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페지 설정
최신 교육 과학 문화 스포츠 건강 관광 멀티미디어 포토 중국명승 특별추천 【코로나특집】
이달의 칼럼

[정음문화칼럼193]녀성들이 ‘녀성사’쓰기에 도전하다

연변대학 사회학과 김화선

2022년 07월 15일 13:57

【글자 크게 복원 작게】【메모】【프린트】【창닫기
근래에 필자는 연길에서 연변조선족녀성들이 책을 만들어 출간식을 진행하는 현장을 몇번 목격하게 되였다. 이를테면 연변녀성평생교육협회 전임 회장 김영순이 주필한 대형화책 《장백산의 진달래》는 2016년 12월에 민족출판사에서, 연길시 모 중학교 퇴직 영어교원 김순희가 주필한 책 《김찬해전》은 연변대학출판사에서 펴냈다. 그리고 2021년5월, 60대중반의 김경희녀사가 쓴 책 《행복노트》 출간식이, 2022년 1월, 60대 중반의 최정옥녀사가 쓴 책 《나의 삶, 나의 길》 출간식, 2022년 1월, 연변대학 녀성연구중심과 연변녀성평생교육협회에서 공동으로 편집한 화책 《해란강반의 진달래(1999-2021)》 출간식이 모두 연길시에서 있었다.

우에서 소개한 작가들은 1950년대에 출생하여 중국의 녀성해방리론과 남녀평등사상, 녀성해방정책의 영향을 받으며 성장해온 세대들이다. 맑스주의 녀성해방리론에 근거하여 이들 작가들은 학교를 졸업한 후 사회로동에 참여하여 직장녀성으로서의 공적 인 경험을 쌓았을뿐더러 직장일과 가정일을 병행하면서 생활의 평형을 찾아가는 치열한 삶을 살아냈던 경험도 갖고 있다. 김경희의 《행복노트》와 최정옥의 《나의 삶, 나의 길》 두권의 책의 내용을 보면 작가의 60여년 인생살이와 함께 해온 가족 성원들과의 다양한 관계 맺기, 직장생활에서 만났던 사람들과 일들에 대한 뜻 깊은 추억으로 구성되여있다. 연변사회에서 60여년 동안 ‘녀성’으로 살아온 작가들의 삶의 정보와 삶의 자세, 인생살이에 배인 지혜는 후배 직장 녀성들에게 내면적인 공감대 형성이 가능케 해주는 엄청난 힘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뿐만 아니라 이 책들은 연변 조선족녀성들이 중국의 남녀평등, 녀성해방, 녀성발전 담론과 정책 속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고 행복을 찾아가는 아주 좋은 사례를 제공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조선족녀성들은 개혁개방이라는 중국사회의 위대한 전환기에 녀성사회조직이라는 새로운 녀성발전 공간을 만들어냈을 뿐만 아니라 ‘녀성사’를 쓰겠다는 문화적 자각을 안고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장백산의 진달래》, 《해란강반의 진달래》와 같은 대형 화책을 펴내 개혁개방이후의 조선족녀성사 연구에 중요한 사료를 제공해주었다. 본보기의 힘은 큰 법이다. 현재 필자의 주변에는 개인이나 조직의 ‘녀성사’쓰기를 시도하는 이들이 많은 편이다.

녀성들이 ‘녀성사’를 쓰게 된 외부 동력을 살펴보면, 김순희의 《김찬해전》 같은 경우, 작가 김순희의 친정어머니가 딸한테 연변주 부련회 첫번째 주임 김찬해의 일생을 책으로 써야 할 필요성을 크게 피력한 것이 계기가 된 경우이다. 김경희의 《행복노트》, 최정옥의 《나의 삶, 나의 길》 같은 경우, 저자와 《연길문학아카데미》(원장 석화)와의 만남이 큰 인연이 되여 동력을 준 것도 있다.

올해는 연변조선족자치주 창립 70주년이기도 하고 연변조선족자치주 부녀련합회설립 70주년이기도 하다. 력사적 시각에서 이들 ‘녀성사’ 책들의 의미를 분석해보기로 하자.

첫째, 연변조선족 녀성형상을 풍부하게 했다. 중국 개혁개방의 력사적 과정이 연변조선족녀성들의 생존상태를 개변시켰고 연변조선족녀성들도 중국사회발전을 촉진한 중요한 한갈래 력량으로서 녀성이 쓴 녀성사는 개혁개방시대의 연변조선족녀성의 형상을 풍부하게 만드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

둘째, 녀성들이 사소한 생활사, 생명사를 씀으로써 녀성의 담론권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전통적으로 녀성들은 자신이 직접 겪은 력사를 이야기할 수 없었던 것이 아니라 다만 공식적으로 인정된 언어로 이야기할 수 없었을 뿐이였다. 이제 녀성들은 스스로 녀성사를 씀으로써 특수한 력사적 과정에서 유리되지 않고 거대한 력사 서사와 완전히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되였다.

이 책들은 녀성 개인 생명과 사회발전의 관계를 생생한 사례로 보여주고 있다. 개인의 생명사를 통해 중국의 과거를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발전을 볼 수 있고 발전 배후에 있는 쉽지만 않은 것들을 알 수 있고, 발전 배후에 있는 보통 녀성들의 노력을 알 수 있고 우리로 하여금 현재를 더욱 더 소중하게 아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이 책들 속에서 우리는 우리의 어머니, (외)할머니의 그림자를 볼 수 있고 우리가 살아내야 할 ‘녀자의 인생’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책들이 우리에게 치유의 힘, 행복한 희망과 아름다운 감수를 줄 수 있다는 것을 필자는 의심치 않는다.

앞으로 더 많은 지식녀성들이 녀성사쓰기에 참여하기를 기대해본다.

래원: 인민넷-조문판(편집: 임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