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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오막살이가 호화별장으로

2009년 11월 03일 11:13【글자 크게 복원 작게】【메모】【프린트】【창닫기

발해만 아빠트단지(자료사진).

촌로인협회 부엌간을 신혼방으로 쓰던 일이 어제 같건만 벌써 36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집때문에 이리저리 떠돌이 하던 우리는 개혁개방과 코리안드림으로 인젠은 호화아빠트에서 살게 되여 더없이 기쁘다.

1973년 겨울, 결혼 두달 앞두고 세찬 서북풍에 외진 우리 집으로 통하는 전선대가 부러졌는데 촌에서는 우리 집만을 위해 돈들여 전기를 가설하려 하지 않았다.

어머니의 강력한 주장에 우리는 로인협회활동실을 빌려 결혼을 하게 되였고 돼지죽 끓이는 부엌간이 신방으로 꾸며졌다. 지붕이 내려앉은 험상궂은 벽을 신문지로 도배는 했건만 벽체에 푹 배인 고약한 냄새는 코를 찔렀다.

랑만과 격정 대신 동병상련으로 지새운 신혼 첫날밤의 선량한 념원과 맹세는 개인의 고군분투만으로는 실현하기 힘들다는 점이 수십년이 지난 후 증명됐다.

로인회장의 소개로 학교의 남아도는 교실 한칸을 빌어 구들을 놓고 살림집으로 만들었다. 여름에는 시원해 좋더니만 겨울아침이면 물독, 가마뚜껑, 행주가 꽁꽁 얼어붙군 했다. 이사하기로 작심한 우리는 흉년을 모른다는 리상촌에 자리를 잡기로 하고 3년째 비여있다는 생산대 탈곡장 근처의 허름한 초가집을 사 이사들었다.

어느해 여름 창고를 정리하다 나는 갓난쥐 네댓마리가 담긴 쥐둥지를 발견하자 돼지굴에 던져버렸는데 며칠뒤 한밤중 자지러진 둘째애의 울음에 깨여보니 애 발가락이 어미쥐에게 물려 피가 줄줄 흘렀다. 쌍불을 켠 어미쥐는 괴상한 소리를 지르며 하수도쪽으로 사라졌다.

"이 집에서 살다간 애 죽이겠어요!". 안해의 처절한 목소리의 지청구에 무척 기분이 상했으나 별 방법이 없는 우리는 세 동생의 결혼잔치와 어머니 회갑연도 이 집에서 치렀다.

"대동란"후 나는 첫 대학입시에 성공해 교원행렬에 들어섰다.

1987년 현성으로 전근한 나는 도시진출로 어렵고 신물나는 세방살이를 해야 했다. 10여년 사이에 우리는 선후로 6차례나 세집을 옮겼다. 경제형편이 어려워 세집을 옮길 때마다 작은 집을 선택하군 했는데 딸자식 다 시집보내고 오갈데없는 장모님까지 비좁은 우리 집에 오게 되였다.

개혁개방의 봄바람을 타고 출국바람이 일자 우리 집도 한국에 갈수 있는 기회가 왔다.

"굳은 땅에 물이 고인다". 출국한 세 모자가 소처럼 열심히 벌고 쥐처럼 아껴 쓴 보람으로 6년만에 귀국한 안해의 구좌엔 일곱자리수의 거금이 적혀있었다.

우리는 현성의 "노란자위"에 아빠트 한채 사들이고 큰아들, 둘째 아들이 집 사는데도 보태주었다.

그러고도 성치 않아 국가급유람명소로 부상하고있다는 발해만 "은모래불" 관광구역에 별장식아빠트도 사놓고 식구들이 륜번으로 즐거운 휴가를 보내고있다.

신혼 첫날밤의 굳은 맹세와 절박한 꿈은 개혁개방과 코리안드림으로 황홀한 현실로 변했다(통신원 리동식).

래원: 길림신문 (편집: 김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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