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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넷 조문판>>김학철>>《항전별곡》

김학철선생 탄생 100주년 특별련재—《항전별곡》(11)

2016년 05월 04일 15:01【글자 크게 복원 작게】【메모】【프린트】【창닫기

15. 적구나들이(1)


늦은여름, 나는 다행하게도 강진세작은아씨와 함께 먼 나들이를 하게 되였다. 당시 우리 조선의용대내의 중공지하조직은 신사군 대홍산 정진종대사령부 당위원회 직속으로 되여있었으므로 보통 한분기에 한번쯤은 누군가가 련락차로 대홍산에를 갔다와야만 하였다. 갈적올적 다 비밀문서들을 휴대해야 할뿐아니라 일본군의 점령구역을 지나야 하는 까닭에 유람차로 려행을 하는것과는 그 성질이 전연 달랐다. 강진세는 전에도 수차 다녀보았지만 나로서는 초행길이였다.

한수를 물길따라 의성까지 배로 내려가고 그 나머지는 륙로를 걸어가야 하는데 당시 종상, 경산, 안륙 일대는 다 적국에게 강점되여있었다.

우리는 아군의 최전선에 이르기까지는 군복차림을 하였을뿐아니라 장관사령부의 통행증을 휴대하였으므로 어디를 가나 거치는것이 없었다. 당시 우리 단위의 특수한 성질 즉 국제적성질로 하여 우리는 장관사령부의 기입란이 공백으로 되여있는 통행증을 맘대로 사용할수 있었다. 게다가 또 우리는 그 “가장 거룩하신” 교장님의 “제자”였으므로 직계부대들에서는 열정적으로 맞아들이고 배웅하였으며 방계부대는 방계부대대로 감히 태만하지를 못하였다.

첫날 우리는 양양대안의 번성에서 하루밤을 묵게 되였다. 마침 우리가 투숙하려는 려관집 비슥맞은쪽 골목어구에 나이들이 지긋해보이는 마누라쟁이 서넛이 모여서서 한담설화를 하다가 우리를 보자 저희끼리 수다를 떨기를

“저것 좀 보우, 저 젊은 아낙네가 아마 저 장관의 적은집인가보지? 아이, 예쁘기도 해라!”

그녀들이 말하는 장관이란 바로 나를 가리키는것이다. 그렇다면 적은집은? 강진세는 얼굴이 빨개져서 려관주인을 대하기가 면구스러운 모양이였다. 당시의 풍기로 말하면 국민당군관들의 처속이—예쁜것, 예쁘잖은것을 막론하고—군복차림을 하고 남편의 뒤를 따라다니는것쯤은 항다반사였으므로 그 마누라쟁이들이 그렇게 오해를 하는것도 탓할바는 못되였다.

적구에 한발을 들여놓은 그 시각부터 우리는 처처에 마음을 써야만 하였다. 군복, 군모를 편복, 삿갓으로 갈아입고 쓰는것은 더 말할것도 없거니와 말도 될수 있는 한 적게 해야만 하였다. 당지의 사투리말을 배우느라고 하기는 했지만 까딱 잘못하면 이내 본바탕이 드러나기때문이였다.

우리가 거쳐가는 장가집(张家集)이라나 무슨 집이라나 하는 장터거리는 꽤 흥성흥성하였다. 나는 초행인 까닭에 각 점포들에 일본상품이 그들먹이 들어찬것이 몹시 놀라왔다. 제국주의의 총칼은 자본이 나갈 길을 개척한다는 말이 과시 헛말이 아니였다! 해도 나는 이목이 번다한 장터거리를 한시바삐 벗어날것만 바라는터였으므로 그 이상 더 거기다 머리를 쓸 겨를은 없었다.

앞서 가던 강진세가 어느 자그마한 음식점앞에서 걸음을 멈추더니 나를 돌아보고 의논하는 어투로 묻는것이였다.

“시장하잖아? 우리 아무데나 들어가 요기를 좀 하고 갈가? 아?”

