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월가의 명물 ‘돌진하는 황소상’을 만든 이딸리아 조각가 아르투로 디 모디카가 80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미국 NBC방송 등 매체들은 19일(현지시간) 수년간 암 투병을 해온 디 모디카가 고향인 이딸리아 시칠리아의 자택에서 숨졌다고 보도했다.
디 모디카는 1973년 미국에 건너와 뉴욕 소호에 스튜디오를 열었다. 그는 1989년 12월 길이 4.9메터, 무게 3.5톤 가량의 청동 황소상을 뉴욕 당국의 허가 없이 뉴욕증권거래소 앞에 기습적으로 설치했다. 1987년 전세계 주가가 대폭락한 ‘검은 월요일’에서 령감을 받아 미국의 경제회복과 사람들의 강인함을 상징하고 기리기 위해 약 35만딸라를 들여 제작했다.
경찰은 허가 없이 설치된 이 조각상을 철거해 거래소 밖의 공터로 옮겼지만 대중들은 조각상을 마음에 들어했다. 결국 황소상은 며칠 후 다시 거래소 근처의 볼링그린파크 내의 현 위치에 설치됐다. 이후 황소상은 뉴욕 려행객들이 들리는 명물이 됐다. 특히 황소상의 뿔과 고환을 만지면 부자가 된다는 속설에 수많은 이들이 줄까지 서가면서 만지는 바람에 해당 부위만 닳기도 했다.
2019년 12월 뉴욕시가 방문객들의 안전을 위해 황소상을 다른 위치로 옮기겠다고 밝혔으나 디 모디카는 “황소상은 30년 가까이 볼링그린파크에 있었으며 지금 자리가 완벽하다.”고 반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