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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용선: 동북 특유의 ‘벙어리 추위’를 그려내고 싶었다

—제9회 로신문학상 중편소설상 수상자 전용선과의 인터뷰

2026년 07월 30일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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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비밀》을 창작하고 발표하는 과정에서 특히 재미있거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는가? 이 훌륭한 작품을 탄생시킨 여러 요소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전용선: 내 생각에 소설 《비밀》에서 내가 가장 고수하고 싶었던 것은 삶과 력사 속의 ‘투박한 느낌(粗粝感)’을 그려내는 것이였다. 값싼 감동이나 억지로 지어낸 울림이 아니라 어떤 과장된 감정도 배제한 채 오직 동북 특유의 ‘벙어리 추위(啞巴冷)’를 그려내고 싶었다. 이런 추위는 바람도 없고 소리도 없으며 모든 것이 멈춰선 듯한 그런 것이다. 그 순간 세상은 죽어버린 것 같다. 흑룡강에서 기온이 령하 50도에 가까워지면 바람은 불지 않는다. 공기와 시간이 모두 응고되여 투명하고 흐릿한 액체이자 기체 같은 덩어리로 변한다. 극한의 추위 속에서 금속은 마치 칼처럼 피부에 달라붙어 살갗을 깎아낸다. 그런 추위는 사람의 뇌마저 작동을 멈추게 만든다. 벙어리 추위란 바로 공기조차 죽어버린 상태이다. 이런 상태가 바로 내가 문학을 통해 도달하고 싶은 어떤 경지와 같다.

기자: 앞으로 인간작가가 AI에게 대체될 수 없는 유일한 ‘특기’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전용선: AI가 어느 수준까지 발전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AI가 의식을 가질 것이라고는 별로 믿지 않는다. 본질적으로 그것은 언어모델일뿐이다. AI는 인간이 쌓아온 경험의 토대 우에 건립되여있다. AI 자신은 삶과 죽음, 어둠과 따뜻함, 생명의 연약함, 고독, 공포, 절망을 느낄 수 없다.

생명체로서 인간은 결코 고급스럽지 않으며 결함과 후회로 가득 차있다. 만약 완벽한 AI가 결국 의식을 갖게 된다면 굳이 인간의 그다지 고급스럽지 않은 론리에 따라 인간에게 맞추려 할가? AI는 감정이 없으며 기껏해야 감정을 모방할 뿐이다. 인간의 복잡성, 생각과 감정의 변화무쌍함을 AI가 어떻게 포착할 수 있겠는가? 석양과 바다를 바라볼 때 사람마다 머리 속에 떠오르는 것을 AI가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생명의 체험과 관련된 분야는 결국 인간이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래원: 인민넷-조문판(편집: 김홍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