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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연극 《망각된 인간들》(1)

제2차 중국소수민족제재 연극작품 은질상, 제2차 연변 "진달래상" 우수창작상

2011년 11월 09일 15:32【글자 크게 복원 작게】【메모】【프린트】【창닫기

나오는 사람들

순금: 40살 미만, 정신병원 간호장

정식: 40살 미만, 정신병원 의사

학철: 40살 미만, 정신병원 보이라공

금녀: 40살 미만, 정식의 처

흥수: 45살 좌우, 순금의 남편

해란: 22살, 정신병원 간호원

애자: 30살, 흥수의 정부

향옥: 36살 좌우, 정신병환자

홍심: 36살 좌우, 정신병환자

옥희: 25살 좌우, 정신병환자

숙녀: 40살 좌우, 정신병환자

‘지원군’(간칭): 정신병환자 남

‘상고머리’(간칭): 정신병환자 남

‘공가네 둘째’(간칭): 정신병환자 남

‘아리빠빠’(간칭): 정신병환자 남

그 외 간호원, 환자 가족 약간 명과 처녀 총각, 젊은 부부 각기 한 쌍. 그리고 시장, 원장 등이 있다.

제1막

무대는 정신병원 남자병동 복도(중간 막 앞).

(미치광이들의 웃음소리, 울음소리, 고함소리, 노랫소리 어지럽게 울리는 속에서 막이 열린다. 중간 막 중간엔 ‘정신병원 2호 병동’이라고 씌어있는 패쪽이 걸려있다. 손에 밥통을 든 남자 환자 몇이 각기 제 나름대로 막 앞에서 거닐고 있다.)

(순금이와 해란이가 무대 아래로부터 올라온다. 해란이는 위생복을 입지 않았다.)

순금: 해란인 오늘 저녁 첨 직일을 서지?

해란: 네.

순금: 첨이면 무서운 생각이 들 거요.

해란: 사실 전 저 소리만 들어도 등골이 오싹해나요.

순금: 차차 습관이 될 거요.

(이때 ‘지원군’(늙은이)이 순금이네를 발견하고 인차 손에 든 밥통을 머리에 쓰고 뛰어온다.)

‘지원군’: (차렷 자세로 거수경례를 붙이며) 보고! 지원군 20군 8사 13연대 7소대는 이미 밥을 먹고 전투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보고자 7소대장 박근식!

순금: (아주 정색해서 경례를 받으며) 쉬엿! 식사를 했으면 제자리로 돌아가 잠을 잘 것!

‘지원군’: 넷. (차렷 자세)

순금: 쉬엿! (밥통을 가리키며) 그 철갑모를 벗으시오.

‘지원군’: 네. 명령에 복종하겠습니다.

순금: 뒤로 돌앗. 자기 방으로 갓!

(‘지원군’ 「지원군 전가」를 부르며 구보로 퇴장.)

해란: 야, 막 군대놀음을 노는 것 같아요. 호호호……

순금: 어쩌겠소, 저분처럼 전쟁 때 기분에 사는 환자한테는 군대식으로 명령해야 말을 듣는다오. 해란이도 위생학교에서 󰡔정신병학󰡕을 배웠겠지?

해란: 네.

순금: 󰡔정신병학󰡕에도 환자의 사유는 그가 병에 걸린 그 순간에 머물러있다고 하지 않았소. 하길래 정신병환자의 사유범위는 고정된 역사의 한순간이란 말도 있지 않소.

(이때 ‘아리빠빠’(젊은이)가 해란에게 눈짓을 보내며 다가온다.)

해란: 아이참, 저 환자가 왜 저러나요?
순금: 해란이가 처녀니까 그러지.

(‘아리빠빠’ 해란의 주위를 빙빙 돌면서 노래한다.

에헹에헤야 어얼싸 네로구나

얌전한 처녀가 에루와 나는 좋더라

……)

순금: 이 환자는 실련을 당한 후 병에 걸렸는데 처녀만 보면 「뽕타령」을 뽑으며 치근거린다오.
해란: 청춘형 환자군요.
순금: 맞았소. (환자에게) 여긴 뽕따는 처녀가 없으니 방으로 돌아가시오.
‘아리빠빠’: (순금의 등 뒤에 선 해란을 가리키며) 저기 있지 않습니까? 내 방금 저 동무와 같이 뽕밭에서 입이랑 맞췄습니다.

해란: 어마나!……

순금: (정색해서) 오, 그랬구만. 입까지 맞췄으니 인젠 방으로 돌아가 달콤하게 꿈이나 꾸시오.

‘아리빠빠’: 꿈에 저 동무가 오겠답니까?

순금: 가지 않구.

‘아리빠빠’: 그럼 내 인차 가서 자겠습니다. (해란에게) 좀 있다 인차 오오. (휘파람 불며 퇴장.)

해란: 기막히군요.

(이때 ‘공가네 둘째’(중년)가 바삐 뛰어온다.)

‘공가네 둘째’: (순금에게) 선생님, 공가네 둘째 놈이 아직도 살아 있다는 게 정말입니까?
순금: 누가 그럽디까?

‘공가네 둘째’: 내 아까 침대 밑에 붙여놓은 신문을 보니 계속 비판하라고 했습디다.

순금: 그건 낡은 신문입니다. 공가네 둘째 놈은 이미 죽었습니다.

‘공가네 둘째’: 그러문 그렀겠지. 내 언녕 면도칼로 공가네 둘째 놈을 베어버렸는데……

순금: 그러니 안심하고 방에 돌아가 쉬세요.

‘공가네 둘째’: 네. (퇴장)

해란: 공가네 둘째 놈이란 누군가요?

