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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칼럼

[정음문화칼럼143] 날로 발전하는 고향과 두터운 인심

리성일(중국사회과학원) 

2020년 02월 11일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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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부터 고향에 인터넷을 설치하여 와이파이(Wifi)를 통해 집의 어머니와도 위챗을 할 수 있게 되였다. 전에는 장거리전화만으로 통화가 가능했지만 요즘에는 위챗을 통해 거의 매일 통화할뿐만 아니라 가끔씩 영상통화도 할 수 있게 되여 이젠 어머니와의 련락이 참으로 편리하다. 70여세의 어머니도 이젠 휴대전화로 고향의 사진을 찍어서 보내오기도 하고 재미있는 동영상이나 유모아도 위챗에 올리기도 한다. 매일이다싶이 위챗으로 통화하게 되니 어머니의 하루 일과만이 아니라 고향 마을의 일도, 그리고 농촌정책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리해할 수 있게 되였다.

올해는 초요사회의 전면적 건설을 완성해야 하는 목표 년도이다. 수년전부터 농촌에서도 빈곤탈출목표를 제시하고 정부에서 공작대와 제1서기를 마을마다 파견하여 빈곤퇴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고향마을인 룡정시 삼합진 학서촌에도 2016년부터 연변조선족차지주기상국의 김강철 주임을 비롯해서 룡정시심계국의 태만석 과장, 임홍식 과장 세분이 공작대로 파견되여왔다. 그 사이에 현지 정부와 공작대의 공동한 노력으로 인하여 고향마을의 기초시설이 크게 개선되였다. 포장도로, 가로등이 가설되고 로인활동실, 문구장, 촌위생소(담당: 룡정시중의병원 지춘란 의사) 등이 세워져서 농민들도 도시가 부럽지 않게 당과 정부의 혜택을 마음껏 누리고 있다. 매년 양력설과 음력설, 단오, 추석이 되면 집집마다 명태, 계란, 떡, 식품 등을 나누어주고 있어서 농민들은 어느 시기에 농민들에게까지 선물을 나누었던가 하면서 고마움의 환호를 올리군 한다. 이 외에도 8월 15일 로인절이 되면 어른들을 모시고 문구대회, 공연관람을 조직하거나 맛있는 식사를 대접해 드리고 있다.

날로 줄어드는 농촌인구상황을 감안하면, 공작대의 농촌에서의 파견근무는 농촌사업 외에도 농민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많이 주고 있다. 고향에 어머니가 홀로 계시는 나에게는 이런 분들의 고향에 대한 지원과 도움을 참으로 고맙게 생각한다. 특히 동네 로인들의 생활을 관심하고 늘 찾아뵙기도 하면서 여러가지로 도움을 주고 있는 사실을 어머니와의 통화에서 자주 듣게 된다. 기실, 농촌에서의 사업은 참으로 쉽지 않다. 여러가지 원인으로 대부분 사람들이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 제대로 리해하기 어려워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의 정책이나 혜택을 농민들에게 알아듣기 쉽게 전달하고 실시하는 것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다. 때로는 일부 사람들은 사실의 자초지종도 알아보지 않고 무턱대고 공작대를 비판하거나 심지어 막말로 욕설을 퍼붓는 경우도 있다. 그 때마다 공작대 성원들은 비록 성이 나도 꾹 참고 애써 설득시킨다고 한다.

현재 대부분 농촌에는 거의 대부분이 로인들 밖에 거주하지 않는다. 최소 년령자가50세 이상이다. 나도 어머니가 홀로 고향에 계시고 있어서 항상 근심이 된다. 공작대나 마을 간부들은 친자식처럼 늘 동네 로인들을 잘 돌보고 있다. 심지어 로인들이 문구를 칠 때 인원이 모자라면 공작대 성원을 불러 같이 치기도 한다. 과거에는 간부라고 하면 참으로 대하기가 어렵지만 요즘에는 간부들과도 매우 편하게 지내고 있다. 삼합진의 박호범 진장은 동네 어른들을 보면 ‘맏아매’, ‘아즈바이’라고 부르는데, 군중들과의 관계를 참으로 잘 처리하고 있다. 연변무장경찰대의 림광군 대대장도 이전부터 마을에 오면 우리 어머니를 ‘아재’라고 친근하게 불러왔다. 퇴직한 후에는 우리 마을에 와서 살다싶이 하면서 우리 집의 ‘큰아들’이라고 자칭하고 있다. 나도 고향에 가면 이런 분들을 만나뵙고 하는데, 고향의 두터운 인정을 훈훈하게 느끼게 된다.

어느 한번은 동네로인들이 로인절에 삼합진에 가서 문구를 치고 점심식사 모임을 한 적이 있다. 식사가 끝난 후, 동네로 돌아오는 교통편이 없어서 로인협회 회장이 공작대 제1서기에게 로인들을 실어달라고 전화를 하자마자 공작대 성원이 차를 직접 운전하여 여러차례에 나누어서 모셔다 드렸다고 한다. 내가 어릴 적에는 간부들이 타고 다니는 승용차를 보면 대단히 부러웠는데, 지금 농촌에서는 때로 간부들이 자가용으로 농민들을 위해서 무상으로 봉사하고 있다.

