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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30년대 문학비평을 통해 본 리기영의 문학관

김춘선(중앙민족대학 교수)

2011년 04월 19일 16:10【글자 크게 복원 작게】【메모】【프린트】【창닫기

[론문요지]


리기영은 20세기 조선문단에서 리얼리즘문학을 적극적으로 추진시킨 중견중의 한 사람이다. 30년대에 발표한 리기영의 문학비평은 많지는 않지만 리기영 문학관의 뚜렷한 특징을 보여주는것으로서 조선현대문학사상사의 내용을 풍부히 하는데 일정한 역할을 했으며 그의 창작실천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된다. 그 기본특징은 무산대중의 해방을 위한 공리주의적인 목표, 문학창작에서의 리성적인식과 리성적판단의 작용에 대한 중시, 원칙적이면서도 부단히 발전하고 풍부화된 문학관 등으로 귀납할수 있다.

핵심어: 리기영, 리얼리즘문학관, 공리주의적목적, 리성화


20세기에 리얼리즘문학은 조선문단에서 성세호대한 운동을 불러일으켰을뿐만아니라 조선혁명의 진행과정과 현대문학발전에 따라 새로운 기능을 부단히 용해시킴으로써 각종 문학류파와의 경쟁에서 현대문학의 주류를 형성하였다. 리기영은 바로 이러한 문학운동에서 리얼리즘문학을 적극적으로 추진시킨 중견중의 한 사람이다.

사실 리기영은 조선현대문학사상에서 탁월한 리얼리즘작가로는 공인받을수 있으나 탁월한 문학비평가라고 할것까지는 못된다. 그러나 리기영의 많지 않은 문학비평은 확실히 조선현대문학사상사의 내용을 풍부히 하는데 일정한 역할을 했다고 할수 있으며 그의 뛰여난 문학창작에 있어서 그의 리얼리즘문학관은 커다란 역할을 했다고 할수 있다. 하다면 리기영의 문학관에 대한 연구를 통해 조선의 리얼리즘문학사상발전력사의 어떤 본질과 정신을 투시할수 있을것이며 그의 문학작품을 연구함에 있어서도 심도있게 접근할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점에서 본 연구는 의미있는 작업이라고 생각된다. 이 글에서는 리기영에 대한 선행연구성과를 참고하면서 20세기 30년대 리기영의 문학비평들에서 그의 문학관이 어떤 특징을 보여주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1.무산대중의 해방을 위한 공리주의적인 목표


문학과 현실의 관계는 어떤것인가? 이 문제에 대한 대답이 다름에 따라 서로 다른 각종 문학류파와 창작방법으로 구분된다. 식민지하의 치렬한 사회모순, 조선혁명과 프로레타리아문학의 전투과업의 절박함으로 하여 리기영은 추상적이며 체계적인 리론적연구와 리론적서술을 할 여유가 별로 없었던것 같다.

지난 시절에 내가 방랑을 돌아다닐 때 고향을 비롯하여 남조선 도처에서 보고 들은 것은 정말 암흑 뿐이었다. 도시와 농촌이나 광산, 어촌 할 것 없이 어디서나 근로인민들은 일제 놈들의 채찍 밑에서 온갖 박해와 민족적 멸시를 당하였다. 로동자, 농민들은 기아 임금과 고률의 소작료로 가혹한 착취를 당하고 있었다.

나는 이러한 참상을 가는 곳마다 목격하였으며 때로는 나 자신이 로동판에서 직접 겪어보기도 하였다. 그럴 때마다 나는 가난한 설음과 망국 노예의 이중적 원한을 뼈 속에 사무치도록 느끼었다. (중략)

나는 인간의 이 비참한 사실을 세상에 널리 알려서 만천하 독자에게 호소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었다. 그것은 문명개화되었다는 이 시대에도 이런 일이 있다는 것과 인간 사회에 있어서는 아니될 죄행과 악착한 현실을 폭로 규탄하고 싶은 생각에서였다. 나는 이것들을 념두에 두고 《암흑》이란 장편소설을 쓰기 시작하였다.

