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철선생 탄생 100주년 특별련재—《해란강아, 말하라!》(8)
2016년 11월 28일 14:14【글자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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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종에 장극민이 김시옥이에게 물었다。
「아까 그 처녀、누구요?」
「버드나뭇골 소대장、그 동무 누의 동생이랍니다。」자랑스러운 듯이 김시옥이가 대답하였다。
「흐흠、한영수 동무의? 흐흠!……」
「장검이와 좋아헌다는、바루 그 처녀지요。」곁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왕남산이가 이렇게 보충하였다。
「어、림 동무의? 거、좋아!」장극민은 그 말을 듣고는 제 일처럼 기뻐하였다。그리고는 여러 번 고개를 끄덕이며 같은 말을、못 쓰게 되여 바눌이 한 군데 만을 자꾸 도는 축음기 판 모양으로 되푸리 하였다。「거、좋아、거、좋아、거、참 좋아!……」
그는 자기의 짓밟히운 첫 사랑의 상처의 아픔을 잊어버리고、저 혼자、마음 속으로 그들을 성원하였다。어른들이 앉는 의자에다 낑낑거리며 짧은 다리를 올려 놓으려는 어린 아이를 보고、그것이 거의거의 올라 가 닿다가는 다시 내려 올 제、곁에서 안타까워 저 혼자 힘을 쓰는 아버지 처럼、그도 그들을 위하여 닿지 않는 힘을 저 혼자 썼다。
하나 그것은 허사였다。그가 자기는 이룩하지 못 하였을 망정 장검이들에게서나 그 실현을 보려고 애 쓰고 바란、행복한 첫 사랑은 거기서도 종내 열매를 맺지는 못 하고 말았던 것이다。
들 끝에 서서히 가라 앉는 장대한 핏 빛의 락일에 얼굴을 태우며 행진을 계속하던 사람들은、조양천 조금 못 미처에서 일제히 발을 멈추었다。
전면에 한 개 중대의「부이데기(부이언 회색 군복을 입었다고 하여 농민들은 로 중화 민국의 보안 부대를 이렇게 불렀다)」가 나타난 것이다。
총기를 가진 그들은、일렬 횡대로 늘어 서서 백 메-터- 폭원의 회색의 담을 형성하고 길을 가로 막아、농민 부대의 전진을 저애하였다。
대렬에서 소요가 생기였다。격한 사람들의 부르짖음은 군중 속에서 반향을 불러 일구고、그 반향은 또 더 많은、더 우렁찬 반향을 여기 저기서 불러 일구었다。
「밀구 나가자아!」
「총이 다 뭐야!」
「몽둥이 맛을、너절헌 것들、단단히 좀 봐야 헌다니!」
「선발대애!」
「광제 소대애?」
「소작 쟁의 책 헌테 련락해 봐、빨리!」
「무섭긴、쥐 부랄이?」
「밀구 나가자아!」
「우아아!」
「농민 협회 만세에!」
「뭘、우물쭈물 해?」
「부이데기? 체! 아무 것두 아니야!」
적의 백 여 정 소총의 총구를 열 발자국 앞에 두고、선발대 일백 명 청년은 불같이 달아났다。
그들 전체의 의사를 표달할 목적으로 장검이가、소작 쟁이 책 김시옥이를 찾아서 달려 왔다。
「다들 무찌르구 나가잡니다! 선발대가 구멍을 뚫을테니、그 뒬 따라만 나오시우!」
어디까지나 공격적인 장검이에게서 흥분이 감염된 김시옥이가、자기 뱃 속으로는 벌써 장검이의 요구를 응낙하여 놓고、그리고「공격 명령을 내려도 문제 없지오?」하는 뜻으로 장극민을 돌아 보았다。
이천 명 군중의 호호탕탕한 행진에 간이 커진、식권한 부락부락에서 이미 얻은 승리에 머리가 뜨거워진 그의 눈에는、불 뿜을 준비를 하고 앞을 가로 막은 총구도 보이지를 않은 것이다。
「안 되오! 충돌은 피면해야 하오!」급격한 변화 앞에서는 언제나 평소 보다도 훨씬 더 싸늘하게 식어지는 장극민이、거기에 반대하였다。「그들이 우리의 주요헌 적은 아니오! 그들은 뭐、일본 제국주읠 반대허잖는줄 아오?-대표를 파견해서 담판하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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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밤、조양천 동북방 오 리 지점에서 공안(보안)부대와 대치한 농민들에 의하여 백 군데도 더 되게 놓아진 야영의 우둥 불 빛은、서리 찬 하늘을 샛빨갛게 태웠다……
근방 촌락촌락에서 농민들은 간도 땅 생긴 이래 처음으로、밤새도록 사그라지지 않는 노을을 보았다。해도 그것은 어둠을 끄을어 오는 저녁 노을이 아니라、밝은 대낮을 가져 올 아침 노을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