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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눈박이”들의 이상한 론리

박정근

2010년 04월 19일 16:54【글자 크게 복원 작게】【메모】【프린트】【창닫기

1. 어떤 섬에 눈이 하나밖에 없는 외눈박이 원숭이들이 살고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두눈을 가진 정상적인 원숭이가 그 섬에 들어왔다. 외눈박이 원숭이들은 두눈을 가진 원숭이를 둘러싸고 “이 원숭이 너무 불쌍해. 눈이 두개나 있어.”라고 웅성거렸다. 결국 두눈을 가진 원숭이에게 자비를 베풀기로 하고 강제로 한쪽 눈을 빼버리고나서 "축하한다. 이제야 너는 정상이 되였다. 이젠 행복하게 살아라!”고 부산을 떨었다. 분명 허물임에도 구성원 대부분이 그것을 나름대로 공유 혹은 수용하고있어 병적이라는 사실을 전혀 의식하지 못한채 오히려 그런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을 병적인 사람으로 취급하는 페단을 잘 설명해주는 우화이다.

2. 요즘 연변 모 시에서 55세 이상 국장급 간부들을 퇴진시켰다. 그런데 정이 들었던 일터를 아쉬운 마음으로 떠나는 그들을 위로한답시고 “아직은 몇년 더 해먹을 나이인데…”라며 안스러운듯 입을 쩝쩝 다시는 이들이 많다. 그 말속에는 아직은 일을 더 할수 있는 나이라는 뜻보다도 어쩌면 뭔가 자기 괴춤을 더 챙길수 있는 나이에 너무 일찍 물러난다는 뉴앙스가 더 짙다. 하지만 하도 몸과 마음이 퍼그나 병에 절어든 요즘 세상이여서 주변에서는 그 뉴앙스가 짙든말든 당연히 받아들이는 분위기여서 오히려 “정상적인 두눈을 가진” 사람들의 “청정지대”에까지 바이러스를 퍼뜨릴가봐 은근히 걱정된다.

3. 공금을 횡령하거나 수뢰를 하여 무려 101만 9,000원이나 챙긴 절강성 개화현 원 현위서기 왕금량이 징역 12년 판결을 받고나서 억울하다고 투덜거렸다는 기사가 흥미롭다. “나는 다른 사람에게 공정을 비준해준 사례비로 돈을 받았을뿐입니다. 요즘 다 그러는게 아닙니까?” 병든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병들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심태이다. 병든것을 당연한것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사람들, 병든 사회가 병든 사람을 낳고 병든 사람이 다시 병든 사회를 낳는 악성순환의 고리가 언제 두동강날지 만민이 기대하고있다.

4. 하북성 석가장시건설위원회 공정처 처장이였던 곽광윤은 구타를 당하고 당적을 잃고 지어는 옥살이까지 하면서도 굴하지 않고 무려 16년동안이나 끈질기게 원 하북성위 서기 정유고의 비리를 파헤쳐 끝내 그를 꺼꾸려뜨렸다. 하지만 그의 정의로운 행동을 두고 쉬쉬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지어는 위협과 공갈까지 뒤따랐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 똑같은 치부를 가진탓에 그것을 허물이거나 치욕으로 느낄 대신 오히려 외눈박이 원숭이들처럼 그 허물에서 우월감을 느끼면서 다른 사람들도 그리하도록 강요한다. 병이 들지 않으면 오히려 찬밥신세가 되고 “왕따”가 된다는 론리가 왜 고개를 드는지 짚을수 있는 세태이다.

5. 지난해 말, 심수시해사국 당조서기 림가상이 술에 취해 어린 소녀를 희롱했다는 리유로 당내외직무를 박탈당한 사건이 전국을 들썽해놓았다. 그런데 며칠전 국가교통운수부 해사국 상무부국장 류공신이 “림가상은 술을 마시고 처신을 바로하지 못해 철직을 당했다. 내가 보건대 지금 공무원들은 약세군체이다. 그도 술이 과해서 남과 다툰거고 그저 좀 심했을뿐이다. 그는 재수가 없었다.”라고 두둔해나서는 바람에 또다시 물의를 빚고있다. 사건의 경위야 어떻든간에 술을 마시고 행실이 바르지 못한 정국장급 공무원을 두고 “약세군체” 일원이라느니 재수가 없었다느니 하며 감싸고 도는건 모양새가 너무나 구겨진듯싶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소설 “눈먼자들의 도시”에서 환자가 느닷없이 눈이 멀었다고 하자 안과의사는 실명이 아닌 “실인증”으로 추정한다. 실인증환자는 그가 늘 보아오던 물체에 무감각하다. 시력 감퇴는 아닌데 대상을 알아보는 능력과 그것을 표현하는 능력을 상실하면서 비롯된 현상이다. 류공신 같은 어른을 보고 “외눈박이”라면 실례겠지만 혹시“병적인 행실”만을 선택적으로 “실인”하는건 아닐가 무척 궁금하다.

래원: 인민넷 (편집: 김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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