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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음문화칼럼68]문화의 힘을 말하다

안성호

2017년 06월 12일 15:27【글자 크게 복원 작게】【메모】【프린트】【창닫기

지구촌 시대, 다양한 문화가 활발히 교류하면서 전례 없는 문화발전의 호황기를 맞이하고있다.고립된 문화의 섬은 차츰 미약하여지고 보다 활성화된 다문화 교류가 이루어지면서 문화의 공생, 공존을 기초로 하는 초문화가 화두로 되고있다. 하지만 한편으로 세계상의 약소민족 문화들은 주류문화의 강대한 공세하에 동화와 소실의 위기에 처하여있다. 기타 문화와 공생, 공존하면서 자체의 문화를 보존, 발전시킴에 있어서 전제로 되는것은 자문화를 전승하여가는 문화의 힘이다. 그렇다면 문화가 어떻게 힘을 발휘할수 있을가?

세계 4대문명은 인류가 가장 일찍 창조한 위대한 문명들이다. 5천여년전에 탄생한 4대문명 가운데서 이라크에서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흔적조차 찾아볼수 없게 되였다. 이집트의 파라오마을에서조차 파라오의 명맥을 찾을수가 없게 되였으며 아랍어가 이집트의 통용어가 되였다. 인도에서 탄생한 불교는 13세기경에 이미 인도지역에서 자취를 감추었다가 중국에서 다시 전해져갔으며 오늘날 그렇다 할 발전을 이루지 못하고있다. 하지만 중국을 위수로 하는 동아시아지역에서 녀와(女娲)신화를 비롯하여 공자, 맹자 등 선인들의 남겨놓은 신화, 명언들이 어린이를 포함하여 사람들속에서 광범위하게 전해지고있다.

약소민족인 유태인은 2000여년동안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살아오면서 갖은 박해를 받았다.하지만 유태인들은 민족문화를 전승하여오면서 동화되지 않은 우수한 본보기로 되고있다. 유태인의 문화전승에 있어서 유태교의 역할은 널리 알려져있다.즉 문화의 전승에 있어서 종교와 결합된 유태문화의 힘이 커다란 역할을 하였던것이다.

그렇다면 중국에서 고대문명이 현재까지 유지되고 발전된 리유는 무엇일가? 흔히 고대 전쟁이 문명의 전승에 악영향을 끼쳤으며 기타 3대문명의 소실도 고대의 대규모적인 전쟁과 이로 인한 파괴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하지만 중국 또한 늘 외래 민족으로부터 오는 전쟁피해를 받아왔다. 일찍 주(周)나라시대부터 주변 민족의 군사적공격이 있었고 한나라는 늘 흉노의 공격을 받아왔다. 5대10국시기 북방의 정권은 유목민족들에 의해 장악되였다. 원, 청 시대는 소수민족에 의한 통치가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졌다. 그만큼 중국의 고대문명도 전쟁 등의 영향을 심하게 받아왔음을 설명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하문명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고대문명을 오늘날까지 전승하여오고있다. 여기에서 문명에 대하여 생산방식 등 여러가지로 분석할수 있지만 가장 주된 부분으로서 문화와 같은 의미에서 분석하여볼수 있다. 약소민족가운데서 문화전승의 본보기로 되고있는 유태인들은 송원시대까지 락양에서 유태인거리를 조성하고 민족문화를 전승하고있었지만 오늘날 락양 유태인거리에서 유태인의 모습을 찾아볼수 없게 되였다. 중국에서 활발한 무역을 진행하면서 집거지를 형성하였던 아랍인들은 중국에서 정착하면서 점차 종족화(宗族化), 현지화 과정을 거쳐 회족으로 탈바꿈하게 되였다.

이러한 현상들에서 우리는 중국문화가 지니고있는 커다란 힘을 발견할수 있다. 중국 문화는 종족(种族)이나 혈통주의에서 기인한것이 아니라 문화와 도덕을 중시하고있다. 일찍 춘추전국시기에 이미 “제하(诸夏)가 주변 민족의 례의를 쓰면 주변 민족(夷狄)이 되고 주변 민족이 제하의 례의를 쓰면 제하가 된다(诸夏用夷礼则夷之,夷狄用诸夏则诸夏之)”는 리념이 인정되였다. 유가, 도가 사상을 대표로 하는, 제자백가사상을 기초로 하는 중국문화는 중화례의로 개괄되였으며 이를 중화와 주변 민족을 구분하는 표준으로 간주하였다. 즉 중화문화에 대한 인정과 수용을 자아와 타자를 구분하는 표준으로 정함으로 하여 중화문화를 수용하는 주변 민족들은 자아로 인정, 수용하고 포용하였다. 이로 인하여 혈통과 종족에 구애되지 않은 방대한 문화공동체를 형성할수 있었다. 청나라 시기, 조선과 일본이 소중화라고 일컬을수 있었던것도 이러한 문화를 전승, 수용함으로 하여 가능하였다.

이러한 문화공동체를 전승, 발전시킴에 있어서 한자는 중요한 매개작용을 하였다. 언어, 풍속이 다른 다양한 주변 민족들을 자아로 포용함에 있어서 한자는 문화의 전승과 교류를 가능하게 한 중요한 매체였다. 한자를 통한 문화 전승과 발전은 글로벌시대에도 커다란 역할을 하고있다. 영어 외래어가 세계적인 범위에서 범람하고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어권에서 모든 외래 문화는 한자를 통한 중국화가 진행된 다음에야 류통이 가능한것이다. 자아문화의 발전과 타문화와의 공생, 공존에 한자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있는것이다.

중화문화가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특성을 지니고있음으로 하여 주변 기타 민족과의 교류, 주변 기타 민족 문화의 흡수와 융합을 촉진하였다. 오늘날 국학으로 각광을 받고있는 전통적인 경전을 문화의 핵심으로 유지함과 동시에 주변지역의 문화들을 끊임없이 받아들이고 현지화함으로써 문화의 내포를 보다 풍부화하고 발전시켜나갈수 있었던것이다. 여추우(余秋雨)는 중국문화의 발전은 전통적인 농경문화만으로는 부족한바 북위시대 선비족의 한족화 정책을 통한 유목민족기질의 흡수가 커다란 작용을 하였다고 지적하였다. 즉 유목민족의 기질을 흡수함으로 하여 농경문화의 내면적이고 보수적인 부분을 극복하고 보다 개방적이고 적극적인 문화로 탈바꿈할수 있었던것이다. 봉건시대의 전성기였던 당나라시대는 이러한 융합과 교류의 대표적인 시대였는바 호(胡)의 특색이 가장 농후하였던 시대이기도 하다.

중화례의로 대표되는 문화적핵심의 존재와 포용력, 타문화에 대한 흡수, 융합은 중화문화가 왕성한 생명력을 지니게 하였다. 이러한 문화의 힘으로 인하여 몇천년동안 주변으로부터의 끊임없는 충격과 정치적지배에도 불구하고 발전하여왔을뿐만아니라 주변 민족에게 막대한 문화적영향력을 과시하여왔다.

조선족문화는 전에 지적하였듯이 타문화에 대한 강한 흡수, 융합 능력을 지니고있다. 이로 인하여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면서 글로벌이동에 대한 강한 적응능력을 지니고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비교적 강한 문화의 힘을 확인할수 있다. 다만 필자는 조선족문화에는 일부 핵심적요소가 다소 결여되여있다고 본다. 이는 앞으로 민족지성인들이 고민하고 발굴, 보완하여야 할 사항들이기도 하다.

래원: 인민넷-조문판 (편집: 김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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