위의 인용문에서 보다시피 리기영이 처음으로 문학창작을 하게 된것은 《문명개화되었다는 시대》에 도처에서 저질러지고있는 인간사회에 있어서는 안되는 죄행과 악착한 현실을 폭로규탄하고싶은 마음에서였다. 여기에서는 현실의 죄악과 불합리를 세상사람들에게 인식시킴으로써 그러한 암흑한 사회를 개변시키려는 소년의기를 보여준다. 그후 리기영은 1925년에 《카프》에 가맹하였으며 1927년 《카프》의 재편성과 맑스주의적 신강령채택에서 조명희 등과 함께 핵심적인 역학을 하게 되는데 이때로부터 그의 문학활동은 자연히 무엇보다도 문학의 사회개혁의 역할에 치중하게 된다. 리기영의 이러한 주장과 립장은 《집단의식을 강조한 문학》이란 글에서 잘 나타난다. 《조선사람—그중에서도 무산대중—의 요구하는 문학은 일언으로서 간단히 말하자면 물론 <프로문학>이다. <프로문학>은 계급문학이다. 따라서 무산계급운동의 일부분으로서의 일익적임무를 담당함으로써만 그의 명칭에 상용하는바 그것은 사상투쟁의 무기로서의 무산계급운동전선에 참가해야 하는것은 물론이다.》 그는 또 《문예시평》에서 《본래의 진정한 예술—문학은 오직 인간생활을 위하여, 인간생활의 문학적 향상을 위하여서만, 다시 말하면 공리적 견지에서만 존재 필요가 있지 않은가 , 공리적 견지를 떠나서는 예술도 아무 것도 없다.》 고 말하고있다. 《사회주의적 사실주의는 결코 예술의 전당을 초계급적으로 꾸미자는 것이 아니다. 도리여 그것은 각자 특수한 환경을 따라서 혁명적으로 프로문학을 재건하지 않으면 안 될 줄 안다》《예술에 있어서 형식과 내용을 분리하려는 것이 오유인 것과 마찬가지로, 예술성과 당파성을 분리하거나 소외하는 것도 오유가 아니면 안 되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나는 이데올로기와 리얼리즘은 병립할 줄 안다》 총적으로 리기영의 문학리론과 창작실천은 공리주의문학론에 철저하게 서있는바 초공리주의(超功利主义)예술관은 시종 그가 격렬하게 비판하는 목표로 된다. 불합리한 사회현실을 외면하는 작가들에 대해 그는 《그가 참으로 진정한 예술가라면 이 불의를 규탄하고 감연히 진리의 사도가 되기를 주저치 않을것이다.》 라고 말한다. 이러한 문학활동의 목적성은 그의 문학비평과 문학창작에서 기치 선명하게 드러난다. 문학을 통해 시대와 인생의 객관적 진실성을 반영하며 피해받는 민중과 무산계급의 해방사업을 위해 봉사하는 공리주의적목적은 리기영문학의 목표이며 시종 견지한 원칙으로서 리기영 리얼리즘문학관의 기본 특징중의 하나이다. 문학의 객관적진실성과 사회적공리주의는 리기영의 문학사상에서 서로 배척하는것이 아니라 서로 침투되며 갈라놓을수 없는것으로 되고있다.

우선, 리기영은 문학의 객관적진실성의 중요한 내용, 즉 문학은 사회현실과 시대를 반영한다는 광활성(广阔性)의 각도로부터 문학인은 개인적감정에 빠져들것이 아니라 시대를 정시하고 특히 농촌과 도시의 광범한 로농대중 즉 무산계급의 생활을 주목해야함을 론증하였다.

돌이켜 생각해볼 때 현대 사회에 있어서 이 빈부 문제-즉 로자문제-보다 가장 광범하고 가장 심각하고 가장 절박한 더 큰 문제가 무엇이냐?(중략)그러나 현실에서는 빈부 문제가 거의 전 사회문제를 포함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략)하물며 현대의 로자 문제에 있어서는 다른 대소(大小)문제가 거기에 하나도 관련되지 않는 것이 거의 없다할 수 있고, 따라서 이 로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그 밖에 모든 문제도 결국 해결될 수 없는 련쇄 관계에 놓여 있지 않은가.

