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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칼럼

기차가 감당할 수 있는 최대 경사는?

2020년 09월 25일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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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짐을 들고 걸을 때를 생각해보면 평지를 걸을 때도 짐의 무게를 느끼지만 올리막길을 만나면 걷기가 더 힘들어진다. 기분만 그런 게 아니다. 물리법칙에 따른 엄연한 사실이다. 물건을 들어올릴 때마다, 또 언덕을 오를 때마다 우리는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소리없이 전투를 치른다.

평지에서 물건을 끌어당길 때는 마찰만 극복하면 된다. 하지만 경사로에서 물건을 끌어올릴 때는 마찰과 싸우면서 동시에 또 다른 적, 바로 중력과도 싸워야 한다. 중력은 매우 안정적인 힘이다. 오직 한 방향으로만 즉 지구 중심을 향해 아래쪽으로만 작용한다.

물체가 지표면을 따라 움직일 때는, 례컨대 기차가 선로를 달릴 때는 중력이 렬차의 운동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저 기관차가 행복하게 바곤을 밀고 가거나 끌고 갈 뿐이다. 하지만 움직이는 물체가 수평면을 벗어나는 순간 중력이 고개를 든다. 경사를 올라가는 것은 중력을 거슬러가는 것이고 경사가 급할수록 더 많은 힘을 써야 중력을 이길 수 있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기차가 감당할 수 있는 최대 경사는 얼마일가. 30도? 아니면 40도? 미안하지만 여러분의 짐작은 엄청나게 빗나갔다. 마찰 기반 기차가 감당할 수 있는 최대 경사는 고작 4도이다. 그것도 경사로가 짧을 때나 가능하다. 기차에 작용하는 마찰력의 변화 때문이다.

평소 기차가 선로를 따라 무사히 움직이는 것은 마찰이라는 고마운 접착력 덕분이다. 하지만 경사가 급해질수록 이 접착력이 약해져 더는 바퀴가 레일과 접촉을 유지하기 힘들어진다. 그러면 기차가 통제력을 잃고 도로 미끄러져 내려간다. 미미한 경사도 기차의 견인력에 커다란 차이를 만든다. 300톤 기차의 경우 1도 경사를 올라가려면 평지를 달릴 때보다 두배의 힘을 써야 한다.

경사면을 내려갈 때는 상황이 반전된다. 내리막 경사가 급할수록 중력의 영향으로 기차의 속도가 올라간다. 얼핏 들으면 이때는 중력이 유용해보이지만 사실 기차에게는 내리막 급경사가 더한 골치거리로 될 수 있다.

래원: 연변일보(편집: 김홍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