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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사냥”과 “빅브라더”

박정근

2010년 04월 19일 16:47【글자 크게 복원 작게】【메모】【프린트】【창닫기

1. 중세기 유럽에서는 수십만명의 녀성들을 이른바 악마의 심부름을 하는 “마녀”로 몰아가지고 십자가에 달어 불태워죽인 잔혹한 “마녀사냥”이 두세기가 넘도록 계속되였다. 개인감정에 따라 마녀로 고발된 억울한 녀성들이 고문과 재판에서 마녀가 아니라는것을 립증하지 못하면 죽임을 당하는 무시무시한 시대였다. 그런데 문제는 그 “마녀사냥”이 중세기의 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지금도 인테넷은 자기 의견과 다른 누군가를 덮어씌우기희생양으로 만들어 정치적, 사회적으로 억울하게 매장시키는 “현대판 마녀사냥”으로 홍역을 치르고있다.

2. 이번 호 《법률과 생활》에 실린 “사이버횡포에 비명횡사한 ‘인육대역’”은 우리에게 심사숙고해야 할 문제를 던져주고있다. 도벽이라는 심리적장애를 갖고있는 풍로는 어느날 슈퍼마켓에서 스타킹 하나를 슬쩍했다. 그런데 한 네티즌이 몰래 그 순간을 찍어 인터넷에 퍼뜨렸고 여러 포럼들을 나들며 ‘인육검색’을 벌렸다. 어느 유명회사의 총경리였던 풍로는 네티즌들에게 “공개재판”을 받고 기업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게 두려워 15만원을 대가로 자기와 꼭 같이 생긴 다른 사람을 “인육대역”으로 내세웠지만 집요한 네티즌들이 나이, 졸업학교, 사업단위, 집주소 등 대량의 사사로운 신상정보까지 무차별적으로 인터넷에 밝히는 바람에 결국 “인육검색”에서 빠져나갈수 없었다. 게다가 “인육대역”마저 “마녀사냥”의 핍박과 돈의 유혹에 못이겨 풍로를 배신하고말았다. 성공한 녀총경리에서 수치수러운 좀도적과 사기군으로 몰리면서 고통과 절망의 벼랑끝에 내몰린 풍로는 마침내 자기를 배반한 “인육대역”을 살해하는 비극을 초래했다.

3. 풍로는 일반적인 륜리적기준에 의해서도 충분히 비난받을만하다. 따라서 개개인이 비난을 하는것은 지극히 합리적이다. 문제는 이러한 비난들이 인터넷이라는 특별한 매체를 통해서 확산되고 재생산된다는것이다. 인터넷은 오프라인에서 필연적으로 부딪칠수 밖에 없는 물리적제약들로부터 자유롭다. 대신 감정적인 의견이나 악의적인 글 혹은 근거 없는 소문 등을 걸러낼수 있는 필터나 절적한 “통제시스템”이 마련되여있지 않다. 하기에 닉명으로 타인의 비밀스러운 사생활을 파헤치는가 하면 확실치도 않은 상대방의 치부를 무차별적으로 류포하기도 한다. 여기에서 신의와 인격을 갖춘 개인은 사라지고 닉명으로 존재하는 “무리”들이 형성된다. 그들이 인터넷에 올린 글이나 악풀들에는 부글부글 끓고있는 증오심들, 저급한 선동문화, 깊은 사유가 없는 피상성, 내편이 아닌 모든 사람은 다 적이다라는 식의 흑백론리가 돌출된다. 법률로 보장된 사생활이나 명예는 누구의것이든 보호해주고 존중해야 한다는것은 기본적인 상식이다. 건전한 상식으로는 있을수 없는 “상대 죽이기”식 언론작태는 “언론폭력”이며 “펜촉살인”이다. 피해자들은 네티즌들의 “마녀사냥”에 속절없이 당할수 밖에 없다. 그래서 사회생활을 포기하는것은 물론 자살까지 하는 사례도 있다.

4. “빅브라더”라는 말이 있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에서 "감시자”의 뉴앙스로 쓰인 이 단어는 긍정적의미로는 선의 목적으로 사회를 돌보는 보호적감시를 말하지만 부정적의미로는 음모론에 립각한 사회통제의 수단을 말한다. 소설에서 빅브라더는 텔레비형광판을 통해 소설속의 사회를 화¬장실까지 꼼꼼히 감시한다. 음모론에 립각하여 재해석하자면 민중을 유혹하고 정보를 왜곡하여 얻는 강력한 권력의 주체가 바로 빅브라더의 정보수집으로 완성된다고 할수도 있다. 우리 스스로가 빅브라더이고 우리 자신이 빅브라더에게 감시당하는자들이다. 단 한번의 실수로 내가 어느 순간 “마녀사냥”의 사냥물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기에 인터넷에서 잡고 잡히는 “마녀사냥”은 결코 강건너 불보듯 수수방관하고 넘어갈수 있는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우리 자신의 이야기다.

래원: 인민넷 (편집: 김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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