《진실한 문학은 그 시대의 생활을 반영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리기영이 시대를 반영함게 있어서 대대수인 즉 인민대중의 생활과 관련되는 사회생활에 특별히 주목할것을 거듭 강조한것은 20-30년대 조선에 있어서 빈부 문제가 거의 전 사회문제를 포함하고있는 가장 광범하고 가장 절박하며 가장 중대한 문제이고 또한 빈부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그 밖의 모든 문제도 결국은 해결될수 없는 련쇄관계에 놓여있다고 보았기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인식으로부터 그는《〈적막한 예원〉의 일절을 읽고》에서 《빈부문제는 한 소국부의 문제에 지나지 못한다》고 하면서 《그보다 더 큰 인생문제》를 내세워 계급문학을 거부한 김동인의 문학주장을 《인간을 위한 예술》이 아니라 《예술을 위한 인간》을 의미하는 《예술적 유희》로 통렬히 비판하였다.

리기영의 문학관에서의 《진실》은 《총체성》과 밀접하게 관련된다. 그는 진실한 문학은 그 시대의 생활을 반영하여야 한다고 보았으며 《문학은 광범한 현실에 시야를 》둔다고 보았다. 그가 빈부문제에 특별히 주목하는것도 빈부문제가 가장 광범한 사회문제를 포함하고있기때문이다. 남녀평등, 녀성해방뿐만 아니라 민족문제, 사상문제, 내지는 정치학술문제도 무엇이든지 직접 간접으로 빈부문제에 관련되지 않는것이 없다고 보기때문이다. 리기영은 무산계급 로농대중의 생활을 반영하는것을 문학이 시대를 진실하게 반영하였는가 하지 않았는가 하는 높이에까지 올려놓고있다. 이는 리기영의 문학관에는 사회주의 인소(因素)가 존재함을 말한다. 리기영의 이러한 사상은 문학제재의 광도(广度)를 확대함과 전형성의 심각성을 확보함에 있어서 프로문학의 발전에 중요한 추동적역할을 했다고 할수 있다. 이로 볼 때 리기영의 빈부문제에 대한 주목은 문학제재의 광도(广度)와도 밀접히 관련되는 요구이다. 《소설은 소설적 내용을 구비해야 함은 물론이요 형상을 통하여 구체화하지 않으면 아니 된다》 그는 내용이 없는 형식만을 추구하는 문학을 반대했을 뿐만 아니라 《타락한 신변잡사이거나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추잡한 련애 갈등의 치정관계를 묘사》하는 문학에 대해 격렬한 비판을 가하였다. 따라서 리기영은 문학창작에서 시종 자신의 문학주장을 관철시켜 빈부문제를 많이 다루고있을뿐만 아니라 빈부문제와 관련되는 녀성해방문제, 남녀평등문제, 조혼문제, 문맹문제 등 많은 사회적문제를 다루고있다.

리기영의 문학의 객관적진실성을 주장하는 사상은 결국은 문학의 사회적 공리주의적목적에로 귀결된다. 리기영이 그토록 주제의 적극성이 없는, 예술형식만을 추구하는 예술지상주의를 비판하는것은 그러한 문학이 《기아 선상에서 한쪼각 〈빵〉을 얻기 위하여 생활난을 부르짖으며 악전고투하는 절박하고 긴장된 현실을 부정하는 역할을 하기때문이며 그들의 행위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간에, 그 결과에 있어서는 동일한 반동적 역할로서 지배계급을 위하여 충실히 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개인적 진실은 객관적 진실을 의미하지는 못한다. 개인적 진실과 객관적 진실이 서로 모순되지 않는 진실이라야만 오직 그것이 시대적 진리를 포함할 수 있지 않을가?》 리기영의 문학관념에서 현실을 객관적으로 진실하게 보여주는것은 사회적 공리주의적 목적을 달성함에 있어서 반드시 거쳐야 할 교량(桥梁)이다. 바로 이와 같은 인식으로부터 그는 작가의 생활체험을 특별히 중시하고 강조하였다. 《문학은 광범한 현실에 시야를 두지 않는가. 높은 산우에 올라 갈수록 땅밑을 널리 내려다 볼 수 있듯이 작가의 생활경험이 풍부하면 할수록 그의 문학적 시야도 넓어질 것이다. 작가와 생활은 분리할 수 없다. (중략)현실은 위대한 교재이다. 그것을 똑바로 보는 눈을 가지고 그것을 예술적으로 파들어 가면 그만이다.》 그는 직접 자기가 체험한 농촌현실을 생생하게 그린 시골문학도들의 처녀작을 례들어, 고리끼의 문학관념을 례들어 작가들의 생활체험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숄로호브가 농촌에 내려가 실지조사를 함으로써 장편소설《개간된 처녀지》를 창작한 실례를 들어 작가들의 현실체험과 현실에 대한 참다운 관찰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그뿐 아니라 그는 자신의 실제 창작에서 이러한 문학관을 실천하고있다. 리기영의 《고향》,《봄》을 비롯하여 수많은 작품들의 대부분의 제재들이 그의 원체험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로도 그가 문학창작에서 작가의 생활체험과 진실성을 얼마나 중요시했는가를 알수 있다. 리기영은 또한 문학의 공리주의목적으로부터 문학의 대중화를 주장했다. 《우리들 문학의 새로운 양식문제는 대중획득에 목표를 두고 해야 되지 않을가 한다. (중략)문학의 대중화문제는 소위 대중 문학을 전제하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중략)진정한 의미로서의 프로문학이로되 그것이 대중적으로 독자를 획득해야 하겠다는 것이다. (중략)더구나 문화의 정도가 얕고 전 인구중에 문맹이 다대수를 차지한 이 땅에서는 그럴수록 대중적이여야 할 것 아닌가? 뿐만 아니라 위대한 작품일수록 대중적이라는 말이 있다. 》 리기영이 문학의 대중화를 주장한 것은 당시 조선사람들의 대다수가 문맹이며, 프로문학인 이상 대중을 획득해야 한다는 인식으로부터 출발한 것이였다. 이러한 인식으로부터 그는 프로문학이 대중생활에 접근할것을 주장했고 문학적용어에 있어서도 소박한 그들의 일상용어를 간결하게 쓰며 묘사에 있어서도 직설적으로 간명하게 쓸것을 주장했다. 이상에서 볼수 있는바와 같이 리기영의 공리주의문학관은 당대 조선현실에 대한 심각한 인식으로부터 온 것임을 알수 있다.

