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의 3대 고전명작의 하나로 꼽히는 《춘향전》이라면 아마도 모르는 이가 별반 없을것이다. 특히 소설의 주인공 춘향은 권세에 굴하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정절을 끝까지 지켜온 렬녀로 널리 알려져 왔다. 이렇듯 우리 민족들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존재인 《춘향전》 및 “춘향”의 형상을 파격적으로 번안하여 큰 성공을 거둔 이가 있는데 그는 바로 저명한 조선족 녀류소설가 김인순(1970년생)이다. 김인순작가는 지난 2009년에 우리 민족의 불후의 경전 《춘향전》을 번안한 장편소설 《춘향》(중문판)을 세상에 선보였으며 이 장편소설은 또한 일전 제10회 전국소수민족문학창작 준마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받아안았다. 김인순작가는 현대인의 시각 및 기발한 착상으로 《춘향전》을 새롭게 해석해 평론계인사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국내 여러 언론매체들에서는 김인순의 “춘향”을 “로미오와 줄리엣”, “서상기”에 짝지지 않는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춘향이 남권사회의 바비인형의 형상이 되여서는 안돼!
“춘향전은 어렸을 때부터 많이 들어온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춘향전을 듣는 과정에서 어떤 부분은 우리 민족의 례의범절 및 도덕과 모순되는 부분이 존재하며 춘향이라는 인물도 지나치게 남성들의 사랑을 받게끔 부각되여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춘향은 자색이 뛰여난데다 기예도 출중하며 사랑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서슴없이 바치는 일편단심을 보여 주었습니다. 하지만 춘향을 하나의 독립적인 녀성형상으로 사고해보았을 때 자체의 사상과 깊이가 부족하며 춘향은 봉건남권사회의 바비인형의 형상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이런 생각을 갖고 김인순작가는 춘향전 및 춘향의 인물 형상 재창조에 나선다. 일찍 자신의 여러 작품에서 개성이 선명한 녀성형상을 많이 창조하여 업계의 주목을 받아왔던 김인순작가는 이번에도 녀성의 특수한 민감성으로부터 출발하여 모든 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새 춘향”을 선보인다. 따라서 춘향은 더는 남성에게 자신의 모든것을 기탁하는 전통녀성의 형상이 아니며 아름다움, 지혜, 독립 등을 두루 갖춘 현대녀성으로 탈바꿈한다. 특히 작품의 결말부분에서 춘향은 자유와 독립을 추구하기 위해 돈 있고 권세가 큰 귀공자인 리몽룡한테 시집가는것을 거절하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한다.
이외에 춘향의 어머니도 원작에 비해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원작에서 춘향의 어머니는 리몽룡과 딸의 의사를 잘 따르는 수동적인 인물로 묘사되지만 새로운 작품에서 춘향의 어머니는 주동적이고 원견이 있는 전기적인 인물로 탈바꿈한다. 새 작품에서 춘향의 어머니는 춘향을 흠잡을데 없이 출중한 처녀로 키우기 위해 춘향의 일거수일투족에까지 신경을 써오며 춘향의 성장에 큰 영향력을 과시한다.
김인순의 장편소설 《춘향》은 성춘향, 리몽룡, 변학도 등 주요인물의 이름 이외의 기타 인물 및 이야기줄거리는 원작과는 전혀 다르며 원작과는 다른 새로운 이야기를 구술했다고 할수 있다. 이와 동시에 김인순은 춘향, 춘향의 어머니 등 녀성의 형상에 큰 필묵을 들여 묘사하고 있으며 우리의 고전문학작품에서 녀성의 형상이 장기간 소외당하고 있던 국면을 타파하는 노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조선족이라는 신분은 창작의 보물고
지난 2003년 8월 중국연예계 톱스타들인 강문, 조미 등이 주연을 맡고 이딸리아 베니스영화제 최우수감독상 수상자인 장원이 감독을 맡은 영화 “록차”가 전국적 범위에서 개봉됐다. 신비하고도 청순한 도시청년남녀간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록차”는 김인순이 2002년 “작가”잡지에 발표한 단편소설 “물가의 아디야”를 개편한것으로 당시 큰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었다. 한편 이 영화의 상영과 더불어 김인순도 조선족사회에서 인기인물로 급부상했다.
사실상 김인순은 영화 “록차”로 이름나기 이전에 이미 국내 주요 문학지들인 “작가”, “수확”, “종산”, “소설월간” 등 잡지에 많은 작품을 발표해온, 중국문단의 주목을 받는 국내 일류작가였다. 다만 중문으로만 창작을 해온 원인으로 대다수 조선족독자들에게 잘 알려져있지 않았을뿐이다.
“글을 써오는 과정에서 남들한테 자신의 조선족 신분을 주동적으로 강조한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조선족 신분을 언급하면 마치 남의 보살핌을 받는것 같은 느낌이 싫어서였습니다.”
