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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와 관용의 미학―남흥범수필집 《로년심서》

2016년 07월 04일 14:17【글자 크게 복원 작게】【메모】【프린트】【창닫기

1. 머리말

남흥범 수필집 《로년심서》의 평론을 부탁받고 승락하는데는 얼마간의 망설임이 있었다. 남흥범이라는 작가의 작품을 읽어본적이 전혀 없었고 또 사실 무명작가의 작품을 평가하기가 그리 쉽지는 않기때문이다. 그러나 작품을 한편씩 읽어나가면서 생각이 바뀌여졌다. 작품이 단순한 무명작가의 수준을 훨씬 넘어 우리 현대사의 대변자적 의미가 충분이 느껴졌기때문이다. 작가의 두번째 수필집이라고 하는 이 책은 “제1부 추억의 쪽문을 열어”, “제2부 마음을 깨우치는 인생철리”, “제3부 고요가 없는 정감세계”, “제4부 인생 만년의 양생지도”, “제5부 겨레들의 의젓한 자세” 등 5개 부분으로 나누어 편집되였는데 이들 제목에는 작가의 인격과 관심과 고민들이 그대로 드러나있다. 아래에 몇개 부분으로 나누어 이들 작품의 의미와 가치를 살펴보고자 한다.

2. 성실한 인격의 매력

수필은 인간의 삶을 나타내는 한 방식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래서 소설이나 시, 희곡, 평론 등 다른 문학장르에 비해 수필인구가 훨씬 더 많은것은 아닐까? 요즘같이 문학창작을 직업으로 먹고 살수가 없는 상황에서는 일반적인 창조적욕구외에 자기표현 욕구가 없이는 문학을 해나가기가 어렵기때문이다. 남흥범의 수필을 읽다보면 수필을 통해 다른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보다 자기 삶을 드러내려는 의도가 훨씬 뚜렷하다. 가령 수필집의 첫편인 《그리운 마음》에서는 혁명자였던 어머니와 의협심 강한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을 드러내고 있고 두번째 작품인 《천진란만한 동심세계》에서는 고향 시골마을에 남겨진 아름다운 동년의 기억을 드러내고있다. 로년의 동화라는 표현이 가능할 정도로 작가의 동년의 기억은 아름답다. 이런 작가의 자기 드러내기 욕구는 《수난의 3부작》으로 대표되는 문화대혁명의 수난사에서 가장 분명하게 확인된다. 야심에 차있던 K씨가 문화대혁명을 만나 반란파의 두목이 되어 반대편에 있던 “나”에게 죄명을 씌워 구타하고 갖은 악행을 행하였다. 그러나 결국 야망을 실현하지도 못하고 교육계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이것이 《수난의 3부작》 중 1부에 해당하는 작품인데 여기에는 야심가, 음모가들이 살판을 만나 날뛰던 문화대혁명의 본질을 설파한 동시에 그번 동란이 인간에게 얼마나 깊은 상처를 남겼는지를 자기가 겪은 사실을 들어 보여주고있다. 제2부에서 작가는 문혁 후기 “로동개조”를 받다가 받은 상처, 그리고 자신은 “반동문인”으로, 안해는 “두가지를 깊이 파는 대상”으로 지목되여 조리돌림을 당하며 투쟁을 당하던 이야기를 적고있다. 사실 이는 문화대혁명 초기 육체적으로 겪었던 구타와 유린보다도 더 참기 힘든 릉욕이라 할수 있다. 그래서 작가는 그때의 구타로 생긴 육체적 후유증을 강조하고있기도 하다. 그러나 작가는 이를 잊고자 한다. “이제 늙었으니 ‘받은 상처는 모래불우에 기록해두고 받은 은혜는 대리석에 새기라’는데 그만 잊어버려야 하겠다.”“진정 내가 증오할 사람은 한줌도 못되고 대다수는 그들의 악설에 미혹된 사람들이다.”“망각해버려야 한다. 망각이 없이는 우리가 행복하게 살아갈수 없다. 행복이란 기실 마음의 평화에 있다고 하겠다.”“복수하는 방법을 터득하려면 우선 인내하는 방법을 터득하여야 한다, 복수의 쾌감은 잠시적이나 용서하는 기쁨은 영원하다. 그러니 용서하는것이 좋다. 그러나 잊어버리는것은 더욱 좋을것이다.” 인용문의 의미를 한마디로 귀납하면 용서와 관용이다. 문화대혁명이라는 비정상적인 시대에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릉욕과 고통을 당했지만 “너그러운 흉금”으로 이를 용서하고 잊어야 한다는 것, 여기에 이 작가의 인격적인 미덕이 있다 하겠다. 그리고 실제로 작가는 인간으로서 자기를 음해하고 능욕한 “개포수”를 용서하여 문화대혁명이 끝난후 조사에서 재기할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작가는 문화대혁명에서 본인이 겪었던 이 수난사를 여러 작품에서 반복 언급하고있다. 그리고 언급할때마다 그러한 고통과 릉욕을 결국 용서와 관용으로 초월하고자 한다. 작가의 인간성과 삶의 자세를 엿볼수 있는 대목이다.

