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철선생 탄생 100주년 특별련재—《해란강아, 말하라!》(8)
2016년 11월 28일 14:14【글자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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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비하면 타촌 사람들은、혈기왕성한、뽑히운 젊은 축들 만이 모인 탓도 있지만 상당히 용감들 하였다。하나 그렇다고 본촌 사람을 저치여 놓고 자기네가 앞장을 설 수는 또한 없는 일이였다。그래 지지부진한 일의 되여가는 모양을 보다 못 한 장검이는、몇몇을 추동하여 대문 부술 도끼와 담 넘을 사닥다리를 얻으려 보내였다。
그리고는 자기네 책임자를 붓들고 그는 이렇게 짜증을 내였다。
「선발댄 그래、뭣허려 낸거요! 먼저 가서 구경이나 허라구? 안 되우、안 되우!」
바로 이럴 지음에、천 여 명의 남녀 농민으로 구성된 대오의 주력이 당도한 것이다。그들은 부락이 떠나갈 듯한 함성을 올리며、구호를 부르며、헌 다홍 치마를 찢어서 막대기 끝에 매여 달아 만든 붉은 기와、새로 깎은 문푸레 몽둥이를 휘둘우며 눈 사태 같이 맹렬하게 비구름 같이 뭉테기 져서 밀리여 들어 왔다……
국세는 일변하였다。꽃 향기 실은 부드러운 남풍은 다시는 호 가와 그의 사병들의 옷 자락을 펄럭이여 주지 않았다。그 대신 눈 보라를 휘몰아 치는 혹독한 북풍이 맹위를 떨치며 그들을 공갈하였다。
뒤읫 일이 걱정스러워서 꽁무니를 슬금슬금 빼려 들던 본촌 사람들도、다시는 오합지졸이 아니였다。리 서방도 박 서방도 작은 박 서방도 이전은、남의 등 뒤에 숨으려 하지 않았다。-과연 뭉치는 것은 힘이였다。
망루 위에서 자기 평생에는 처음 대하는 그런 수효의 엄청난 군중을 내려다 본、여적까지의 릉 절반의 기분을 어디다가 날려 보낸 사병 하나이、겁을 집어먹고-겁 많은 개는 짖기를 잘 한다-총을 한 방 허공에 대고 발사하였다。
그것이 전환점이 되였다。홍수를 지탕하던 동 둑은 그 총성에 터어져 나아 갔다。
군중은 자기 자신이 놀랄、어디서 나왔는지 도모지 알 수 없는 그런 기운을 내여서 공격을 개시하였다。
둘씩 혹은 세씩 무어서 만든、구름을 찌를까 겁 나는、까마득한 사닥다리가 셋 높은 토담에 걸려 지였다。십여 자루의 도끼가 대문을 까부수려 들었다。바람을 가르며 간단 없이 날아 올라 가는 무수한 크고 작은 돌맹이들이、어떤 것은 담을 넘어 들어 가 호 가의 방의 류리 창을 부수고、어떤 것은 짖어대는 개의 코 끝을 맞추고、어떤 것은 망루 위에서 넋을 잃은 사병의 눈통을 까 놓았다……
평소의 사람이 죽는대도 담배 끝의 재 한 고치 떨구지 않던 침착과、눈에 사람이 보여 본적 없는 거만을 접어서 발 바닥 밑에 깔고 주인 호 가가、친히 뛰여 나와 대문의 빗장을 잡아 뽑았다。무릎이 덜덜 떨리는 것이 환히 알리였다。언제나 위세 있게 량 쪽으로 올려 뻗히였던 인단 광고 수염까지가、오늘은 추욱 늘어져서 죽은 뱀장어 모양이 되여 있었다。
눈치 없는 개들이 대문이 좁다고 으르렁 거리며 일시에 밀려 나왔다。그들은 필시 주인이 자기네더러 나가서 한바탕 물어 저끼라고 대문을 열어 주는 줄 안 모양이였다。
수십 개의、수백 개의 몽둥이가、리 서방의 몽둥이가、박 서방의 몽둥이가、작은 박 서방의 몽둥이가、장검이의 몽둥이가、손독 매운 왕남산이의 몽둥이가、또 기타 본촌의、타촌의 사람들의 몽둥이가 일시에 눈깔을 헤듬벅거리며 아가리를 벌리고 달겨 드는 개들을 엄습하였다。콩 마당질 할 때 도리깨로 콩 단을 내려 조기 듯이 조겨 대였다。
뭇 개의 질러대는 비명에 동넷 숫탉들이 놀라서 죄다 울타리로 날아 오르며 야단을 치였다。
순식간에 불 같이 단 군중은 주인 호 가의 눈 앞에서、총 대를 마치 무슨 거치장스러운 작대기 모양으로 들고 서서 멍 하니 내려다 보는 사병들의 눈 앞에서、스무 마리의 개를 다 때려 잡았다。개들의 입과 코와 귀와 밑 구멍에서 쏟아져 나온 피가、검붉은 피가 마당에 한 가득 고이여서 사람들의 발 바닥을 축축하게、끈적끈적하게 적시였다。
리 서방은 개 한테 물리운 잇발 자국에다 그 개의 털을 한 오쿰 베 올려 놓고 불을 다리여 그것을 지지였다。
박 서방은 개 피 발린 몽둥이를 휘둘우며 망루 위를 쳐다 보고 위협하였다。
「너、이 새끼、왕 가야! 내려 올래 안 올래?」
돌에 맞아서 퉁퉁 부어 오른、피 흘러 내리는 눈통을 한 손으로 가리며、총을 목에 건 그 왕 가라는 사병 녀석은、무릎으로 기다 싶이 하여 좁고 급한 층다리를 내려 오며 사정하였다。
「우리 잘못 했소、우리 아무 것두 몰라서 아주 잘못……」
「개 소리 말구、어서 그 총이나 이리 내라!」박 서방이 전승자 다웁게 거드름 부리였다。
작은 박 서방은 안 방으로 가구를 쓰러떠리며 달려 들어 가、작년 가을에 갚지 못 한 륙십 오 원의 빚 값으로 빼았겼던、눈물이 비 오듯 하는、그러나 벌써 호 가의 아이를 배여 만삭이 다 된 제 마누라를 찾아 내였다。
한 쪽에서는 호 가의 수염을 잡아 다리며 묵은 셈을 따지는가 하면、또 한 쪽에서는 죽어 나자빠진 개에게서 껍질들을 벗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