조선족 산재지역인 길림성 백산시에서 출생인 김인순은 집 주변에 조선족학교가 없다보니 어쩔수없이 어릴 때부터 한족학교에 다니게 됐으며 따라서 지금도 우리말을 자유롭게 구사하지 못한다. 하지만 가정의 영향으로 음식습관 등은 전부 조선족의 입맛에 굳어져있으며 우리 민족의 문화도 그의 몸에 깊숙이 슴배여 있다고 할수 있다. 그의 이름도 조선족의 특점이 다분한바 연길시 중심가에서 “김인순”이라는 이름을 부르면 적어도 예닐곱사람이 뛰쳐나올것이라고 김인순작가는 롱담을 하기도 했다.
이런 원인으로 그한테 있어서 우리 민족 제재의 작품을 쓰는것은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였다. 지난 1997년 본격적으로 창작활동에 종사해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김인순작가는 우리 민족 제재의 작품을 다수 선보였는데 앞에서 언급한 “춘향” 이외에도 “판소리”, “고려의 옛이야기”, “종달새”, “도라지”, “벽오동”, “사랑은 여름의 거리를 지나” 등 작품을 들수 있다. 특히 지난 2006년 말 CCTV8채널에서 방송된 총 26회 드라마 “엄마의 장국집”은 김인순작가의 작품 “사랑은 여름의 거리를 지나”를 개편하여 제작한것으로 이 드라마는 짙은 민족적분위기로 당시 조선족을 망라한 광범한 시청자들의 큰 환영을 받았다.
“조선족이라는 신분은 저한테 있어서 큰 보물고와 같습니다. 즉 한족작가들에 비해볼 때 한어권이라는 동일한 자원을 공유하고 있으면서 조선족이라는 저만의 비밀무기를 갖고 있는 셈입니다.”
현재 국내의 경우 김인순작가처럼 소수민족이면서 주체민족인 한족의 일류 작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소수민족작가들이 적지 않다. 그들의 공동한 특점이라면 한족작가들에 비해 실력은 조금도 짝지지 않으면서 자체 민족성을 갖고 있다는것이다. 김인순작가는 중문으로 다양한 제재의 작품을 다루는 한편 조선족 관련 제재에도 줄곧 큰 관심을 보여 왔다.
문학은 신앙과도 같은 존재
지난 1970년 길림성 백산시에서 태여난 김인순은 1970년대에 출생한 작가들가운데서 가장 우수한 인물의 한사람으로 꼽힌다. 김인순작가는 문단에 등단한 이래 지난 10여년간 단편소설, 장편소설, 산문, 연극,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륙속 선보였으며 간단명료하고 꾸밈없는 서술풍격으로 중국문단에 신선한 돌풍을 몰고 왔다.
“어릴 때 아버님이 책을 많이 사다 준 원인으로 그때 일반가정치고 흔치 않게 자신의 ‘도서관’을 갖고 있었으며 책을 많이 읽을수가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책속의 이야기를 동년배들에게 들려주기 좋아하는 습관이 있었는데 그 덕분에 많은 친구들을 사귀기도 했습니다.”
성악가였던 아버님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문학예술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 왔던 김인순은 한자도 제대로 익히지 못한 소학교 3, 4학년 때부터 두툼한 명작들을 떼기 시작한다. 그리고 지난 80년대에는 중국의 유명한 대형문학지인 “10월”, “당대”, “수확” 등을 한기도 빼놓지 않고 읽는 열정을 보여준다. 그때는 문학가가 되겠다는 꿈보다는 책을 읽고 싶어서 그리고 책을 읽는것이 너무도 좋아서 책보기에 열중했다고 한다. 책이 얼마나 중요했으면 중학교 다닐 때에는 자신의 생활비 대부분을 책을 사는데 써버렸겠는가.
문학에 대한 더없는 애착은 그의 창작에 좋은 밑거름으로 된다. 글쓰기는 고중 때부터 시작했으며 길림예술학원 희극문학을 전공할 때 와서 그는 중국의 우수한 문학지들의 “단골손님”으로 대접받는다. 하지만 김인순작가는 이때는 문학애호가의 습작에 불과하며 진정한 문학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시기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춘풍잡지사에서 문학편집으로 근무할 때라고 말한다. 1997년에 문단에 정식으로 데뷔한 후 김인순은 창작에서 순풍에 돛을 단듯이 순항을 거듭한다. 1998년에 당시 전국적으로 일련의 70년대 출생 작가들이 이름나기 시작했는데 김인순도 그중 한사람으로 지목됐다. 그후 “록차”(2002년), “엄마의 장국집”(2006년), “멋쟁이신사”(2008년) 등 김인순의 작품을 개편한 영화, 드라마가 륙속 제작되는가 하면 많은 작품들이 장중문문학상을 비롯한 국내 주요한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문학은 저한테 있어서 신앙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문학창작은 내 일생에서 가장 하고 싶은 일이고 또한 내가 이런 감정을 갖고 있는데 대해 아주 행운스럽게 생각합니다.”
사실상 현재 막언의 노벨상 수상으로 중국대지에 문학열조가 고조되고 있지만 문학이 최저점에 도달했을 때에도 문학은 자신의 마음속에 드팀없이 제일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고 말하는 김인순작가, 가장 큰 꿈이라면 다만 몇편이라도 자신의 작품이 자신의 생명에 비해 더 장구한 생명력을 가지는것이라고 토로했다.
래원: 중국민족 | (편집: 김홍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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