3. 수필에서 고완(古翫)적 취미의 의미

수필의 유형 혹은 기교 중에 “고완의 취미”라는 것이 있다. 골동품을 감상하듯 고사나 옛 성현들의 가르침을 들어 삶의 리치 혹은 의미를 해석하면서 동시에 옛사람들의 삶도 들여다보는 형태이다. 고사의 인용은 예로부터 동양문학의 중요한 수단이요 기법이었다. 그런데 우리 삶과는 멀리 떨어진 고대 사람들의 삶이 깃든 고사는 상당히 해박한 력사지식과 방대한 독서량을 필요로 할뿐만아니라 이를 오늘의 삶에 비쳐보이려면 더구나 현실적인 삶에 대한 깊은 리해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이런 수필은 대체로 생활경륜이 두텁게 쌓인 중로년 수필가들에게 적격이라 할수 있다. 수필가로서 남흥범은 그러한 조건들을 두루 갖추고있다. 가난한 가정에서 태여났으나 어렵게 공부하여 대학교를 나와 학교 교사를 지내면서 문화대혁명이라는 엄청난 정치적 재난을 겪었고 나중에는 교장까지 지내면서 남들이 겪지 못한 사회적 경력들을 쌓았을뿐만 아니라 세상을 떠날때가지도 독서를 멈추지 않으면서 해박한 지식을 쌓아온것이다. 실제로 남흥범의 수필에는 전부가 아니라 하더라도 상당히 많은 작품에 고사가 인용되어있다. 그만큼 고사에 많은 취미를 보이고있음을 알겠는데 수필 장르적 측면에서 보면 남흥범의 수필창작에서 이 류형의 작품들이 가장 규범적이고 기교적으로도 성숙되어있다. 《속담의 철리》라는 작품의 경우 “옥의 티”라는 속담과 천려일실(千慮一失)이라는 성구를 들어 인간에게 약점이 없을수 없다는 의미를 해석하고 프랑스의 나폴레옹과 미국의 루즈벨트의 약점을 들어 위인들도 약점이 있음을 확인하고 젊어서부터 팔배지교(八拜之交) 즉 지기가 없음과 늙어서 욕심이 많아짐을 자신의 약점으로 들고있다. 지기지우라고 믿었던 친구의 실수나 막역지우로 보았던 친구의 배신으로 큰 마음의 상처를 입고나서 다시 친구를 깊이 사귀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것을 작가는 “옥의 티”로 유감스럽게 생각하지만 “현명한 사람에게는 친우가 하나도 없다”는 선인들의 말을 빌려 스스로 위안하기도 한다. 결국 이 작품에서는 고완적 취미의 기법을 리용하여 작가 자신의 약점에 대한 유감을 표현하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자기위안을 약간 해학적인 자조로 드러내고 있는것이다. “늙어서 친구가 없으니 큰 자본이나 보물을 잃은듯하지만 인간생활에서 친우 하나면 그것으로 만족하고 현명한 사람에게는 친우가 하나도 없다는 선인들의 말도 있으니 원래 자사적인 동물인 인간에게 있어서 친구가 없다는것은 옥에 있는 티처럼 인간생활에서 피치 못할 흠집이기도 하겠다고 자기를 위안해본다.” 인용문에는 작가의 모순된 심리가 잘 드러나있다. 독자의 립장에서 보면 이는 또한 인간이 약점과 그 극복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것이기도 하다. 《성실의 미덕》이라는 작품에서 작가는 재판장에서 죽음을 무릅쓰면서까지 지구가 쉬지 않고 계속 움직이고 있다며 자신의 지동설을 진리로 믿고 고집한 유명한 일화를 들고 다시 성실성을 시험해보는 아버지의 깊은 의도를 례로 든후 거리어구에서 음식점을 하던 김철수네가 성실경영으로 돈을 잘 벌다가 불성실하게 술에 물을 타 팔다가 장사가 망한 사실을 들어 성실성의 의미와 가치를 해명한다. 그리고 성실한 사람이 되기가 어려움을 역설한 쉐익스피어의 례로 그러한 자기주장을 재확인하기도 한다. 이 작품은 고사와 현실의 례를 들어 성실의 의미를 해명한데서도 가치가 있지만 작가자신의 성실한 삶의 신조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짐작케하는 한 례가 되어 또한 의미가 있다. 이제 다시 《겸손-고명한 덕성》이라는 작품을 보자. 작가는 먼저 “겸손은 모든 미덕의 근본이며 미덕의 어버이라고 한다.”“먼저 무릎을 꿇는것부터 배우며 마음이 고결해짐에 따라 머리가 숙어진다고 하였다.”“들어가는 모든 입구는 낮은 법이니 머리를 너무 높이 들지 말고 고개를 숙이라고 하였다.” 등 겸손에 관련된 경구를 들어 작품의 도입부로 삼고 다시 한국 수필가인 안병욱의 로겸(勞謙)의 덕행에 대한 서술을 들어 재확인한다. 이어 자수성가로 유명한 미국의 프랭클린이 겸허를 귀감으로 여겼다 하고는 어진 군주로 유명한 청나라 강희제가 “미복사방”으로 겸양을 내세워 어려운 문제를 해결한 이야기를 들고있다. 그리고 그런 겸양과 인격의 극치로 주덕해 주장이 과수기술자를 만나 기술을 배운 이야기를 전개시키고 작품을 마무리하는데, 작품 말미에 인용한 성서의 다음 구절, “무릇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질것이다.”에서 우리는 이상 모든 고완적 취미의 활용은 결국 겸양이 인간의 가장 중요한 덕목 중의 하나임을 강조하기 위해서였음을 알 수가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고완적 취미는 그 자체로서 흥미가 진진하여 수필의 품위를 높여줄수 있고 또 옛사람들의 삶을 엿볼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기도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수필이 되기 어렵다. 관건은 그러한 흥미와 삶의 지혜를 현실에 어떻게 적용시키는가이다. 우리 모두는 현실에서 살아야 하기때문이다.