그러나 나는 구석구석에 위험이 도사리고있는것 같은 그 장터거리에 한시도 더 머무르기가 싫어서 가타부타 말이 없이 그저 그의 얼굴을 한번 쳐다보기만 하였다.

“좋아, 그럼 요기할걸 아무게나 좀 사가지고… 가면서 먹지.”

그는 내 뜻을 헤아린 모양이였다.

우리는 마을과 마을들을 한끈에 꿰는 소로길을 걸어가며 돼지고기당면소를 넣은 찐만두로 끼니를 에웠다. 강진세는 길에 오가는 사람이 없는것을 보고 얼굴에 웃음기를 띠며 나직한 목소리로 나에게 물었다.

“너무 생소해서 좀 떨떠름하지?”

나는 쓴웃음을 웃으며 입술을 비쭉 내밀었다. 번연히 속으로 무섬증이 나는걸 아닌보살하기가 쑥스러워서였다.

“처음엔 누구나 다 그런 법이야.”

강진세가 량해하는 어투로 이렇게 말하며 씩 웃는 바람에 나도 할수없이 따라 웃으며 실토를 하였다.

“실상은 칼산지옥에 들어서는 느낌이 없지 않아.”

해가 서쪽 지평선에 가라앉자 얼마 오래지 않아 동쪽하늘 끝간 곳에서 희멀건 쟁반달이 불쑥 솟아올랐다. 모색이 창연한중에 우리는 그리 멀지 않은 전방에 거뭇거뭇하게 보이는 큰 마을 하나를 발견하고 거기 가서 밤을 드새기로 작정하였다. 한데 우리가 길을 조이는중에 그 마을에서는 홀제 듣기만 해도 온몸에 소름이 끼치며 머리칼이 곤두서는 무어라 형언하기 어려운 비명 같은것이 들려왔다. 의심할바 없이 그것은 수백명 남녀의 가슴팍에서 터져나오는 절망적인 부르짖음이였다. 뿐만아니라 그 부르짖음의 사이사이 무슨 속이 굵은 나무통이나 타악기 같은것을 치는 소리도 섞여서 들려왔다. 나는 경황중에 일대 도륙이 시작된거나 아닌가고 미루어 헤아렸다. 다음 순간 나는 또 자기가 아프리카 오지의 열대밀림속에서 창을 들고 활을 든 악귀 같은 야만인들의 습격을 받지나 않나 하는 환각에 사로잡혔다.

다행히도 멀지 않은 길가에 외딴집 한채가 있어서 우리는 그 집에 가 주인을 찾았다. 집주인은 상냥히 우리를 맞아들여서 자리를 권하고 또 마시라고 끓인 물을 갖다 따라주었다. 방은 그리 넓지 않으나 거두기는 말끔히 거두어서 흠잡을데가 없었다. 주인의 나이는 한 50 되였을가 해도 그 생김생김이나 옷차림이 어뜩 보기에도 례사농군 같지는 않았다. 강진세는 그에게 수인사를 하고나서 잇달아 저 건너마을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났느냐고 물어보았다.

“아, 저 소리 말입니까? 예, 저건 지금 몹쓸 돌림병이 돌아서 두억시니를 몰아내느라고 저러는겁니다.”

주인은 정색을 하고 이렇게 말하며 손으로 두억시니를 몰아내는 형용까지 해보였다. 우리는 어처구니가 없어서 쓰디쓴 선웃음을 웃지 않을수 없었다. 노루가 제 방귀에 놀랐구나! 허나 또 한편 저 전염병이 창궐하는 마을의 우매한 백성들의 운명은 장차 어찌 될것인가 생각하니 한심스럽기짝이 없었다. 이래저래 못사는 불쌍한 백성들!

강진세가 주인에게 미안하지만 저녁 한때 신세 좀 질수 없겠느냐고 청을 든즉 주인은

“좋습니다, 좋습니다. 시장하시더라도 조금만 참고 기다려주십시오.”

라고 선뜻 허락하고 지체없이 일어나 안으로 들어갔다.

