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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녀성의 사랑법

2017년 03월 28일 15:27【글자 크게 복원 작게】【메모】【프린트】【창닫기

《캐롤》, 책보다 영화를 먼저 봤다.

레트로카메라처럼 바랜 느낌의 영상속 색감은 아름다웠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극찬한 영화평속 두 녀배우의 감정선을 왜 나만 따라잡기 어려운건지 싶었다. 생계를 위해 배고하점 장난감 코너에서 무기력하게 일하던 테레즈가 자신의 딸의 크리스카스 선물을 사러 나온 캐롤에게 갑작스럽게 전에는 한번도 느껴본적 없던 사랑의 감정을 느껴 그녀에게 열렬하게 빠져드는 장면 등등.

영화 마지막에 이르러서 나는 생각했다. 테레즈의 시선으로 캐롤을 보아서는 절대 이 영화의 타이틀을 차지하고있는 녀자, 캐롤을 리해할수가 없다는것을 깨달았다. 좀 더 깊은 영화해석을 읽으려고 블로그를 검색했더니 이 영화에 원작소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였고 무작정 사들였던 책이다.

역시 원작 책은 책만이 독자들에게 가져다주는 무한한 상상력으로 인해 영화 이상의 뭔가를 끄집어낼수 있었다.

“사랑은 완전하지 않다. 언젠가 변하기 마련이고 떠나기 마련이다.”

심리학자 자크라깡은 이런 사랑의 본질을 내놓았다. 우리가 리상형을 처음 봤을대에 느끼는 명문화 되지 못하는 욕망을 굳이 언어로 표현해보자면 “내가 감정과 생각과 쾌락을 저 사람과 같이 공유하고 싶다”로 말할수 있겠다.

생각을 잠시 접어두고 책속으로 들어가본다.

한 녀자와 다른 녀자의 사랑 그리고 그 결말까지 모두 동성애를 다룬 이 책이 출판될 당시인 1940년대에는 전부 파격적이였을것이다.

완벽하게 녀성주의 책으로 읽히는게 당연하다. 캐롤을 둘러싼 인물들간의 관계를 통해 녀성은 녀성들간의 교감만으로도 삶이 완벽해질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때문이다. 서로를 배려하는 대화습관, 성적으로 충분히 매력적인 몸, 도움이 필요할때마다 서로의 손을 잡아주는 의리, 약한 상대를 향한 보살핌과 지지 이 모든것들의 온건한 교환이 녀성들의 커뮤니티안에서는 가능하다. 이 탄탄한 관계안에는 어줍짢게 남성이 기어들 틈이 없었다.

책 뒤장에 붙은 여러 언론사의 호평을 읽고 색다른 로맨스, 완벽한 사랑을 기대하고 읽은 독자 중 대다수는 이 책 캐롤이 지루하다거나 유치하다거나 답답하다고 느낄것이다. 왜 나는 이 책을 읽은 다른 사람이 느낀 그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걸가 하고 고민할 필요는 없다. 본인이 느낀 그 감정이 이 책을 읽은 다른 독자들이 느낀 그 감정일테니 말이다. 이 책은 결국 보통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이다. 처음 느낀 감정이기에 완벽하지 못하고 질척이고 유치하고 심지어 리기적인 테레즈는 캐롤을 열망하고 환상하는 힘이 너무 커서 자신도 주변 사람도 돌아보지 못하고 캐롤과 리처드의 말대로 계속 어린애처럼 군다. 그리고 어느 순간 이 모습은 절정으로 치달으면서 책은 더욱 큰 울림을 독자들에게 선사한다.

저자 패트리샤 하이스미스는 백화점에서 잠시 아르바이트를 할때 만났던 녀자를 토대로 주인공 캐롤을 그려냈다. 그녀는 자신에게 레즈비언 작가라는 오명이 붙을것을 념려해 1952년 가명으로 이 작품을 발표했는데 당시 동성애 작품속 주인공들이 해피엔딩을 맞이하는 일이 없었기때문에 생각 이상의 주목과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래원: 연변일보 (편집: 임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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