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민들에게 있어 세모를 앞둔 2018년은 미국 사회의 분렬이 한층 더 격화된 한해였다. 12월 20일 발표된 미국의 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80%에 육박하는 미국인이 지난 2년간 미국이 더욱 분렬되였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 선거 후 나타난 ‘의회분렬’은 미국의 정치와 민심을 더 갈갈이 찢었을 공산이 크다.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콰메 앤소니 애피아 교수는 론평에서 일부 미국인들은 심지어 대립된 관점을 가진 미국인조차도 아예 ‘자국민’이 아니라고 주장한다고 지적했다. ‘워터게이터’ 사건을 보도했던 칼 번스타인은 미국은 다른 계층간에 ‘랭랭한 내전’ 상태에 있다고 비난했다.
이런 종류의 묘사는 결코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올해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이 이민, 의료보험, 대법관 임명, ‘로씨야의 미국 대선 개입’ 조사 등 의제에서의 치렬한 당쟁은 정치와 민생 등 중요한 화제를 둘러싼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상이한 그룹 간의 확연한 대립 정서를 느낄 수 있었다.
분렬은 가을에 있었던 최고법원 대법관 ‘임명전’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다. 련방대법원 대법관으로 지명된 캐버노가 성폭행 미수 의혹으로 ‘그’를 믿어야 할지 아니면 ‘그녀’를 믿어야 할 지의 첨예한 대립을 불러일으켰다. 공화당은 캐버노를 임명하려고 안깐힘을 썼지만 민주당은 그를 락마시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맞섰다. 캐버노는 결국 법사위를 통과했지만 미국 사회의 균렬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1월에 있었던 중간선거는 미국 사회의 분렬을 또다시 정점으로 치닫게 했다. 미국의 민심은 여러개의 의제에서 첨예하게 대립했다. 총기 규제에서 한쪽에선 총기 제한을 요구하고, 다른 한쪽에선 총기소지 권리를 침범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의료보험 분야에서 한쪽에선 오바마 집권시절 통과된 의료보험 법안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다른 한쪽에선 폐지를 주장했다. ‘로씨야의 미국 대선 개입’ 조사를 둘러싸고 한쪽에선 끝까지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다른 한쪽에선 순전히 정치적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했다.
일련의 민감한 의제중 미국 매체의 당파 속성이 신문지상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동일한 사건의 보도 관점과 립장에 대해 차이가 매우 컸다. 다른 당파의 정치적 필요성과 독자의 정서에 영합하기 위해 일부 매체는 대립을 부채질하기까지 했다. 워싱톤 정치권 뉴스를 주로 보도하는 미국 ‘아메리칸 스테이츠맨’의 최신 여론조사에서 60% 이상의 응답자가 매체가 사회분렬을 격화시켰다고 답했다.
분렬과 당쟁은 정부에 대한 민중의 견해에서도 매우 동떨어진 립장 차이를 보였다. 공화당 의원은 현 정부가 ‘미국을 또다시 위대’하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짙은 반면 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완전히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균렬은 일상 생활에도 침범해 보통 미국인의 가정과 혼인에서도 정치적 량극화의 영향을 받았다. 가령 자유파와 보수파가 뜻에 맞는 사람을 찾기 편하도록 하기 위해 각자 약속 사이트와 친구 사귀기 클라이언트를 출시했다. 갤럽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인터넷에서 생활 반려자를 찾는 많은 미국 젊은이들은 정치적 립장을 반려자를 고를 때 거부권의 요인으로 삼기도 했다. 정치든 감정이든 균렬이 생기기는 쉬우나 봉합은 어렵다. 미국이라는 이‘대형 용광로’도 마찬가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