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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칼럼

[정음문화칼럼176] 메타버스와 사과배로드

예동근

2021년 09월 06일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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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의 길은 어디에?

질문이 좀 이상하지 않은가? 길은 방향이다. 일반적으로 ‘어디로?’가 더 정확할 수 있다. 방향이 없는 길이 있는가? 있다. 우리가 길 우에 살면 그 장소가 길이고, 우리 삶의 터전이다.

메타버스의 시대에 길은 방향성보다 위치성이 더 중요하다. ‘일대일로’는 진주목걸이처럼 명확한 방향과 이미지가 있다. 그래서 모든 지역들은 이 진주목걸이의 길목과 련결시키려 한다. 그것이 물류이고, 그 곳에 자본이 흘러가며, 그 곳에 정책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쉽게 우리 조선족들의 주요 삶의 터전은 이 진주목걸이의 핵심위치와 좀 거리가 있다.

괜찮다. 길이 없으면 만들면 된다고 했다. 지금은 길이 없으면 길 우로 이사를 가면 된다. 조금도 방해가 되지 않는 삶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길이 사과배로드이다. 사과배를 재배하는 곳은 장소이다. 사과배의 고향이 연변이다. 그런데 이것이 과연 길일가? 맞다.

이것이 길이다. 메타버스의 시대에 이것이 길이다. 사전을 찾아보면 메타버스란 가상과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가상현실보다 한단계 더 나아가 사회·경제적 활동까지 이뤄지는 온라인공간이다. 중국에서는 원우주(元宇宙)라고 한다. 가상과 현실이 함께 평행하는 세계, 새로운 세상인식이 시작된다. 메타버스를 모르면 이제 시대에 뒤쳐지게 된다.

코로나펜데믹이 오래가면서 세계의 MZ세대를 열광시킨 한국 BTS의 메타버스공연이 있었고 미국 바이든 대통령도 ‘동물의 숲’에서 대통령선거캠퍼를 만들고 연설도 했었다. 이제는 졸업식도 메타버스로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메타버스가 신속히 확장한 증거로 2억명의 회원이 가입된 네이버 제페토는 AR기반의 메타버스플랫폼이라는 것이다. 해외리용자가 90%, 10대가 80%가 가입한 거대한 플랫폼이다. 이제 누구나 메타버스에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이것이 일상이 된다는 의미이다.

자, 연변의 사과배농장으로 가자. 사과배농장은 중국의 동복지역 변두리에 있다. 그러나 조선족/연변인들의 마음속의 중심에 있다. 메타버스 사과배농장에서 우리는 사과배농사를 지을 수 있고, 가을철에 집앞에 사과배박스가 놓인다. 너의 집이 일본에 있든, 한국에 있든, 미국에 있든, 아프리카에 있든… 우리가 세계 어디에 있든 사과배로 이어진 거대하고 복잡한 련결망을 형성한다. 이것이 우리의 자원이고, 희망이고, 미래가 될 수 있으며, 우리의 정체성이 될 수 있다.

우리는 가상과 현실이 결합된 사과배농장에서 농사만 지을 뿐 만이라 조선족민속공연도 하고, 민속축제도 하며, 과거에 즐겼든 널뛰기, 줄당기기, 그네타기, 씨름으로 과거를 즐길 수 있다. 오늘날 10대들이 다양한 게임도구로 게임을 만들고 게임대회를 하면서 조선족정서를 느낄 수 있는 소통을 할 수 있다.

사과배 농장에서 미술, 음악, 교육 다양한 프로그람을 만들고 즐기면서 메타버스 사과배촌락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길은 방향이 아니라 공간이며, 장소인 것이다. 우리는 메타버스공간에서 결혼식을 할 수 있으며, 소개팅도 하고, 련애도 하면서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찾을 수 있다.

메타버스, 아직은 게임중심의 가상공간이지만 비게임의 가상공간도 확장되고 있다. 다양한 소통이 필요하고, 편안하고 즐거운 여가, 고향이 눈앞에 펼쳐지는 경관, 고향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음식들… 이제 빠르게 현실의 밥상에 나타날 것이며, 심지어 빵을 먹어도 연길랭면을 먹었다고 느낄 수 있는 시대가 곧 나타날 수도 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메터버스란 디지털지구가 새롭게 출현되고 있다. 우리는 거대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우리의 정체성을 지킬 수 있는 디지털 사과배로드를 만들어내야 한다. 사과배로드는 우리 조선족 마음의 길이다(국립부경대 예동근).

래원: 인민넷-조문판(편집: 김홍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