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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칼럼

[정음문화칼럼150]포스트코로나시대를 맞이하는 우리는 무엇을 갖추어야 하는가

연변대학 허명철

2020년 06월 04일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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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신종코로나페염 전염병을 겪으면서 우리들의 일상에서 나타난 가장 큰 이변은 소독제로 손 씻기, 기침할 때 옷소매로 입 가리기, 집 나설 때 마스크 착용하기라 하겠다. 사실 력사적으로 놓고 보면 개인위생과 공공위생 등은 질병의 류행과 무관하지 않았다. 1450년대 프랑스 빠리에서 페스트가 만연될 당시만 해도 사람들은 목욕하는 것에 대해 상당한 거부감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인체가 물과 접촉하게 되면 땀구멍이 확장되여 병균이 체내에 쉽게 침투할 수 있다는 론리때문이였다. 따라서 그 시대 사람들이 매일 세수하고 얼굴 닦는 것은 건강과 청결을 목적으로 한 위생습관이라기보다도 사회적 ‘체면’을 세우기 위해서였으며 개인위생청결은 사회적 례의규범이였지 위생규범은 아니였다. 공공생활에서 밖에 로출되여있는 인체부위는 주요하게 얼굴과 손이다. 따라서 세수(손을 씻는다는 의미)하고 얼굴을 닦는 것은 체면을 유지하는 하나의 예술로 간주되였다. 하지만 이 같은 위생습관과 형상관리는 지극히 개인적인 사적공간에서 이루어졌을뿐 사회적인 공적 령역으로 확장되지는 않았다.

이와 달리 17세기 페스트가 프랑스 전역으로 확산될 당시 사람들은 공적 령역을 통해 페스트를 예방 통제하고자 시도했다. 당시 페스트에 전염된 사망자가 나타나게 되면서 공포를 느낀 도시 사람들은 시골로 피신가려고 했고 시골 사람들 또한 자신들의 안전을 위해 이들 도시피난민들의 입주를 막아나섰다. 결국 어쩔 수 없이 다시 도시로 돌아오게 된 시민들은 외부와의 교통단절로 인한 식량난마저 겪게 되면서 출구가 없는 죽음의 함정에서 탈출하는 방안을 모색하던 중 공공질서와 공공위생의 필요성을 의식하게 되였고 사회공공위생법령과 같은 여러가지 공공정책을 제정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개인위생을 지키는 것이 단순 체면유지만이 아닌 생명건강과도 직접적인 련관성이 있음을 깨달았고 깨끗한 물에 손을 씻고 목욕하게 되면 피부의 세균도 씻어버릴 수 있다는 위생관념도 수용되였으며 잇따라 도심에 대중을 위한 공공목욕시설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번 페스트사태를 계기로 사람들은 처음으로 개인위생을 지키는 것은 단순 나 개인의 건강만을 위한 것이 아닌 공동체내 모두의 건강을 위하는 것이며 위생을 지키는 것이 건강에도 리롭고 질병예방에도 유조함을 인지하게 되였다 아울러 이 같은 인식이 보편화되면서 전 사회적인 공공위생의식 및 공공위생시스템을 구축하는 밑거름으로 되였다.

우리는 이번 신종코로나페염 전염병상황을 공공위생돌발상황으로 규명하기도 한다. 여기에서 우리는 공공이라는 점에 류의할 필요가 있다. 이는 향후 포스트코로나시대에 접어들게 될 우리들의 삶에 매우 중요한 가치지향성을 시사해주게 된다. 지금까지 우리가 신종코로나페염 전염병상황을 통제하는 효과적인 책략으로 사회구성원 개개인에 대한 행위수칙을 강조해왔고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자주 손 씻기, 자가격리 등 방식을 적극 권장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밀집되여있는 공공장소는 여전히 신종코로나페염 전염위험지역으로 지목되고 있는데 이는 공공정책 또는 공공시설의 미흡함도 원인이 되겠지만 공공령역에 드나드는 우리 개개인의 공공의식과 실천행위와도 무관하지 않다고 보아진다.