2. 문학창작에서의 리성적인식과 리성적판단의 작용에 대한 중시


30년대에 리기영은 예술지상주의를 반대하고 문학의 객관적진실성을 강조하기 위해 문학창작에서 개인적진실과 객관적진실의 통일을 주장했다.  《개인적 진실과 객관적 진실이 서로 모순되지 않는 진실이라야만 오직 그것이 시대적 진리를 포함할 수 있지 않을가?》 리기영에게 있어서 문학적진실이란 어느 한 개인의 우연한 체험이나 일시적충동의 정감이 아니라 시대적진리를 포함하며 객관적진실과 모순되지 않는 진실이라야 한다. 이와 같이 생활적진실을 가지고 완전한 문학적진실을 체득하기 위해서는 세계관과 창작기술이 병행해야 한다고 본다. 《왜 그러냐 하면 아무리 훌륭한 작가적 수완을 가졌더라도 그의 생활과 인생관 세계관이 위선적인 진부한 관념의 소유자라면 우리가 기대하는 위대한 문학은 창조하지 못할 것이다. 진실한 문학은 그 시대의 생활을 반영하여야 되는데 그것—과학적 세계관 우에 수립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 리기영은 이처럼 진실한 문학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작가가 과학적세계관을 수립해야 함을 강조한다. 뿐만 아니라 그는 문학가들이 《신진사대적 사회의 동향》 에 주목할것을 요구했으며 문학가들이 《시대의 량심을 갖고 과학적 세계관》에 눈뜨고 《동일한 인간으로서 어찌하여 빈부의 차가 오늘과 같이 현격한가를 연구해 볼 것》을 주장하였다. 여기에서 주목할것은 리기영은 작가들이 현실을 묘사함에 있어서 피상적인 느낌이나 인상에 의거할것이 아니라 《연구》를 거쳐 형상화할것을 주장하고있는것이다. 이러한 문학관은 마음이 내키는대로 따라가거나 혹은 령감(灵感)의 지배를 받는 문학관과는 뚜렷이 구별된다. 그는 또 숄로호브가 농촌에 대한 실지 조사를 거쳐 장편소설을 창작한 실례를 들어 현실을 《똑바로 보는 눈을》가질것을 강조했다. 리기영의 리론적견해와 그의 창작실천을 살펴보면 시대적진리를 포함해야 한다거나, 과학적세계관을 토대로 시대생활을 반영해야 한다거나 현실을 연구해야 한다거나 현실을 똑바로 보는 눈을 가져야 한다는 등은 기본적으로 리성적인식의 범주에 속한다고 할수 있다. 이로부터 문학창작에서의 리성적인식과 리성적판단의 작용에 대한 중시는 리기영 리얼리즘 문학관의 다른 한 기본특징이라고 할수 있다.