4. 체험과 기교의 상호보완성

붓가는대로 쓰는 글이 수필이라는 말은 틀리면서 맞는 말이다. 장르적으로 조금 자유롭다는 의미에서 이 말은 맞는다. 그러나 그렇다고 글자 그대로 아무렇게나 쓰는것이 수필인것은 아니다. 수필도 나름대로 장르적인 규범과 요구를 가지고있다. 늦깎이로 수필창작을 시작한 남흥범에게 있어 이러한 수필의 장르적 규범을 깊이 터득할 시간적 여유는 없었던것 같다. 비록 방대한 량의 독서를 통해 상당정도 수필의 기교와 규범을 장악하기는 했으나 허점들도 일부 드러낸다. 가령 《박투》라는 작품의 경우 홍수속에서 학생들의 책걸상용 목재를 구해낸 일, 탄광기숙사에서 불이 났을 때 불속에 뛰여들어 로동자의 저축통장을 구해낸 일, 그런 일로 하여 현의 “공청단1급기준병”으로 표창받은 일을 적고있다. 영예의 사적보고서같은 이 작품을 수필미학에서의 “자기낮추기” 규범 혹은 기교에 맞추어보면 당연히 바람직한것이라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수필을 읽으면서 별로 거부감을 느끼지 않게 되는것은 무엇때문일까? 나는 이 작가의 성실한 삶의 자세때문으로 리해한다. 작품의 결구인 “‘영예는 제2생명이기는 하지만 지난 성과에 대한 평가이다. 세상의 월계관은 모두다 가시나무로 짠것이다.’ 라는 성인들의 교시를 명기해야 하겠다.”에서 그러한 성실과 인간성이 확인되는것이다. 또 《분발의 영예》, 《론문의 “출세” 풍파》 등도 비슷한 경우이다. 《분발의 영예》에서는 “겸손은 인생의 긴 교훈이기에 겸허의 마음으로 이 글을 쓰므로 추호의 자고도 없이 자기가 걸어온 발자취를 더듬어본다.”고 먼저 독자의 량해를 구하고나서 교사생활에서 자신이 쌓은 업적을 드러내보인다. “자기자랑”이라는 혐의를 이미 인정하고있는셈이다. 그리고나서 동란직후 중학교 령도로 부임한후 학교의 면모를 일신시키고 학교사업을 정상궤도에 세운 과정을 꽃나무심기, 뒤떨어진 교육상황 개변, 교수리론 혁신 등 몇가지 실례를 통해 표현하고있다. 얼핏 보기에는 교육계에서 쌓은 작가 자신의 업적 소개에 그치고마는것 같다. 그러나 여기에는 문화대혁명이후 우리 교육의 페허에서 새로운 학교교육을 일떠세운 수많은 교육계 인사들의 숨은 노력이 압축되어 표현되였다. 기교의 부족점을 체험으로 보완함으로써 인격과 작품적 가치를 동시에 획득하고 있는 셈이다. 《론문의 “출세” 풍파》에서는 작가 자신이 작성한 교육론문의 우수성을 은근슬쩍 자랑하는듯한 느낌이 없지 않다. 그러나 론문이 표창을 받은후 보여준 겸양과 양보의 미덕때문에 우리는 규범적 혹은 기교적 측면의 허점들을 리해하거나 심지어 무시하게 되는것이다. 기교보다 더 중요한것이 글쓴이의 인격임을 확인해주는 대목이다.

