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철선생 탄생 100주년 특별련재—《해란강아, 말하라!》(19)
2016년 12월 13일 14:57【글자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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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극민은 아뭇 소리 없이、눈을 내려 뜨고 배상명이의 보고를 다 청취하였다。끝까지 한 구절도 빼 놓지 않고 다 들었다。몽혼하지 않고 수술 받는 사람이 메쓰의 극히 극히 세세한 움직임까지를 다 자기의 긴장한 신경으로 감각하고、그리고 아파하 듯 그는 그 말의 한 마디 한 마디에 가슴을 찔리웠다。
안 동무를 에워 싸고 떠들석 하던 사람들도 장극민의 심각한 표정에 놀라 다들 종용해 지었다。-침묵이 여름 날의 저기압이 되여 사람들의 마음을 무덥게 내려 눌렀다。
이러한 사람의 세계의 변화를 아지 못하는、그러한 변화에 무관심한 등애가 한 마리 열어 놓은 문으로 날아 들어 와서는、덤비지 않고 방안을 선회하며 단조로운 날개 소리를 내였다。
얼마얼마 만에 자기의 평상 상태를 회복한 장극민이 낮게、그러면서도 힘 있게、어느 정도 준엄한 어조로 이렇게 말하였다。
「적이 자기 동지에게 가허는 굴욕이나 포행을 보구 가만 있지 못허는 건 결쿠 나쁜 일이 아니오。아니、오히려 그건 찬양해야 헐 일이요。더구나 적의 바루 병영 앞에서 그 같은 행동을 취했단 건、그러헌 용기는 우리가 맞당히 찬양해야 헐 것이오。
「그리구 적의 무기를 탈취해 온 건、그건 나쁘게 평헐 도리가 없는 기요。그건 공로요。말헐 것두 없이 그건 공로를 세운 기요。
「그리구 적을、『자위단』눔을 제때에 쏴 넘긴 건 또 그 이상의 공로인 것이오。게다가 그 무기꺼지 걷어 왔다는 건 비난헐 도리 없이 옳은 일이요。것두 또 공로인 것이오。
「더더욱히 위기일발의 경우에 처해 있는 동지를 구출해 낸 건、건 대공로요。크게 표창 받을 대공로인 것이오。어느 걸 놓구 봐두 로 페이(배 형)는、다 옳았소。다 잘했소。다 용소!
「-난 구 위원회와 그리구 특별 위원회를 대표해서 배 동무、동무에게 감사를 드리오。심심헌 감사를 드리오!」
배상명이는 자기에게 대한、스스로 자기를 죄인이라고 자인하는 자기에게 대한、장극민의 이러한 뜻 밖의 칭찬을 감당할 재간이 없어서、그냥 앉아서 듣고 있을 수가 도저히 없어서、너무나 죄스럽고 그리고 황공하여 얼른 앉았던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였다。
아프고 맥 없는 무릎 관절에다 애 써 힘을 주며 자세를 꼳꼳이 하고 서서 그는 얼굴을 붉히였다。어찌할바를 몰랐다。몸 둘바를 몰라 하였다。
「허지만、」얼마 사이를 두었다가 장극민이 또 다시 자기의 격동을 숨기며 말을 이었다。「동지들、비록 고의는 아닐망정 적의 손에 떨궈 준 그 책임은、배 동무、져야 헌다는 걸 잊어선 안 되우。알겠소? 그 책임은 지지 않을 수 없소。표창은 표창이구、책벌은 책벌이구-이건 공사요-그러니 분명히 구별을 해야 허는 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