시장끝에 저녁밥들을 달게 먹고나서 강진세는 약소해서 미안하다고 겸사하며 얼마간의 돈을 주인에게 집어주었다.(괴이하게도 우리의 중앙은행권은 적구에서도 통용되였다.) 연후에 페를 끼쳐서 미안하다고 재차 치사하고 보따리를 집어든즉 주인이 관(완)곡하게 우리를 붙들며 하는 말이

“이앞에는 몇십리 어간에 객주집이고 주막거리고 없습니다. 인젠 날도 저물었는데 예서 주무시지요. 래일 어둑새벽에 일어나 조반요기하고 떠나시면 좋지 않습니까?”

나는 길에 삐쳐서 다리맥이 없는터이라 속으로 옳다구나 생각하고 집어들었던 보따리를 슬그머니 도로 내려놓았다. 그러나 뜻밖에도 강진세는 내게다 넌지시 눈짓을 하고 보따리를 둘러메며 말하는것이였다.

“고맙습니다, 주인어른. 하지만 우린 긴한 볼일이 있어서 밤길을 좀 걸어야 하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다시 뵙겠습니다.”

나는 속으로 그의 처사가 몹시 맞갖잖아서 찜부럭을 부리고싶었으나 할일없이 그대로 따라나섰다. 우리는 길을 따라 한 10분 좋이 잠자코 걷기만 하였다. 이윽고 강진세가 나를 돌아보고 위로하는조로 말을 건늬였다.

“고달프지?”

나는 앵돌아져서 아무 대꾸도 아니하였다.

“이제 그 집주인이 우리한테 베푸는 친절이 너무 좀 지나치다고 생각잖아?”

“지나치긴 쥐불이 지나쳐.”

하고 볼에 밤을 문 소리로 나는 되받았다.

“이봐, 그러지 말고 내 말을 좀 들어. 피점령구의 주민들은 일반적으로 근지가 분명찮은 사람에 대해서는 될수 있는 한 멀리하려고 애를 쓰는 법이야, 공연한 시비에 걸려들어 화를 입을가봐. 한데 이제 그 사람은 한사코 우리를 붙들어 묵히려고 애를 쓰거던. 이게 그래 수상하잖고 뭐야? 고런 꾀에 넘어갈 바보는 따로 있지.”

강진세는 한결 더 목소리를 낮추어서

“우리를 붙들어 묵혀놓고 한밤중에 살그머니 일어나가 적병 한분대를 청해오면 그 꼴 보기 좋겠다. 전에도 그런 례가 없지 않았거던. 여기는 적구야, 경각성을 잠시도 늦춰서는 안돼.”

라고 말을 하고는 이윽해서 다시 한마디 덧붙였다.

“할수 있나, 오늘밤은 풍찬로숙으로 한둔을 하는수 밖에. 어때, 일없겠지?”

강진세의 말소리는 한결 부드러워져서 곧 나를 어루만져주며 달래기라도 하는것 같았다.

우리가 몸에 지닌 무기라고는 겨우 권총 두자루뿐. 이렇게 단출하고 외로운 병력으로 들판에서 로숙을 해보기는 참전후 처음이라 나는 환한 달빛아래 야색이 꿈속같이 으늑하건만 “머리 들어 명월을 쳐다보고 머리 숙여 고향을 생각”할 흥취가 없었다.

샐녘에 원촌의 닭우는 소리가 은은히 들려올 때 우리는 몸을 털고 일어나 또다시 길에 올랐다. 한낮때가 거의 되여 앞길을 가로막는 어느 내가에 다달았다. 내가 그리 넓지는 않아서 기껏해야 한 팔구메터 될가, 물의 깊이도 어른의 키로 배꼽에 찰가말가할 정도다. 한데 문제는 건늘 다리가 없는것이다. 우리는 할수없이 옷을 벗고 물을 건늘 차비를 하였다. 아, 그런데 이때… 하느님 맙소서, 나는 성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맹세한다, 내 심장이 돌연 고동을 멈추었다고. 바로 지척인 100여메터 하류에 스무명쯤 돼보이는 한무리의 적을 발견했던것이다!

래원: 인민넷 (편집: 임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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