5. 작가와 인간, 사적이면서 공적인 감정

인간과 작가를 동일시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작가의 문학행위에는 어떤 형식으로든 작가의 인간성이 반영 혹은 로출되기 마련이다. 특히 허구보다는 사실을 근거로 창작되는 수필의 경우 작가의 인간성은 작품의 가치에 매우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작가 남흥범의 인간성은 앞에서 든 여러 작품에도 나타나지만 특히 가족에 대한 태도나 자세에서 잘 드러난다. 항간에는 “자식을 자랑하는것은 2등 바보요 안해를 자랑하는것은 1등 바보”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남흥범은 《고심한 노력》이라는 작품에서 안해의 성공의 비결을 은근슬쩍 자랑하고있고 《노력―영예의 월계관》에서는 딸과 사위를, 《효성의 귀감》에서는 딸의 효도를, 《“부자유친”의 감오》에서는 아들의 효도를 시시콜콜 적고있다. 먼저 《고심한 노력》의 경우, “칠십고희가 다 된 섬약한 안해가 안무하고 지도한 무용이 싱가포르에서 열린 국제로년대회에서 금상을 따내고 창작상으로 수정컵을 안아왔다는 기적적인 소식이 전해왔다”고 하고는 “지난해에도 안해가 창작지도한 부채춤이 북경국제로년대회에서 금상을 획득하였으니 련속 두번이나 국제경연에서 금상을 따낸것이다”고 했다. 흔히 말하는 “마누라 자랑”이라 할수 있겠다. 이어 작가는 안해가 무용전공자도 아니고 무용경력이라 해봐야 대학교때 문예써클에서 활동한것이 전부라고 하면서 그러한 성공이 거의 기적에 가까움을 강조하여 “마누라 자랑”을 한껏 고조시켰다. 수필에서 자기자랑이나 가족자랑은 혹 흠이 될수도 있다. 이를 보완한 장치가 바로 작품의 주제설정이다. 작가는 꾀꼴새가 병속에 자갈돌을 넣어 물을 마셨다는 우화를 들어 노력의 가치를 강조하면서 안해의 성공은 전적으로 노력의 결과임을 설득력있게 설명해준다. 사적인 “마누라 자랑”이 “노력의 힘”이라는 공적인 가치로 승화된것이다. 《노력―영예의 월계관》이라는 작품 역시 제목에서도 짐작할수 있는것처럼 노력의 힘, 노력의 가치를 주제로 삼고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사위가 박사학위를 따내고 딸이 석사학위론문심사를 통과했다는 사적인 령역을 노력의 성과라는 공적인 령역에로 이끌어가고있는것이다. 《효성의 귀감》이나 《“부자유친”의 감오》 역시 비슷한 경우이다. 다만 주제설정에서 아들과 딸 자랑을 효도, 효성이라는 동방적인 가치관으로 이끌어간 점이 다를뿐이다. 사적인 령역을 공적인 가치에로 승화시킨것, 이는 이 작가의 수필적인 재능의 소산이라 할수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동양적인 가치관에서 금기시되는 “자기자랑”의 범주를 철저히 탈출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행복감》이라는 작품을 읽다보면 이 작가의 안해 자랑, 자식 자랑이 왜 좀 더 공적인 가치에 접근해있는지를 알수 있다. 안해 자랑, 아들딸 자랑이 그냥 자랑을 위한 자랑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할수 있기때문이다. 