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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넷 조문판>>김학철>>《해란강아, 말하라!》

김학철선생 탄생 100주년 특별련재—《해란강아, 말하라!》(19)

2016년 12월 13일 14:57【글자 크게 복원 작게】【메모】【프린트】【창닫기

四三 표창과 책벌

밤 새도록 산 속을 헤매며 떼 지여 달려 드는 모기한테 뜯겨서 배상명이는、눈과 입이 알아 보지 못할 정도로 부릍기였다。

해도 그는 탈취한 적의 三八식 소총 만은 버리지 않았다。

그는 극도의 피로와 기갈에 시달리였다。해도 동지를 적의 손에 떨궈 준 자기의 사려 없는 행동을 뉘우치는 마음의 고통은 그것에 십 배하였다。백 배하였다。

그는 머리카락을 쥐여 뜯으며、입술을 깨물어 터뜨리며 혼자서 소리 내지 않고 통곡하였다。

이것이 동지 하나의 생명과 바꾼 것이로고나 생각할 제 그는 제 손에 든 소총이 한 없이 미워났다。당장에라도 어느 바위에다 메때리여 두 동강을 내 놓고 싶은 충동에 그것을 잡은 손이 와들와들 떨리였다。

하나 또 한편、이것이 그렇게 빗싼 값을 치룬 것이로고나 생각할 제 그는 그 소총을 소중히 녀기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기에 그는 기진맥진하여 산 속을 헤매면서도、기여 오르고 굴어 내리며 어두운 산 길을 더듬으면서도、그 총을 버리지 않고、때로는 메고、때로는 들고、때로는 안고、또 때로는 지일지일 끄을면서 까지도 그대로 가지고 다닌 것이다。

때 아닌 사람의 출현에 놀라난 산새들이 깃소리 요란히 날아 오를적 마다、그러지 않아도 뛰는 배상명이의 가슴은 더 급히 뛰였다。

흐린 밤 하늘에서는 별도 찾아 볼 수 없어서 하는 도리 없이、그는 어림 치고 방향을 등으로 잡고 자꾸만 자꾸만 그 쪽을 향하여 전진하였다。

하나 결국에는 연자 돌리는 눈 가림한 당나귀 처럼 같은 데를 뱅뱅 돈 모양인지、그가 해란강과 불하통하가 합류되는 지점에까지 도달한 것은、이미 밤은 다 가고 동녘 하늘이 훤히 밝아 오는 꼭두새벽이였다。

그는 허리를 구부리여 입을 대고 시원한 강물을 한참 벌떡벌떡 정신 없이 들이키였다。숨을 돌리였다、손 등으로 물이 뚝뚝 떨어지는 턱을 닦고、주위를 둘러 보았다。

사람의 눈에 띄지 않게 몰래 그는 물을 건너야 하였다。나룻배는 있을 리 없으니 옅은 데를 골라서 바지 벗고 건너야 하였다。

그는 강의 아래 위를 오르 내리며 그 중 옅어 보임직한 데를 골랐다。그런 데가 있었다。바지를 벗기 전에 그는 강변에 앉아 빼앗아 온 총을 검사하여 보았다。듣는 사람도 없은데 소리 안 나게 조심조심 유정을 열었다。

탄창에는 꼬챙이에 꿰인 미꾸라지 모양으로 탄약이 다섯 알 가지런히 누어 있었다。

배상명이가 허리 띠에 손을 가져다 대고 그것을 막 끌으려 할 바로 그 때、뜻하지 않은 사람의 소리가 강 하류 쪽 그닥 멀지 않은 데로부터 들려 왔다。

「잔말 말구、빨리 걸어! 헐 말이 있거던랑 가서 해!」

놀라서 배상명이는 끌으려던 허리 띠에서 손을 떼고 얼른 땅 바닥에 내려 놓았던 총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는 슬금슬금 기여서 제 바로 뒤에 있는 풀수펑 속으로 숨어 들어 갔다。거기서 제 몸을 감추고 나서 귀를 기울이였다。

「조반 전에 버드나뭇골 단 본부꺼지 가 닿얄테니 좀 걸음을 난짝난짝 걸어!」

「떠밀긴!」-이것은 분명히 자유를 구속 당하는 분격한 사람의 반항。

「검、안 떠밀테니、빨리 걸어!」

「어디드라、여울이?」

「인저 거의 다 왔소。」

강변의 자갈을 밟는 발자국 소리와 함께 점점 가까워 지는 사람들의 말 소리가 똑똑히 배상명이의 고막을 흔들었다。

이어서 풀 대 사이로 숨을 죽이고 엿보는 그의 눈 앞에 사람들이 나타났다。

도합 넷-그 중 하나는 장총을 메고、둘은 몽둥이를 들고、그리고 하나는 결박을 당하고 그 중간에 끼여서 걸어 오고 있었다。

배상명이는 직감적으로 그것이「반공 자위단」에게 나포되여 가는 우리 사람이라는것을 깨달았다。자다가 습격을 당한 것이 분명하였다。

래원: 인민넷-조문판 (편집: 장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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