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六 야수
「언니、소금이 한 알두 없는데……?」밤에 자기 전에 근심스럽게 영옥이가 말을 꺼내였다。
「바꿔 와야지요。」련하가 침침한 삼댓 불 빛에 바늘 귀를 꿰려고 손 가락 끝으로 부빈 실 끝을 눈을 쪼프리고 가져다 대며、대답하였다。
「뭘루요?」
「콩이、마대 밑에 아직 좀 남아 있을 걸……」
「그럼 소는 뭘 멕이구?」
「어떻게 되겠지……」꿰인 실을 길게 잡아 뽑으며 막연하게 련하가 대답하였다。
「사람이 우선 살구 봐야잖우?」
제 치마 자락에 묻은 흙(매질할 때 튄 건가?)을 손톱으로 갉아 떨구며 아무 말 없이 한참 앉아 있다가 영옥이는、고개를 들고 흘러 내려 와 눈을 가리는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불안한 듯이 제의하였다。
「검、내 낼 그걸 가지구 장에 나가 좀 바꿔 올까?」
「누의가?」련하는 어느 사이 전에는 동생이라고 부르던 영옥이를、이렇게 부르게 되여 있었다。「그만 두우、내 가지……나 아무래두 의원을 한 번 봬얄까바?」
회임한 후부터 어쩐 일로 계속 몸이 깨끗ㅎ지 못하여 해쓱하게 얼굴이 축이 간데다가 늘 입술이 까칠하게 말라서 볼꼴이 없어진 련하는、벌서부터 한 번 아는 사람 없는 국자가에 들어 가 모르는 의원한테 보여 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검、그렇거께나。치만 혼자 갈만 허우?」동의는 하면서도 영옥이는、좀 걱정스러웠다。
「아이、별 소릴 다……검、뭐、세 살 먹은 어린 아이라구?」약간 얼굴을 붉히며 련하는、어쩐지 좀 쓸쓸하여 보이는 웃음을 혼자 웃었다。그리고 혼잣 말 처럼、「살림이 밤낮 이 모양으루 쪼들려서……물색 옷두 한 번 못 입어 보구 누읜……」
시집 갈 나이가 다 되여 가면서도 해진 베옷、기운 무명옷 바께는、몸 가릴 것이 없는 영옥이를 련하는 가엾이 생각하는 것이였다。비록 자기의 처녀 시절도 그렇기는 하였지만서도……아니、그렇기에 더욱 더!
이튿날 아침 일찍이、포근하게 마을을 내려 덮고 움직이지 않는 안개가 걷히기 전에 련하는、콩 자루를 이고 길을 떠났다。
「늦어지문 내 마중을 나가께。」영옥이가 이런 약속의 말을 가지고 제 올캐를 격려하였다。
「일찍 돌아 와요、바쁜데 그럴 것 없수。」사절하고 몇 발자국 옮겨 놓다가 문득 생각 나서 돌아 보고 련하는、「콩을 두어 되박 남겨 놨는데、다 먹이진 말아요……아껴얄테니。」
영옥이는 고개를 끄덕이여 알아 들은 표시를 하였다。그리고 마당에 내려 앉는 참새 떼를 손을 내저으며 소리 치여 쫓았다。
「훠어어이!」
련하가 두어 말 남짓한 콩을 팔고 돈을 받아 쥔 것은、오정이 거의 다 된 때였다。
그는 근으로 떠서 파는 은쌀아기 만큼이나 빗싼 관염을 사서 그것을 신문지로 싸 가지고 빈 자루에 담았다。
그러나 크기가 도무지 조꼬만 애호박 하나만 바께 안 하여 머리에 이기가 부끄러울 지경이였다。
그래 소금 자루를 그냥 옆구리에 끼고、그는 사람 제일 적은 골목을 빙빙 돌며 허름한 한약국이 혹시 어디 있나 하고 눈으로 살피였다。
있었다。장터 뒷 골목을 꼳꼳이 올라 가다가 동쪽으로 구부러진 데서 얼마 안 가 그런、흰 칠을 한 판대기에다가 방정하게 검정 글짜를 써서 건 집이 눈에 띄였다。
집이 허름하지 않은 것이 좀 흠이기는 하였다。(약 값이 빗쌀까바)、그러나 밖에 벗어 놓은 신발이 한 켜레 바께 없는 것이 그의 마음에 들었다。
결심하고 련하는 용기를 내여 그 집 미닫이에 손을 걸고 낮게 기침하였다。
그리고 종용히 물었다。
「선생님 계시나요?」
약간 쉰、늙수구레한 남자의 목소리가 안에서 대답하였다。
「예、들어 오슈。」
래원: 인민넷-조문판 | (편집: 장민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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