가족의 화목과 사랑만큼 인간에게 행복감을 주는 경우도 그리 흔치 않을것이다. 작품에서는 먼저 어머니 없는 손자가 연극콩클에서 성공하고 뜻밖에 고모의 격려를 받았다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 안무작품이 국제상을 받고도 별로 그 행복감을 표현하지 않던 안해가 중풍을 맞고 쓰러진 상태에서 손자가 할머니를 도와 약도 사오고 장도 보아오는것을 보고 행복감에 잠긴다는 이야기, 본인의 수필집에 대해 딸이 격려해준데 대한 행복감, 손자가 우연히 광고를 찍고 벌어온 첫 수입을 할아버지에게 드려서 즐거웠다는 이야기, 그리고 이런 자질구레한 가족간의 사랑이야말로 가장 큰 행복이라는 작가의 가치판단은 가족 구성원에 대한 작가의 자랑스러운 드러내기가 단순히 사적인 령역에 한정된것이 아니라 공적인 가치관에 직결되며 바로 그렇기때문에 독자인 우리가 공감하게 되고 감동되는게 아닌가 한다. 그리고 어린 딸 둘을 잃은 아버지로서, 가장으로서 작가의 애절한 감정을 표현한 《별세의 애사(哀史)》를 읽고보면 문학은 결국 사적이면서 동시에 공적인것임을 확인할수 있다. 가난때문에 요절한 자식에 대한 애절한 감정이 작가개인의 사적인 느낌인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공감하지 않을 독자가 또 어디에 있을까. 수필은 흔히 자기낮추기를 통해 독자의 공감을 얻어낸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자기 자랑, 안해 자랑, 자식 자랑과 같은 가족 자랑은 어쩌면 흠이 될수도 있다. 그러나 남흥범은 이처럼 사적인 령역의 소재를 노력의 힘, 효도, 가족의 사랑과 행복과 같은 공적인 가치와 련결시킴으로써 오히려 독자의 공감을 강화시키는 효과를 얻어내고있다.

6. 남흥범의 수필이 감동적인 리유

지금까지 여러 시각에서 남흥범 수필의 의미와 가치를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문단적으로는 별로 알아주지 않는 수필가의 작품이 우리를 감동시키는 리유 혹은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나는 그것을 작가의 성실한 삶의 자세에서 찾아보았다. 남흥범의 수필은 개인적이면서 사회적이다. 개인사의 생각들을 사회적, 력사적인 관점에서 돌아본것이 남흥범의 수필이라는 말이 되는데 이런 수필의 근본적인 인식은 용서와 관용이라는 하나의 일관된 사상으로 요약할수가 있다. 그리고 용서와 관용은 인격의 가장 고상한 경지라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거기에 사적인 소재를 공적인 가치와 련결시키는 지혜가 더하여져 남흥범의 수필이 우리에게 더 큰 감동을 주는것이 아닌가 한다. 그러니까 수필가로서 남흥범, 인간으로서 남흥범, 모두가 우리가 살아가는데 귀감이 되는 존재가 아닌가 한다. 수필이라는 문학현상으로서만이 아닌, 인간으로서 남흥범을 만나게 하는 작품이 남흥범의 수필이기때문이다.

* 《장백산》에 게재한 글입니다.

래원: 인민넷 (편집: 임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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