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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명이라는 이름의 폭력

박정근

2010년 07월 28일 16:21【글자 크게 복원 작게】【메모】【프린트】【창닫기

1.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의 《국가론》에는 “기게스의 반지”이야기가 나온다. 기이한 반지를 갖게 된 화제의 주인공은 기게스라는 목동이다. 반지를 손가락에 끼고 조금만 돌리면 반지를 낀 사람의 얼굴은 륜곽조차 보이지 않게 가뭇없이 사라진다. 요즘 식으로 말하면 이른바 “투명인간”이 되고만다. 그동안 왕에게 성실하게 복정했던 기게스는 반지의 힘을 빌어 국왕을 죽이고 나아가 왕비까지 부인으로 삼아 새 왕으로 등극하기에 이른다. 플라톤은 기게스의 반지를 음지에 엎드려 처벌의 구속없이 나쁜짓을 저지를수 있는 “은밀한 자유”의 상징으로 해석하면서 "가장 의롭지 못한 사람이 더 정의롭게 비친다"고 한번 더 꼬집는걸 잊지 않았다.

2. 거개의 인간에게는 흔히 자신의 신분을 숨길수 있을 때(어쩌면 로출될 확률이 전무하다고 착각할 때) 무책임적이고 리기적이 되고 저돌적이고 법이나 규범에도 코방귀를 흥하는 고약하고 이중적인 근성이 다다소소 잠재해있다. 요즘 일부 청소년들이 기게스의 반지 바이러스에 감염되였는지 남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 비방하는 짓거리를 거리낌없이 저지르고있는 행태는 주변에 아닌 불안감을 증폭시키고있다. 일전에 청도의 어느 한 고중 남학생이 같은 학급 녀학생이 자기를 만나주지 않는다고 앙앙불락하던 끝에 미니홈페지에 그 녀학생이 누군가와 성관계를 가지는 장면인양 꾸며 합성한 사진을 닉명으로 올리는 바람에 장안이 시끌법적해진게 그 일례이다. 녀학생은 일파만파로 불거지는 소문에 시달리다못해 자살까지 시도했고 다행히 목숨은 건졌으나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고있다.

3. 적지 않은 청소년들은 인터넷에 친구를 공격하는 카페를 만들어 욕설과 험담을 퍼붓는것을 재미삼아 놀이삼아 즐기고있다. 10대만 상대로 1,000한테 설문조사를 해보니 무려 50%가 온라인상에서 닉명으로 욕설이나 험담을 날려본 전력이 있다고 나와있다. 상대를 욕하는 리유는 더 충격적이다. 보복성이 기인인 비중이 47.9%로 가장 많았고 아무 리유가 없거나 재미, 스트레스 해소였다는게 그 뒤를 이었다. 또한 욕설을 한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답복자가 무려 70%를 차자했다. 진작 비방과 욕설에 무뎌진 아이들의 불감증 현주소를 엿볼수 있는 대목이다.

4. 사회적인 존재물인만큼 자의로든 타의로든 공공의 질서와 공존하는 삶을 상호 배려하는 차원에서라도 나름의 무절제한 욕망이나 쾌락 같은걸 절제하며 살아가는거야말로 인간 개개인이 지켜야할 행위준칙이다. 공존세상의 원칙이나 법률의 궤적을 벗어났을 경우 처벌과 비난이 따라가기 마련이다. 물론 처벌과 비난 같은걸 비웃기라도 하듯 굴레벗은 말처럼 날뛴다면 스스로 자기를 절제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일 경우 자칫 폭력적동물로 돌변하여 무차별적인 공격을 서슴치 않고 자행할수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 만일 그 반지의 쾌감에 길들여져 그렇게 대단해보이고 신비롭고 짜릿한 무기에 혹한다면 상상조차 할수 없는 사회적우환을 낳을수 있다.

5. 로신은 《광인일기》에서 “아이들”을 당시 중국의 악덕과 페습을 구제할수 있는 유일무이한 존재로 상기시키면서 작품의 마지막 부분도 “아이들을 구하라!”고 웨치며 끝맺었다. 사이버공간에서 기승부리는 비방과 욕설은 이미 수위를 훨씬 넘었다. 제딴에는 나름대로의 정당성이 있다고 우쭐해도 누군가의 인격권과 사생활을 무차별 짓밟는다면 그것은 명백한 폭력이고 범죄로 거듭날수 밖에 없다. 지금은 무엇보다 “사이버폭력은 명백한 처벌대상”이라는 현실적분위기를 네티즌들이 일찌감치 공감해야 할 시점이다. 인터넷은 이제 가상공간이 아니라 완전한 현실세계로 다가왔고 보다 많은 군체가 이 세계에 익해지고있다. 오늘은 누군가에게 사이버폭력을 휘두르고 제잘난체 하다가도 그것이 언젠가는 부메랑이 돼서 자기 뒤통수를 깔수 있다는 리치라도 깨닫고 무엇보다 서로를 존중하고 관용하는 성숙한 사이버환경문화를 정착시키는게 절실히 요청된다. 그것이야말로 닉명이라는 폭력의 진흙구덩이에서 “아이들을 구할수 있고” 나아가 아이들 스스로 자성할수 있는 처방이자 지름길이 아닐가 기대해본다.

래원: 인민넷 (편집: 김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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