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랍 뒤지기나 물건 던지기 등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 아이들 특유의 행동은 누구나 겪는 보편적 경험이다. 집안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사람들은 아이들의 행동을 제한하지만 이는 그들의 탐구욕을 억제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조용히 뒤를 따라다니며 정리하다가 결국 스스로 지쳐버리는 경우도 있다.
심리학자는 비슷한 문제에 대해 더 나은 처리방식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이의 호기심을 보호하면서도 자신을 너무 힘들게 하지 않는 방법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집이 적당히 지저분해지는 것을 허용하여 아이가 성장하면서 천천히 정리하는 법을 배우도록 하는 것이다.
한 심리학자가 자신의 경험을 공유한 적이 있다. 돌 지난 아기가 수시로 집안을 ‘란장판’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녀와 남편은 매일 끊임없이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장난감과 옷을 제자리에 가져다놓았다. 어느 날 정리할 겨를이 없어서 장난감이나 옷이 바닥에 흩어진 채로 내버려두었다고 한다.
다음날 아침, 그는 손톱깎이를 사용하고 싶었지만 아이가 어느 구석에 던졌는지 알 수 없었다. 대화가 불가능한 아이에게 물어봐도 소용없어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뜻밖에도 오후가 되자 아이가 갑자기 장난감상자에서 손톱깎이를 꺼내더니 엄마를 한번 쳐다보았다. 엄마가 말이 없자 말없이 스스로 손톱깎이를 보관했던 서랍으로 가서 그것을 밀어넣었다고 한다. 지시도 안내도 없이 아이가 자동으로 손톱깎이를 제자리에 놓은 것인데 이 작은 행동은 바로 아이 성장과정에서의 진보이다.
나중에 그녀는 이러한 행동이 점점 더 빈번해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아이는 자라면서 자발적으로 혼란스러운 환경에서 물건을 정리하고 제자리에 놓는 방법을 배웠고 그의 정리능력과 내적질서가 점차 형성되고 있었다.
우리는 아이의 정리능력이 형성되기 전까지는 자발적으로 물건을 정리하는 의식이 없다는 것을 리해해야 한다. 성장과정에서 항상 아이를 대신하여 물건을 정리한다면 아이의 질서감형성에 쉽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는 그들에게 기회를 주어 아이가 독립적으로 무언가를 하고 자신과 물건 사이의 완전한 련결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지 우리에게 자주 간섭받아서 그의 사고와 기억의 사슬이 끊기게 해서는 안된다.
만약 우리가 아이를 위해 정리하려는 충동을 참을 수 있고 아이가 스스로 천천히 시도하도록 한다면 그는 점차 안정적인 기억을 쌓게 될 것이다. 그는 무엇을 어디에 두었는지 알고 필요할 때 스스로 찾아갈 것이며 어른에게 일일이 물어볼 필요가 없게 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는 점점 더 독립적이고 자기 주견을 가지게 된다.
아이는 혼란 속 정리 능력을 천성적으로 가지고 있는바 이는 우리가 의도적으로 가르치거나 훈련시킬 필요가 없다. 자기주도적 탐구를 하다보면 ‘물건이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교육학자들은 부모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지도자가 아닌 지지자로서 아이의 성장리듬을 존중하고 충분한 신뢰공간을 주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알고 있고 혼란 속에서도 질서를 재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은 재촉이나 방해 없이 조용히 아이 곁을 지키며 그를 신뢰하고 기다려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