나의 어머니도 한번 크게 신세를 진 적이 있다. 작년 봄에 어머니가 집에서 갑자기 심장병이 발작하여 거동이 매우 어려웠다. 주위에 사람도 별로 없어서 사태가 심각한 상황이였다. 그 때 어머니는 공작대 김강철 제1서기에게 전화를 간신히 걸어서 자신이 위험하다는 말 밖에 하지 못했다. 전화를 받자마자 당시 촌민위원회에 있던 공작대의 김강철, 태만석, 임홍식 세분이 차를 바로 몰고 우리집에 와서 어머니를 업고 바로 룡정시병원으로 모셔갔다. 후에 알아보니 병원 의사들이 조금이라도 늦게 갔더라면 어머니는 큰 사고를 쳤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사실을 듣고 저는 많이 놀랐고 그 분들에게 정말 고마웠다.

이런 고마운 일들은 한두번이 아니다. 지난 설에 고향에 갔다가 북경에 돌아온지 며칠이 안되여서 어머니로부터 갑자기 전화가 왔다. 목욕실의 수도가 고장나서 물이 계속 샌다고 한다. 나는 전화를 받고 현장에 없어서 상황을 잘 알 수가 없으니 빨리 공작대 성원에게 련락해보라는 말씀을 드렸다. 어머니가 전화로 련락하자마자 바로 공작대 성원들이 달려와서 고장난 파이프를 순식간에 수리해주었다고 한다. 공작대 성원들에게는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일인 것 같지만 농민들, 특히 로인들에게는 대단히 큰 일이다. 농촌에서는 일이 정말 사랑이고, 일이 바로 진정이고 진심이다.

2016년 홍수재해뿐만 아니라 요즘 신형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전염병이 돌고 있는 시기에도 공작대 성원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들은 설명절에 집에 가지도 못하고 련속 두주일 이상 농촌에서 촌민들을 관리하고 돌보고 있다. 집집마다 외지인원을 조사하고 마스크를 나누어주기도 하면서 여러명이 절대 모여앉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 분들도 가족이 있고 집안 환자도 있으며 심지어 자신의 건강도 별로 좋지 않다. 그러나 자신이 맡은 사업 앞에서는 항상 추호의 뒤걸음도 없이 집단을 우선 생각하고 있다. 마을 농민들은 밤이면 훤히 켜져있는, 공작대 성원들이 주숙하고 있는 촌민위원회 건물의 불빛을 보면 마음이 한결 안정된다고 한다.

지난해 9월에 연변군분구에서 우리 마을에 종합수확기 두대를 지원했다. 군분구 사령원, 정위도 오고 룡정시와 삼합진 간부들도 다수 참가했다. 수확기 한대가 13만 원 이상에 달하여 농민들 자체의 힘으로는 구입하기 매우 어렵다. 김강철 제1서기의 노력과 주선으로 인해 연변군분구에서 직접 지원해주기로 했던 것이다. 이번 행사 때 일부 매체도 참가하여 우리 어머니를 취재했는데,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여서 어머니는 순식간에 “공산당 만세”, “해방군 만세”를 불렀다고 한다. 그 누가 시키지도 않았고, 사전에 가르쳐주지도 않았지만 년로하신 어머니의 말씀과 같이, 오늘날 농민들 속에서는 공산당의 은혜에 대해 감사의 만세가 진정으로 저절로 울려나오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정책은 정말 좋지만 실지로 농촌에서 일하는 공작대 성원들은 정말 수고와 고생이 참으로 많다. 삼합진 정부판공실의 김용남 주임이나 학서촌 촌민위원회 김영식 주임은 만날 때마다 나에게 공작대의 공로에 대해서 치하해마지 않는다.

요즘에는 류효항이라는 젊은 제1서기가 왔다. 한족이지만 온지 얼마 되지 않아 집집마다 농민들을 찾아 다니면서 인사도 주동적으로 나누고 조선말도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한다. 겨울에 눈이 내리면 제일 선참으로 눈치기에 앞장서고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이 우리가 살았던 고향 농촌에는 인구가 계속 줄어들고 있지만 그래도 거기에는 희노애락과 사는 멋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대도시에 나와서 산다고 하여 고향 발전에 훈수나 큰소리만 치거나 미흡한 점만 지적하지만 말고 고향의 현실과 거기에 사는 사람들의 정과 실상에 대해 진정으로 깊이 있게 리해해야 한다.

홀로 계시는 어머니가 념려되여 북경에 있는 집에 모시려고 여러번 권고했지만 어머니는 항상 고향이 좋다고 한다. 아마도 번화한 대도시나 자식보다도 익숙하고 인심이 좋은 고향이 더 편하시리라 생각된다. 고향에 갈 때마다 느껴지는 고향의 진정어린 인심이 바로 오늘날의 우리 민족사회를 이어주는 끈이라고 생각된다. 최근 신형코로나바이러스 퇴치를 위해서 조선족사회가 하나같이 일떠서고 있다. 뉴스를 보니 일본에 있는 조선족사회도 재일본조선족련합회의 창의하에 연변에 대한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질병은 악마와 같이 무서운 것이지만, 우리 전체가 똘똘 뭉쳐서 끈끈하게 이어져서 서로 돕고 지지한다면 꼭 이겨내리라 확신한다.


2020년 2월 9일

래원: 인민넷-조문판(편집: 장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