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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넷 조문판>>김학철>>《해란강아, 말하라!》

김학철선생 탄생 100주년 특별련재—《해란강아, 말하라!》(27)

2016년 12월 23일 13:49【글자 크게 복원 작게】【메모】【프린트】【창닫기

「허니 그러지 말구、우리가 이러는 건 다 당신넬 위해서 허는 건줄 알구、말을 들으시우。들어 랑패 없을테니……글세 민성이의 장래를 생각해서라두 어디 부모된 처지에 그럴 수 있겠소。안 그러우? 허니 잘 생각해서 처리허시우……」

이런 비젓한 소리를 그 때 박승화는 열 번도 더 되풀이하고 스무 번도 더 곱씹었다。

그래 결국 달삼이의 댁내-소상인의 가정에서 출생하여 부유한 중농의 집에 맏며누리로 들어 간 녀자-는、자기 시집과 친정의 안전(생명과 재산의 안전)을 담보한다는、으리으리한 관청 사무실에서 하는 박승화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아니ㅎ지 못하였다。

그리고 일이 성공한 뒤에는 달삼이를 도시의 회사나 관청 같은데 취직하도록 알선하겠고、처남도 일을 도웁기만 한다면 장래 일본다 류학 보내는 문제를 상부에 제기하겠노라는 박승화의、강 부장(버젓한、위엄 있어 보이는 관리)을 옆에 세워 놓고 하는 낙언에 그는 귀가 솔깃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달삼이 모르는 사이에 그가 꿈도 꾸지 못한 일은 이렇게 어려우면서도 쉬헐히、복잡하면서도 간단히 되여 지였다。……

「허니 김 교장、우리 더 꼬부랑 길을 걸을 것 없이、본줄거리루 들어 갑시다?」하고 박승화는、달삼이의 생 이를 뽑아 내기나한 것 처럼 찡그린 얼굴의 빛을 은근히、그러면서도 재빨리 살피며 허두를 떼였다。

밖에서는 거기에 장단을 맞추어 사복들이(그것은 분명히 계획적인 행동이였다)징 박은 구두 바닥으로 사금파리 같은 것을 저벅저벅 밟아 깨뜨리였다。

그리고 기침을、헛 기침을 크게 기쳤다。그 뜻은-「남이 부드러운 비단 이불을 덮어 줄 젠 아뭇 소리 않구 달게 받아 들이는 게 유익허지、공연히 버들쩍대문 손해니라! 곁에는 아무래두 이런 큰 잠을쇠 잠근 시꺼멓구、거칠거칠허구、차구、딱딱헌 무쇠 상자가 한 겹 덧 씨워져 있는데……어차피 빠져 나갈 도린 없잖은가! 그렇다면 뭣 때메?-잘 알아서 허라니!」

박승화는 먼저 달삼이에게、그가 만약 자기의 요구 조건을 수낙하지 않는 경우에는 어떠한 운명이 그를 돌보게 될런지 매우 추측하기 어렵다고 말하였다。

그리고는 넌지시 이런 듣기만도 소름이 끼치는 암시를 하였다。

「소환자에서 돼진 일、들었지요。교장두?」

그가 말하는 소환자에서 되여진 일이란、생포한 농협 적극분자의 목을 베여 길 어구 비술나무 가지에 그 귀를 꿰여 매달아서、한 주일 동안 효수한 사건을 가리키는 것이였다。

그리고 박승화는 진일보하여 이런 무법한 말까지도 공개적으로 내여 놓고 하였다。

「김 교장에게니 이건 털어 놓구 내 허는 말이지만、사실 지금 법이라는 기 어디 있나요? 만들문 법이구、처리허문 법이지……죽이구 살리는 기 다 말 한 마디 잘 허구 못허는데 달렸다니요。

「공산당 본인이야 뭐 말헐 것두 없지만、그 가족두 그렇지요。죄가 있구 없는 게 문젠가요?-이건 빨갱이 종자니 맞당히 업새야우! 한 마디 이렇게 누가 꺼내 보지요。꺼내기가 무섭지……그래 누가 감히 나서서 그걸 반대헌단 말입니까? 당장 제 목이 달아날려구요? 안 될 말이지!」

이렇게 달삼이의 앞 가슴과 뒷 잔등에다 바투、눈에 보이지는 않으나 머리카락도 가져다 대기만 하면 베져나가리만큼 그렇게 날을 세운 칼의 끝을 들여 대 놓고 나서 박승화는、권유인지 명령인지 분간 못할 그런 어조로 말을 꺼내였다。

「우린 공산당 내부에다 우리 사람을 두어야겠소。거기서 저절루 좀이 날 땔 기다리단 먼저 이 쪽의 머리가 세겠소。

「우린 밖으루 부터만 때려 부술라구 애를 쓸 기 아니라、안으루 부터두 썩힐 수 있게 거기다、공산당의 핵심에다 뭘 좀 끼워 넣어서 자래워야겠소。호떡 집에서 반죽헌 밀가루에다 섞은 멘치이즈(효모)겉은 걸 좀 섞어 넣어야겠소。그렇잖군 이 싸움은 자꾸 필요 없이 길어만 질 우려가 있단 말이오。어떻게 생각허시우、교장 선생은、이 문제를?

「당신네 어느 유명헌 선배가 헌 말이라는데 이건、나두 강 부장헌테서 얻어 들은 말이오만、뭐-내부로 부터의 공격!-그렇지요? 하하、교장 선생이야 잘 알구 계실테지!

「헌데 그 말이 그럴 듯 허거던요。-내부로 부터의 공격! 하하하!……난 그래 그 내부로 부터의 공격을 능히 담당헐만헌 이를 한 분 우리 상부에다 건의랄까、추천이랄까……했지요。상부에서두 상당히 흥미를 가지구 있습니다。헌데 그게 누군지、교장 선생、아시우? 하하하! 그건 김 교장、바루 당신입니다!」

사이-、침묵……

「우리의 조건이란 아주 간단헌 거지요。교장의 부인과 애기들을 우리가 일정헌 시간꺼지、말허자문 한동안 보호해 드리는 것-그것 뿐입니다。그리구 저 쪽에다는 맹장 수술을 했는데 그 후 경과가 좋지 못해서 당분간 데려 내올 수 없다구……그래 병원에다-래두 좋구、혹은 친정에다-래두 좋구、하여간 두구 치료허게끔 처리했누라문……이건 우리 몇 바껜 아무두 아는 사람이 없으니까、문제 없이 통허는 기구……또 설사、아니 그럴 린 없어! 안 그렇소、교장 선생?

「그렇게만 된다문 우리들 처럼 이렇게 총이나 메구 뛔 댕기는 것 보담야 그 공로가 뭐、비헐 수 없이 크지요! 안 그러우?-그래 그런 공로자를 일본 제국이 모른다구 내깔려 둘 것 같소? 천만이지! 정말 난 교장 선생이 부러워 못 견디겠쇠다。진심으루 부럽다니!」

가까운 이웃에서 중년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부엌 문을 열고 길게 불렀다。

「홍규야아、와 밥 먹어라아!-이눔의짓 현숙이 간난 또 어딜 싸지르구 갔을까?!」

래원: 인민넷-조문판 (편집: 임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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