현대사회에서 개인위생을 지키고 청결을 유지하는 것은 일상생활에서 지켜야 하는 기본상식으로 되고 있지만 이는 개인차원을 넘어 공공위생도 잘 지켜가야 한다는 자각으로까지 연장되여있지는 않다. 시민사회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응당 갖춰야 할 시민의식이 결여되고 의무와 책임을 망각하고 있기에 도심을 가로 지나는 강물에 페기물을 던져 악취를 풍기게 하고 눈에 띄지 않는 구석구석에 쓰레기를 버리는 행위도 서슴치 않는다. 지어 사람들이 산책하고 휴식의 한때를 즐기는 공원 산책로에도 애완견들의 배설물이 널려있어 미간을 찌푸리게 한다. 평소 우리는 집안이나 옷에서 약간이라도 이상한 냄새가 풍기면 바로 향수나 페브리즈를 치면서 냄새제거에 급급하다. 하지만 무엇 때문에 공공령역에 발을 들여놓으면 우리의 행위는 완연 달리 표현될가. 공공위생규범을 준수하고 공공도덕질서를 지키는 것이 우리 모두가 공존하고 공생하는 길이라는 소박한 도리를 몰라서일가.

솔직히 인간은 사회적인 존재로서 공공령역을 구축해가고 있지만 공공의식이 자각에 이르기까지는 본능의 작동으로 종종 벽에 부딪치게 된다. 왜냐하면 인간행동은 흔히 욕망의 지배를 받게 되며 욕망은 또한 개인의 이익 내지 수요와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만의 욕구, 나만의 안일함을 앞세운 행위는 공공리익과 갈등을 빚게 되며 이러한 사적 욕망의 지배를 받는 개개인의 행위는 결국 공공질서와 규범을 무색하게 하고 공공위생의 란잡함을 초래하게 된다. 여기에서 우리는 모두가 익숙히 알고 있는 <우공이 산을 옮기다>는 이야기를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우공이 산을 옮기겠다는 정신과 대대손손 이어간다는 의지력에 감탄을 보낼 수 있지만 산을 옮겨야 하는 리유 내지 동기에 대해서는 찬성표가 쉽게 던져지지 않는다. 우공이 산을 옮기겠다는 동기는 지극히 단순한바 집을 드나드는 길을 막고 있다는 것이 고작이다. 자연은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삶의 터전이고 삶의 자원이다. 이런 공공자원을 나의 집 앞길을 막았다는 리유 하나만으로 파헤친다는 것은 공공자원에 대한 파괴일 뿐만 아니라 모두의 리익을 침해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이처럼 나만의 리익, 내가 속한 집단의 리익만을 추구하면서 자연에 선전하고 생태를 파괴한 결과 우리 인간은 자연의 엄청난 보복을 당하고 있지 않는가. 나만의 리익, 나만의 편리를 주장하면서 사회공공생활에 피해를 주거나 공공위생을 지키지 않는다면 결과적으로 이번 신종코로나페염과 같은 또 다른 공공위생돌발사태를 자초하게 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바야흐로 포스트코로나시대에 접어들게 되며 향후 어떤 형식의 공공위기를 맞이하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이번 신종코로나페염을 계기로 우리는 기존의 공공에 대한 인식을 반성해 보면서 성숙된 공공의식을 키워가고 ‘소아(小我)’가 아닌 ‘대아(大我)’를 지향하는 자각된 공공행위를 권장해나가야 한다.

물론 지금처럼 매일 손을 씻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양호한 자아보호의식을 강조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보다 중요하고 시급한 것은 공공위생의식을 키워가는 것이라 하겠다. 우리가 공공위생을 지키지 않고 공공령역에서의 청결을 보장하지 못한다면 사람들이 밀집되여있는 공공령역이 자칫 바이러스가 번식하고 전파되는 위험구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신종코로나페염과의 전쟁이 지구전으로 전환되여가고 있는 현시점에서 우리의 일상도 신종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수많은 바이러스와 동반하게 되는 만큼 공공위생위기상황이 만연되는 것을 방지하고 통제하는 효과적인 통로로는 공공위생, 공공질서, 공공도덕 등이 주요한 키워드로 인지되여야 한다. 공공(公共)이라 함은 공(公)적인 령역에 너와 나 우리 모두(共)의 참여를 전제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개개인의 집합체로 형성되는 공공령역은 나와 무관한 령역이 아니라 바로 나도 참여하고 있기에 이루어지는 령역이다. 그러므로 이번 신종코로나페염 전염병상황을 계기로 우리들의 공공의식도 새롭게 정립되여야 하고 이러한 공공의식을 바탕으로 자각된 공공령역을 구축해나간다면 우리는 포스트코로나시대에 발생 가능한 그 어떤 공공위생돌발상황도 유연하게 대응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래원: 인민넷-조문판(편집: 김홍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