오던 영수 마저 그렇게 되고 보니、성길이는 그만 어찌 할 바를 몰랐다。해도 자기의 해야 할 일은 그는 잊지 않았다。어떠한 경우일찌라도 자기의 통신원의 직책을 잊을 그가 아니였다。삐오넬의 고귀한 사명을 잊을 그가 아니였다。
그러나、그러기에 장검이를 달려 들어 껴 안자 이를 악물어 참아 온 눈물이 보를 터치였다。주먹으로 닦아 내고 또 닦아 내고 하여도 그것은 끝이 없었다。그에게는 장검이의 갸름한 얼굴의 륜곽이 아무리 하여도 풀리여만 보이였다。그리고 경련 같은 오열에 떨리는 입술은 목구멍까지 올려 민 말의 토막을 제대로 순서 있게 밀어 내지를 못하였다。
「왜 성길이、무슨 일이 생겼어? 응? 뭐라구?」안타까운 장검이가 들까부는 자기의 마음을 진정시키며、아이를 달래며、자꾸만 자꾸만、나오지 않는 젖을 쥐여 짜 듯이 물어 대였다。
아이를 다루는 데는 달삼이가 그래도 제일이였다。그는 성길이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조금도 덤비지 않고、일부러 태연한 기색을 지어 보이며、가 부 량단간 대답하기 좋을 말을 이렇게 물었다。
「엄마가 또 어떻게 됐어?」
아이는 머리를 가로 흔들었다。
「검、영수 아저씨가?」
성길이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였다。
조급증이 난 장검이가 곁에서 튀여 들었다。
「어떻게 잘 못 됐어? 박 툰장이?……」
성길이는 머리를 흔들어 그것을 부정하였다。
「괜찮아 이전、우리가 왔는데 뭘? 천천히……울기는?」자기의 웃음과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것으로 아이를 안위하며、달삼이가 롱 절반 참 절반으로 올려 추어 주었다。「모범 대원이 그래、울기만 허는 법 어디 있어!」
그것이 효력을 발생하였다。
성길이는 심한 딸꼭질 처럼 저로서도 겉잡을 수 없던 울음을 그치고、폭풍 잔 뒤의 바닷 물결 모양으로 어깨를 들먹이며 비로소-말을 하였다。
「분주소에……」
「분주소에?!」기약 없이 동시에 장검이와 달삼이는 똑 같은 말을 이렇게 외치였다。그리고는 서로 얼굴을 맞바라 보았다。
그들을 둘러 싼 군중이 일시에 끓어번지였다。따기꾼을 붓잡은 장꾼들 처럼 끓어번지였다。
깨닫고 달삼이는 왕남산이를 돌아 보았다。장검이도 자기의 금시로 거기서 불이라도 튀여 나올 것 같은 눈으로 왕남산이의 일자로 다물린 입을 주시하였다。버드나뭇골 소대 전원의 기대에 찬 눈들이 죄다 그리로 집중되였다。
「갑시다!」왕남산이가 호령하였다。손을 지휘도나 처럼 번쩍 쳐들며 호령하였다。「가서 분주소를 짓마사버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