리기영의 리얼리즘문학관에는 명확한 리성화특징이 드러난다. 무엇보다도 과학적세계관을 토대로 사회현실을 분석하고 연구함으로써 시대적진리를 인식할것을 요구한다. 여기에서의 과학적세계관은 물론 주로는 맑스주의를 가리키는것이다. 리기영은 맑스주의세계관을 토대로 사회적 인간들의 복잡한 관계와 모순, 사회의 동향을 정확하게 장악하는것을 위대한 문학작품을 창작할수 있는 선차적 전제로 본다.

명확한 리성화특징이 창작사유과정에 구현될 때 그것은 자각성을 띠게 된다. 이러한 창작사유의 자각성은 제재선택의 명확한 목적성과 주제사상의 명백함에서 나타날뿐만 아니라 예술기법의 선택과 다룸에 있어서도 나타난다. 리기영은 《우발적인 심리를 경묘한 필치로 그저 묘사》하는, 주제나 구성보다도 문장과 문구에 생명을 두는 문학을 찬성하지 않았다. 리기영이 리얼리즘소설을 즐겨 창작한데는 그 자신의 예술적자질과도 관련되겠지만 불합리한 현실을 진실하게 보여줄수 있고 또 사회현실에 대한 연구에서 체득한 진리를 문학적진실로 형상화함에 있어서 《적어도 이데올로기는 레알리즘이래야 충분히 현실적으로 구체적으로 표상될》수 있다고 보았기때문이다. 리기영의 소설들은 제재선택에서 목적이 명확하며 주제도 명백하다. 실례로 주지하는바와 같이 리기영의 장편소설《고향》은 일제의 략탈과 지주들의 착취밑에 있는 조선 농촌의 현실을 반영하려는것이 목적이였고 로농련맹사상을 보여주고 운동의 새로운 형식에 적응되는 신형의 지식인형상을 창조하는것을 과제로 하였다. 《고향》의 주제와 주인공형상은 작가의 머리속에서 오랜 시간 고려되고 계획된것이였다. 작가는 소설에서 일본에 류학갔다 5년만에 귀향한 김희준의 눈에 비친 읍내의 변화라는 표면적현상을 뚫고 근대화의 발전이라는 명목하에 식민지자본주의화 되여가고있는 본질을 제시하였다. 원터마을을 중심으로 한 농촌에 대한 묘사 역시 당대 조선농촌현실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토대로 하고있다. 리기영은 1933년 10월 25일에 발표한 《문예적 시감 수제》에서 문학에서의 《넌쎈스》를 비판하면서 로농대중이 직면한 절박한 현실을 다음과 같이 피력한바 있다.

그전에는 수 三0호 농촌이라면 빈촌이라도 중농(자작농)이 몇 호씩 되고 소작농이라도 소(牛)바리를 두고 《광작》을 하는 작인이 있었다. 그런데 필자가 가 본 곳의 그전의 자작농은 모두 소작농으로 몰락하고 소작농은 다시 빈농으로-《머슴》으로-일고(日雇) 농업 로동자로 류리하였다. (중략)

중농의 토지는 척도(尺土)도 없이 대지주에게로 겸병(兼并)되였다. 산간산답(山间山沓) 이 이럴적에야 큰 들의 농장(农庄) 지대야 더 말할 것도 없을 것 같다. 그들은 모두 어깨가 휘도록 부채(负债)에 신음하고 소위 춘궁 칠궁은 물론 과동할 량식을 가진 집이 별로 없었다.

《고향》에서 일제의 침략에 의한 근대화발전은 도리여 원터마을 농민들의 궁핍을 심화하게 된다. 농민들은 공사가 이루어질 때마다 품팔이하는것이 고작이였다. 일제의 침략과 략탈로 하여 십년전에는 자작농이였던 원칠이네는 소작농으로 전락하고 조부세대에는 큰 객주영업을 했었고 땅마지기나 가지고있었던 김희준네도 소작농으로 전락한다. 읍내부근의 돈있는 사람들의 땅이 일본인의 《동척》과 《불이농장》의 땅이 됨으로써 이전의 소작농들은 소작권을 빼앗기게 된다. 살길이 없는 소작농들은 혹은 일본으로 일하러 가거나 혹은 중국 만주로 이민을 간다. 이처럼 《고향》에서의 원터마을 농민들의 몰락과정은 1930년대초 조선 농민들 삶의 본질로서 농촌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분석, 연구를 통해 얻은 객관적 진실이였고 이러한 현실을 통해 작가는 식민지자본주의적인 재편의과정에 갈수록 궁핍해지는 조선농촌경제의 파산을 총체적으로 반영하고있다.

