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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칼럼

중국 프로축구, ‘명감독시대’와 결별?

2021년 01월 25일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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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중국 프로축구계에 가장 큰 소식이 떴다. 전술적 능력이 뛰여나 세계 축구계로부터 ‘마법사’로 불리던 스페인적 베니테스 감독이 슈퍼리그 대련인팀의 지휘봉을 스스로 내려놓았다. 그는 중국 진출 후 18개월 만에 사퇴했다.

베니테스 감독은 24일 자신의 개인 홈페이지를 통해 대련인팀을 떠난다고 발표했다. 그는 “불행하게도 코로나19가 우리의 삶과 계획을 바꿔놓았다. 오늘부터 나와 코칭스태프는 대련인팀을 이끌지 않는다.”고 알렸다. 베니테스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지원스태프 그리고 선수들 모두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그들의 헌신과 노력은 굉장했다. 정말 놀라운 경험이였다.”고 고마움을 표하면서 “그러나 코로나19 대류행은 여전히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 사퇴를 결심한 것은 가족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자진사퇴 리유를 설명했다.

베니테스 감독은 지난 2019년 7월 영국 뉴캐슬을 떠나 대련인팀 사령탑에 올랐다. 당시 베니테스 감독은 대련인팀과 2년 반 계약을 체결했다.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베니테스 감독이 중국에서 받는 년봉은 전 소속 구단 뉴캐슬에서 받던 것의 2배인 1200만파운드로 료해됐다.

비록 베니테스 감독이 사퇴 원인을 코로나19라고 설명했지만 사실 대련인팀과 그의 결별은 지난해부터 그 조짐이 보였다. 계약 대로 올해말까지 대련인팀을 지휘하기로 했던 베니테스 감독은 지난해 11월 슈퍼리그 시즌 종료 후 영국 리버풀의 자택으로 돌아가있었다. 하지만 올해 영국의 코로나19 상황이 나빠지며 많은 나라에서 영국에서 온 외국인 입국을 엄격히 공제했다. 지난해초 베니테스 감독은 개인 전세기로 중국에 입국했지만 올해는 전세기 입국도 허용되지 않는다. 때문에 베니테스 감독의 올 시즌 대련인팀에서의 미래가 매우 불투명했고 이는 베니테스 감독이 자진사퇴를 결정한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련인팀과 베니테스 감독의 결별원인은 코로나19 뿐만이 아니다. 베니테스 감독이 지난 2년간 대련인팀에서의 성적은 ‘마법사’로 불리던 그의 이름값에 걸맞지 못했다. 사실상 중국의 최고 부자인 왕건림과 그의 만달그룹이 최대 스폰서인 대련인팀은 지난 두 시즌 슈퍼리그에서 가장 많은 투자를 했지만 결과는 리상적이지 못했다. 베니테스 감독의 대련인팀은 슈퍼리그에 2019년 9위, 2020년 12위에 머물렀다. 전술적 대가인 베니테스 감독을 영입해 빠른 시간내 슈퍼리그 최상위팀으로 만들려했던 만달그룹으로서는 비교적 실망적인 결과다.

료해에 따르면 쌍방이 계약 체결 당시 성적에 대한 요구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구단측에서 먼저 계약 해지를 요구한다면 베니테스 감독에게 고액의 보상금을 지불해야만 한다. 베니테스 감독의 자진사퇴가 어쩜 쌍방에게 가장 좋은 결과로 보인다.

만약 베니테스 감독이 계속해 대련인팀에 남는다고 가정한다면 구단은 올 시즌부터 실시되는 중국축구협회의 년봉 상한제, 총투입 제한 등을 지키기 어렵게 된다. 베니테스 감독의 년봉이 축구협회에서 규정한 구단 1년 총투입액의 20%를 잡아먹기 때문이다.

슈퍼리그에 남아있던 가장 이름값 비싼 베니테스 감독까지 중국을 떠나며 중국 프로축구의 ‘금원시대’는 막을 내렸다. 이미 광주항대팀이 칸나바로 감독과의 결별을 준비중이고 또 지난 시즌 우승팀인 강소소녕팀도 올라로유 감독과 년봉 삭감을 놓고 협상을 진행했지만 실패했다. 향후 슈퍼리그에서 세계적 명장 감독들보다는 국내 토종 감독들의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헐크, 터세이라 등 스타급 선수들이 떠난 후 이젠 세계급 명감독들도 줄줄이 중국을 떠나고 있다.

지난 몇년간 수십억대 돈을 들여 모셔왔던 명감독들, 이젠 그들이 과연 중국축구에 무엇을 남겼는가를 돌이켜볼 때가 온 것 같다.

래원: 연변일보(편집: 장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