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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흐레쓰따꼬브”들의 거울

박정근

2010년 04월 19일 16:50【글자 크게 복원 작게】【메모】【프린트】【창닫기

1. 흐레쓰따꼬브는 고골리의 희곡 “감찰관”의 주인공이다. 한 지방도시에 정부의 암행감찰관이 온다는 소문이 퍼진다. 그 도시의 부패관료들은 돈도 안내고 려관방을 쓰며 주위를 눈빗질하기에 바쁜 흐레쓰따꼬브를 감찰관인가 착각한다. 지방관리들은 “감찰관”에게 선물을 바치고 대접하느라 북적댄다. 사실 그는 허풍쟁이 말단관리였다. 흐레쓰따꼬브는 기꺼이 사기극의 주역이 되여 시장의 딸과 결혼까지 하고나서 바람처럼 사라진다.

2. 요즘 “현대판 흐레쓰따꼬브”들이 극성이다. 지난 5월 15일, 공안국장을 사칭하고 일자리를 알선해주겠다며 사기행각을 벌려 61만 2,000원이나 뜯어낸 연길인 리영강이 장춘에서 체포되였다. 지난해에도 연길에서 모 고위급간부의 친척을 사칭한 30대 남자가 녀성들을 유혹해 몸을 탐닉하고 돈까지 꽤 뜯어낸후 사라져 동네방네가 시끌한적 있다. 하지만 피해녀성들은 외부에 알려지는게 두려워 속만 끙끙 앓고있다. 사기군들의 행색은 초라한 경우가 없다. 안되는 일도 되게 한다고 큰소리를 탕탕 치는가 하면 상대방을 설득할 때 고위층 등 유력인사와의 친분을 솔깃하게 부각시킨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면 그들의 행각은 웬지 누군가를 닮은 꼴이여서 전혀 낯설지 않다.

3. 사실 사기군들의 롤모델을 우리 주변에서 심심찮게 볼수 있다. 지난 5월 19일 수뢰죄, 거액재산원불명죄, 비법총기소지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원 길림시 부시장 우국화는 직무의 편리를 리용하여 745만 2,000원이나 되는 뢰물을 받아먹었고 합법적인 래원을 설명할수 없는 비법재산 1,075만 7,000원을 축적하였다. 연길시경제국 원 국장 허걸도 직무의 편리를 리용해 림구채벌허가증을 마구 내주거나 공사항목을 비법적으로 도급주고 국유재산을 싼 가격으로 팔아먹는 등 수법으로 리권을 챙겼는데 그 위법금액이 수천만원에 달한다. 부패관료들의 공통점은 모두 인민이 준 권리를 자본으로 거드름을 피우고 으쓱해하면서 툭하면 대중을 무시하고 훈시하려 하고 뢰물을 받아먹거나 공금을 람용하면서 자기의 리득을 챙기는것이다. 사기군들은 바로 그들을 거울로 삼고 자기를 분장하여 사기를 치고있다. 그만큼 사기군들의 범죄행각에서 권력부패상의 일단을 엿볼수가 있어 여론이 부글거린다.

4. 공포영화에서 관객한테 착각이나 공포를 키워주려고 미끼로 쓰는 도구를 “맥거핀”이라고 부른다. 부패관료들이 하도 인민이 준 권력을 “맥거핀”으로 휘두르는데 익숙해졌기에 사기군들이 그 “맥거핀”을 흉내내도 사람들이 자칫 쉽사리 속히울수 있다. 권력기관사칭범죄가 가끔가다 으쓱할수 있는것도 우리 사회에 로비 또는 청탁문화를 저주하면서도 자기경우엔 은근슬쩍 매달려보려는 고약한 이중적심리가 깔려있기때문이다. 권력기관의 막강한 힘을 빌어 일을 단숨에 풀려는 “한탕주의”가 잠재적의식속에 퍼렇게 살아있다는 얘기다. 어설픈 “맥거핀”도 범죄에 통할수 있다는게 기가 막히지만 그보다도 법과 규범보다 권력의 후광에 가볍게 기울어지는 우리 사회의 유치한 구석이 더구나 안쓰럽다.

5. 고위층을 사칭하고 빙자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음지를 쫓아다닌다. 투명한 사회는 분명 이들한테는 천적이다. 물론 우리 주변에도 자기가 맡은 직무를 떳떳하게 밝히면서 인민을 위해 당당히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이 있다. 연변주인민검찰원 김광진검찰장이 바로 그속의 한사람이다. 그는 사회치안을 어지럽히는 범죄자들앞에서, 피해를 받은 시민들앞에서 언제나 “저는 공안국 국장 김광진입니다.”, “저는 인민검찰원 검찰장 김광진입니다.”라고 박력있게 자기의 신분을 밝히면서 정의를 위해 선뜻이 나섰다. 똑같이 자기의 신분을 밝히는 경우더라도 부패관료들과는 달리 김광진처럼 인민이 준 권력으로 인민의 리익을 도모한다면 “현대판 흐레쓰따꼬브”들이 감히 그를 흉내내 사기를 칠수 있을가.

래원: 인민넷 (편집: 김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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