리기영의 문학사상 및 창작실천에서 나타나는 리성화색채는 리기영 자신의 비교적 높은 사회과학리론수준이라든가 그의 적지 않은 창작양식이 중장편소설이라든가 또는 그가 리성적 심리자질에 치우친다든가 등 작가 개인의 경험 및 창작습관 등의 요소들과 관련된다고 할수 있을것이다. 그러나 그중의 작가가 생활을 인식하고 생활을 표현함에 있어서의 과학적세계관의 중요한 작용을 중시하는 이 점은 리기영의 문학관이 과거 리얼리즘문학관과 구별되는 점이라 할수 있다. 과거 시대의 리얼리즘 문학가들의 사회생활에 대한 일부 본질적 인식과 반영은 흔히는 생활에 대한, 그리고 리얼리즘예술에 대한 충실성에 의해 결정되였다. 실례로 발자크가 봉황당당원임에도 불구하고 봉건계급의 필연적몰락과 자산계급의 상승의 력사적추세를 보여줄수 있었던것은 그가 생활에 충실하고 리얼리즘예술에 충실한데로부터 달성한 성과였으며 고골리가 《죽은 넋》제1부에서 로씨야 전제농노제도의 반동성과 몰락상을 그처럼 진실하게 보여줄수 있었던것은 그가 생활과 리얼리즘예술에 충실했기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이 과학적세계관을 갖추지 못했기때문에 그들의 리성적인 측면이 창작에서 작용했을 때 그들의 창작에는 또한 현실에 대한 외곡도 나타났던것이다. 그러므로 맑스주의과학적세계관과 방법론이 사회력사적분야에 광범히 응용되고 또 무산계급의 해방이 력사적과제로 제기되였던 1930년대에 있어서 심각한 사상성과 시대적진리를 표현할것을 제기한것은 그 시대의 요구였으며 필연적인것이였다고 할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리기영의 리얼리즘문학관에서의 명확한 리성화특징은 력사적의의와 가치를 가진다고 할수 있다.

리기영은 또한 작가의 생활에 대한 인식이나 발견이 작품에서 직접 리성적인 형태로 나타나서는 안된다고 보았다. 그는 작품을 《선전문이나 삐라처럼》 만들거나 《강령의 해석처럼》만드는것을 견결히 반대하였다. 그는 문학창작에서 사상성과 예술성을 똑같이 중시하였으며 량자의 결합을 주장했다. 그의 견해에 의하면 《진실한 문학은 그 시대의 생활을 반영하여야》되는데 문학창작에서 《세계관은 예술적 내용(계급적)을, 창작방법은 예술적 기교를 표현한다 할 수 있》 기때문에 형식과 내용을 분리할수 없는것과 같이 세계관과 예술창작방법도 분리할수 없다고 보았다. 이러한 문학사상은 리기영의 창작실천에서 본다면 초기 이데올리기(리성적인것)에 치우치던데로부터 점차 내용과 형식을 조화롭게 결합시키는데로 나아가는 발전과정을 보여준다. 실례로 특히 리기영의 초기 소설들에서 등장하는 작가의 관념을 대변하는 지식인의 형상과 그들의 생경한 설교는 문학창작에서 정확한 사상과 명확한 리성적 통제에로 기울어진 결과 빚어낸 페단이라고 할수 있다.

