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철선생 탄생 100주년 특별련재—《해란강아, 말하라!》(4)
2016년 11월 22일 16:02【글자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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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 탈환
학교에서 사용할 분필을 한 갑 요다음 올 적에 가져다 달라는 부탁을 달삼이에게서 받은 황화 장수(등짐 장사)는、그것도 가져다 줄 겸 웃 골안에서 훑어 내려 오며 매매를 할 요량으로、나루를 건너는 길로 먼저 학교에 부터 갔다。
시골 학교인데다가 교직원이라고는 교장 한 사람 뿐인지라、무슨 일이 있으면 누구나 다 상학 시간 안 시간 할것 없이 더럭 문을 열고 들어 와서는 큰 소리로、공개적으로 제 용건을 말 한다。
「이 편지 좀 봐 주우!」혹은、「우리 갖난 아이 이름 하나 지여 주우!」그렇잖으면、「어제 어느 눔이 우리 무울 뽑아 먹었는지、좀 붓들어 내 주시오!」
그래서 학생 아이들은 모르는 일이라고는 없이、심지어 누구네 딸이 어디로 시집 가 사는데 그 사내 놈이 어드런 갈보 년과 어떻게 맞붙었다는 것까지도 다 안다。
아이들의 세상은 참새 떼가 벌여 놓은 장마당이다。
그러기에 황화 장수가 가지고 온 조꼬만 신문도 그 즉시로 소란하게 퍼어져 나아가서 드디어는 소동으로 까지 변하게 된다。
「이거、선생님、전번에 말씀허시던 그 분필……과히 좋진 못 헌 겁니다만……」아이들 이십여 쌍의 시선이 일제히 집중되는 가운데서 그것을 넘겨 주고 황화 장수는、달삼이가 그의 부른 수목의 돈을 세여 내 놓는 동안、심심하니까 그 어간을 메꾸느라고 돈 안 드는 말을 이렇게 한 마디 덧붙이여 하였다。「근데、이 학교 학생인 모양이던데、뭘 잘못 했는지 나룻터에서 붓들려 박 툰장님 헌테 욕을 당헙디다。」
놀라난 것은 달삼이다。그는 세던 돈을-제 손 바닥 위에다 갈라 놓은 동전과 백통전을-도루 몽땅 호주머니 속에 털어 넣고 머리를 번쩍 치여 들었다。
「언제요?」
「이제 막……」자기 말의 일으킨 반향이 뜻 밖에 큰데 겁을 집어 먹은 황화 장수는 줏춤 뒤로 한 발자국 물러 나며、그것은 내 죄가 아닙니다! 는 드키 대답하였다。
「학생들、리성길이가 지금 위급허니、선생님이 잠깐 갔다 와야겠습니다! 그 동안 조용히 자습들 허시오。」말을 남기고 달삼이는、분필 값 달라고 소매를 붓잡고 매여 달리는 황화 장수를 뿌리치고 뛰여 나갔다。그는 우선 먼저 영수를 찾아 가서 이 사실부터 알릴 작정이였다。
교장 나가버린 뒤의 교실에서는 자습이 시작된 것이 아니라、소동이 벌어지였다。-곰이 꿀 도적 질을 왔을 때의 벌통이 이러 하다。
「우리、가 뺏어 오자!」우두머리 하나가 제의하였다。
「툰장은-부농이다!」저 쪽 구석에서 흥분한 코 흘레기 하나가 책상 위에 뛰여 오르며、어디서 주서 들은 주제 넘은 외 마딧 소리로 선동하려 들었다。
그 다음은 누가 무어라고 외치는지 분간을 할 재간 없는 소란……
「가자!」
「야、네 그 자습 걷어 치워라!」
「이 새끼!」
「성길일!」
「삐오넬、만세!」
「선생님이……」
「아야、이거 치워! 어딜 밟구 섰어?」
「내 신발……」
「와악!」
「밀지 말아!」
「날 따라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