순금: 공자를 말한다오.

해란: 우리나라 고대의 위대한 교육가 공자 말인가요?

순금: 맞았소. 한때 공자를 비판하는 운동을 벌일 때 저 환자는 병에 걸렸는데 자꾸만 공자 때문에 병에 걸렸다고 고민하더니 하루는 글쎄 어디서 면도칼을 얻어가지고 자기의 고환을 베 냈단 말이오.

해란: 아이, 끔찍해라. 왜 그런 짓을 했을까요?

순금: 그때 사회상에서 공자를 공가네 둘째 놈이라고 비판하니 저 환자 생각엔 아마도 자기 생식기에 있는 고환도 역시 두 개니 그것이 바로 공가네 둘째 놈이겠다 해서 면도칼로 썩둑 베어버렸다오.
해란: 정말 어처구니없군요.

순금: 그런 어처구니없는 일은 여기선 부지기수라오.

( 이때 무대 안에서 떠들썩한 소리가 나더니 ‘상고머리’가 아까 「뽕타령」을 부르던 ‘아리빠빠’의 멱살을 거머쥐고 나온다. 그 뒤로 ‘지원군’이 나온다.)


‘상고머리’: (‘아리빠빠’에게) 이자식아, 또 그따위 노래를 불러봐라.

순금: 어서 손을 떼세요. 대체 웬 일이세요?

‘상고머리’: 글쎄 이놈이 내가 어록노래를 부르니 그게 어디 노랜가 하면서 “아리빠빠, 아리빠빠” 하지 않겠습니까.

‘지원군’: 어디 노래만 불렀습니까. (궁둥이를 휘저으며) 요렇게 궁둥이 짓까지 하지 않겠습니까. 조선전쟁 때 보니 미국놈들이 계집년들과 같이 요런 춤을 춥디다. 오늘 내 손에 총이 있었으면 그저 뚜루룩 해놨겠는데……

‘상고머리’: 오늘 이놈에게 개패를 메워가지고 투쟁해야 하겠습니다. (그러곤 연속 문화대혁명 때 부르던 구호를 외친다.)

‘아리빠빠’: 야, 이 머저리 같은 게, 이게 어느 때라고 그런 구호를 부르니?

‘상고머리’: 뭐라구? (주먹을 쳐든다.)

‘아리빠빠’: 그래 하겠니? (무술동작을 쓰며) 봐라, 훠왠쟈다, 훠왠쟈!

순금: 모두 그만들 하세요. 어서 자기 병실로 돌아가세요. (큰소리로) 어서 썩 돌아가지 못하겠어요? (‘아리빠빠’에게) 자, 먼저 나와 함께 병실로 가자요. (둘이 퇴장.)


‘상고머리’ (한참이나 해란이를 뜯어보다가) 엉? 아직도 머리채가 있구나. (해란이를 무섭게 노려보며 다가간다.)


해란: (뒷걸음치며) 아니, 왜 이러나요?

‘상고머리’: 남은 다 혁명머리를 했는데 아직도 쌍태머리를 하고 다녀? 썩둑 베 버려야지!

해란: 어마나!……

(‘상고머리’ 와락 달려들어 해란의 머리채를 움켜쥔다.)

해란: 사람 살려요!

‘지원군’: (손가락으로 ‘상고머리’ 옆구리를 쿡 지르며) 꼼짝 말앗! 움직이면 쏜다!

‘상고머리’: 이제 보니 영감은 보수파구만.

‘지원군’: 보수파는 무슨 개떡 같은 보수파? 난 지원군 전사다. 잔말 말고 여자한테서 손을 뗏! 어서!

(‘상고머리’ 해란의 머리채를 감아쥔 손을 푼다.)

‘지원군’: 뒤를 돌아보면 쏜다. 앞으로 걸엇!

순금: (나오며) 어찌된 일이에요?

‘지원군’: 방금 이놈이 저 처녀를 겁탈하려는 것을 내가 체포했습니다. 보십시오. 요런 손가락 권총만 가지고 조선전쟁 때 처녀를 겁탈하는 미국놈을 한 놈 잡았댔습니다.

‘상고머리’: 무산계급혁명파를 무함하면 좋은 끝장이 없다!

순금: (‘지원군’에게) 인젠 됐어요. 이 포로는 저한테 맡기고 방으로 돌아가세요.

‘지원군’: 넷! (퇴장)

순금: (‘상고머리’에게) 최고지시!

‘상고머리’: 넷. 최고지시!

순금: “무산계급혁명파 내부엔 근본적인 이해충돌이 없다.” 그러니 동문 무단적 투쟁을 하지 말고 돌아가시오.

‘상고머리’: 넷, 그런데 저 여잔 아직도 쌍태머리를 기르고 있습니다.
순금: 그건 나한테 맡기고 돌아가시오.

‘상고머리’: 넷. (퇴장)

해란: 야, 난 막 극을 보는 것 같아요.

순금: 저런 환자들과는 가끔 극을 놀아야 한다오. 방금 놀랐지?

해란: 간이 뚝 떨어지는 것 같더군요.

순금: 해란인 왜 위생복을 입지 않았소?

해란: 직일실에 두었어요.

순금: 가방에 가지고 다니다가 병동에 들어설 때면 입어야 하오. 환자들은 흰 위생복을 입은 사람을 무서워하오. 그건 그렇고, 해란인 직일을 서보지 못했으니 오늘은 여자병동 직일이나 서오. 오늘 밤 내 동무해 주지. 자, 가기요. (퇴장)

(중간막이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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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원: 인민넷 (편집: 김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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