3. 원칙적이면서도 부단히 발전한 문학관


20세기 20,30년대에 사회사상조류와 함께 각종 문예사조도 조선에 밀려들어오게 되는데 각양각색의 문예주장 앞에서 리기영은 아주 심중한 태도를 취하였다. 일례로 30년대 초반에 사회주의적 리얼리즘이 전파되였을 때 리기영은 《이는 침체한 문학 운동의 현 계단에 있어서 한개의 훌륭한 청신제라고 할 수 있다》고 긍정하고 작가적 립장에서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수용을 환영하였으나 그것을 무조건 받아들이는것을 반대하고 《광활한 문학적 시야에서 당면한 실천적 과제로 충분히 연구되여야 할 것》으로 신중하게 수용할것을 주장하였다. 왜냐하면 조선은 《특수 사정에 처》해 있기때문이며 《무릇 어느 리론이든지 그것이 새로 제창될 때는 자기의 립장에서 충분히 토의한 연후에 그를 정당히 적용함에 있어서만 효과를 나타낼 수 있》기때문이다 . 새로운 문학사조와 창작방법을 수용함에 있어서 리기영이 지키는 기준은 특수 환경에 처한 조선 프로문학이 《위대한 문학》건설에 있어서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이였다. 이로 볼 때 리기영이 리얼리즘을 선택한것은 랭정한 분석과 연구를 거친것을 알 수 있다.

리기영이 리얼리즘을 선택한것은 이데올로기는 리얼리즘이래야 충분히 현실적으로 구체적으로 표상될 수 있다고 보았기때문이다. 그는 《이데올로기도 레알리즘에 있어서 완전히 표상될 수 있고 레알리즘은 이데올로기를 묘사하는 데서 그 수법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지 않을가? (중략) 적어도 이데올로기는 레알리즘이래야 충분히 현실적으로 구체적으로 표상될 줄 안다》 고 보았다. 즉 리기영이 리얼리즘을 제창한것은 당시 조선사회를 개조함에 있어서 아주 필요한것이였고 따라서 문학발전의 객관법칙에도 부합되는것이라고 보았기때문이다. 한편 그는 《우리는 종래 무시해왔던 창작기술을 힘껏 배워야 할 것은 물론 천만번 지당한 일이다. 우리는 문학적 유산을—과거 현재의 모든 작가에게서 받아야만 하겠다. (중략) 현금 이 방면에 많이 문제되는 듯한—고골리、도스또옙스끼、발자크、푸로벨、조라 등등의 수법 이외에도 그들의 전체를 하나도 소루함이 없이 배워야 할것인가? 물론 그래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오직 그들을 배우되 우리의 립장과 이데올로기를 엄수하고 거기서 선택해야 할 것이다.》 이상 보다시피 리기영은 리론으로부터 실천에 이르기까지 리얼리즘문학의 법칙에 대해 꾸준히 탐색하였으며 혁명적 리얼리즘의 원칙성과 독립성을 엄격하게 지키고있다. 동시에 우리는 리기영의 리얼리즘문학관은 고정불변한 자아페쇄적인 체계가 아니라 조선혁명과 프로문학운동의 력사적진행과정에 따라 변화발전함을 볼 수 있다. 원칙성을 견지하는 전제하에서 의식적으로 기타 류파와 방법의 장점을 수용함으로써 자신의 내용을 풍부히 하고있다. 이 역시 리기영 리얼리즘문학관의 또다른 특징이라고 할수 있다.

리기영은 자신이 열심히 제창하는 프로문학에 대해서도 완미한 것으로 보지 않았다. 그는 과거의 프로문학에 대해 랭정하게 검토하고 존재하는 문제점에 대해 객관적으로 지적하였다. 그는 《종래의 프로문학은 너무나 이데올로기에 치우친 감이 있다. (중략)이데올로기 편중주의는 작품으로서 다른 모든 조건을 무시한 감이 있다. 과거의 우리들은 문학을 문학적 범주에서 소외하였다. (중략) 이러한 경향은 작품을 선전문이나 삐라처럼 만들게 하고 강령의 해석처럼 만들지 않았던가. 》고 반성하면서 《문학은 언제든지 문학이여야 한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당파성을 잊어서는 안 될 줄 안다. 또는 예술은 무기여야 할 것이지마는 그와 동시에 예술은 예술이여야 한다는 것을 잊어서도 안된다. 》 고 주장한다. 이처럼 리기영은 문학에서 이데올로기와 리얼리즘의 병립을 주장했고 예술성과 당파성의 결합을 주장했다. 그의 작품들이 프로문학이 보편적으로 안고있는 도식성과 선전삐라투의 한계에서 벗어날수 있었던 요인은 이처럼 그의 창작방법과 개방적인 문학관, 그리고 정치 우위적인 창작방법에 대한 경계, 창작실천에서의 끊임없는 노력에 기인한다.

사회현실을 진실하게 반영하는 리얼리즘의 본질을 개변하지 않는 전제하에서 기타 류파와 방법의 예술기교를 수용함에 있어서 리기영의 창작실천상의 탐색은 리론상의 천명보다 더욱 두드러진다고 할수 있다. 리기영의 소설창작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것은 상징주의의 일부 기교이다. 그의 장편소설 《고향》에서는 상징적수법을 다양하게 사용하고있다. 례하면 《고향》의 제1장 《농촌전경》의 서두부분 환경묘사는 지방풍경이라기보다는 일제 식민지통치하에 시달리는 조선농민들의 비참한 삶을 상징한것이라 하는것이 옳을것이다. 논꼬에 괴인 물이 부글부글 끓어올라 개구리를 뻐드러지게 하는 불비를 퍼붓는듯한더위는 식민지 치하 조선농민들이 처한 참담한 현실이다. 또한 숨이 콱!콱 막히는 더위에 자빠지는 개구리는 식민지 치하 조선농민의 상징적 모습이다. 이러한 정경은 커다란 암시성으로서 독자들로 하여금 원터마을 농민들의 비참한 운명을 통해 보다 심각한 사회문제를 사고하게 한다. 이 외에도 《고향》에서는 환경묘사를 통해 작품의 주제를 예시하거나 사건의 발전의 방향을 암시해주거나 등장인물의 심리를 제시해주거나 작가의 사상을 전달하는 대목을 많이 찾아볼수 있다. 그런데 리기영은 객관적 묘사에서 성격과 환경의 전형성과 진실성에 도달한 기초우에서 상징수법을 쓰고있기때문에 작품의 리얼리티성을 보장하고있으며 나아가서는 생활을 개괄하는 리얼리즘의 심도와 광도를 확대하고있다. 프로문학 작가들의 직접적인 표현이 제한받고 또한 현실적으로 용남지되 않았던 30년대 초반에 이처럼 상징수법을 도입함으로써 작가의 사상을 전달하고 사건발전의 양상을 암시해 주면서 작품의 생동성과 감화력 조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있다.

결말


위에서 리기영의 리얼리즘문학관의 기본 특징에 대해 살펴보았다. 문학을 통해 시대와 인생의 객관적 진실성을 반영하며 피해받는 민중과 무산계급의 해방사업을 위해 봉사하는 공리주의적목적은 리기영문학의 목표이며 시종 견지한 원칙으로서 리기영 리얼리즘문학관의 기본 특징중의 하나로서 초공리주의 예술관은 그의 비판의 대상으로 되고있다. 문학의 풍부성과 그 기능의 다양성, 문학가치의 다면성이라는 견지에서 볼 때 리기영의 문학관에는 한계를 지니고있다고 할수 있다. 그러나 20세기 20,30년대의 조선이라는 시대적특징을 감안하면 그러한 문학관의 출현은 시대의 요구였고 그 제한성 또한 시대의 제한성이였다고 할수 있다. 문학창작에서의 리성적인식과 리성적판단의 작용에 대한 중시는 리기영문학관의 다른 한 기본 특징으로서 작가 개인의 경험 및 창작습관 등의 요소외에도 맑스주의과학적세계관과 방법론이 사회력사적분야에 광범히 응용되고 또 무산계급의 해방이 력사적과제로 제기되였던 1930년대의 시대적 요구와도 관련되는것으로서 력사적의의와 가치를 가진다고 할수 있다. 그러나 문학에서의 공리주의적목적과 명확한 리성화는 자칫 문학성을 홀시하고 문학을 선전문으로 떨어뜨릴 위험성을 안고있다. 이러한 점에서 원칙적이면서도 부단히 발전하고 자신을 풍부히 하는 리기영의 리얼리즘문학관의 또 다른 특징은 오늘에 이르러서도 우리들에게 많은 계시를 준다고 할수 있다.

참고문헌:
1.《현대조선문학평론집》, 조선작가동맹출판사,1957.
2.리기영단편소설집《오빠의 비밀편지》, 문학예술종합출판사, 1993.
3.이미림, 《이기영 장편소설 연구》, 숙명여자대학교 박사학위론문, 1992.
4.이상경, 《이기영 소설의 변모과정 연구》,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론문,1992.

래원: 인민넷 (편집: 김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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