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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칼럼

슈퍼리그 ‘돈잔치’, 드디여 막을 내린다

투입액, 6년 만에 세계 톱 6에서 밀려나

2020년 09월 27일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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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프로축구에 부풀었던 거품이 빠른 속도로 꺼지는 분위기다. 지난 몇년간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으며 련속 5년간 선수영입에 쓰인 투입액이 세계 6위를 차지했던 슈퍼리그의 ‘돈잔치’가 끝내 막을 내리기 시작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슈퍼리그는 선수영입에 각각 2억, 5억, 4.9억, 3.5억, 4.3억유로를 기록하며 총투입액에서 련속 세계 6위를 차지했다. 슈퍼리그가 팬들로부터 ‘세계 6대 리그’로까지 불릴 정도였지만 올 시즌 자본공세는 급제동이 걸렸다. 일전 아시아축구련맹이 올해 이적시장 규모를 집계한 결과 2020년 겨울과 여름 두 이적시장에서 슈퍼리그가 선수영입에 투입한 총금액은 9600만유로였다. 이는 지난해 총투입액의 5분 1 정도에 불과하다.

올해 슈퍼리그 투입액이 급강한 데는 코로나19의 영향, 중국축구협회의 거품 빼기 등 원인도 있겠지만 지난 몇년간 비정상적인 투입 열풍이 초래한 필연적 결과이기도 하다.



◆지난 몇년간 중국축구의 놀라운 ‘돈잔치’

지난 몇년간 중국은 전세계에서 유명 선수들을 유치하면서 ‘큰손’으로 등극했다. 중국축구의 ‘돈잔치’는 2016년에 최고봉에 달했다. 2016년 3월 이적 전문 통계사이트에 따르면 당시 슈퍼리그의 이적료 규모는 영국 프리미어리그를 근소한 차이로 넘어서며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여름 이적시장이 주요 선수영입 수단인 유럽과 달리 겨울 이적시장의 통계이기는 하지만 2016년 슈퍼리그 선수영입 투입은 5억유로에 달하며 세계 6위를 차지했다.

슈퍼리그 소속 16개 구단은 2016년 겨울에만 총 118명을 영입하면서 구단 평균 1618만유로를 썼다. 하지만 단순히 돈만 쏟아부은 게 아니였다. 중동 리그와 일본 J리그가 전성기가 지난 선수들을 끌어오는 것과 달리 슈퍼리그에는 유럽 명문에서 한창 활약중인 최고급 선수들을 영입했다.

그해 슈퍼리그로 승격한 하북화하팀이 이딸리아 로마구단에서 제르비뉴를 영입하는 데 1800만유로를 썼고 강소소녕팀은 영국 프리미어리그 첼시에서 뛴 미드필더 하미레스를 2500만유로라는 거액에 데려와 판을 키웠다. 또 광주항대팀은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잭슨 마르티네즈를 손에 넣는 데 4200만유로를 지불했다. 여기에 자극받은 강소소녕팀은 당시 리버풀구단이 노렸던 테세이라를 무려 5000만유로에 낚아챘다. 이는 력대 아시아클럽 최고 이적료 기록이다. 당시 스포츠 전문매체들은 “세계 축구의 권력이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광주항대팀 성공이 갖다준 자극

중국 프로축구에서 가장 성공적인 구단을 뽑자면 바로 광주항대팀일 것이다. 2010년 국내 부동산회사인 항대그룹이 축구에 발을 들인 후 막대한 투자를 이어오며 중국 축구계를 뒤흔들기 시작했다. 허가인 회장은 2010년 갑급리그에 있던 원 광주약업팀을 인수 후 해마다 10억원 이상의 투자를 해오며 지금까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 슈퍼리그 우승 무려 8회를 하는 등 중국을 넘어 아시아에서 최고의 팀으로 만들었다.

광주항대팀의 성공은 성적 뿐만이 아니였다. 2010년 항대그룹이 팀을 인수할 당시 인수금으로 1억원을 투자했다. 그 후 광주항대팀이 2013년 중국 구단 력대 처음으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거두며 시장가치는 대거 높아졌다. 2014년 중국의 최고 부자인 알리바바 마운 회장이 10억원을 투입하며 광주항대구단의 지분 50%를 인수하며 당시 구단의 시장가치는 20억원에 달했다. 한편 이듬해인 2015년 광주항대팀은 두번째 아시아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10년이 지난 현재 광주항대구단의 시장가치는 이미 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구단 운영 비용을 빼면 1억원의 투자가 200배나 오른 상황이다.

뿐만 아니였다. 축구에 발을 들여 놓은 후 항대그룹은 축구팀의 지명도에 힘입어 광동성내 유명 부동산기업으로부터 현재 부동산, 금융, 자동차 등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대기업으로 발돋움했다. 한편 허가인 회장은 2017년 개인자산 2813억원으로 중국 최고 부자가 됐다.

2015년부터 항대그룹의 성공에 자극을 받은 다른 국내 부자들도 차차 축구에 뛰여들었고 중국 프로축구의 돈잔치가 시작됐다. 연변부덕팀이 슈퍼리그에 진출했던 2016년을 살펴보면 상해상항, 북경국안, 산동로능 등 구단들의 1년 투입은 10억원 이상이였다. 한편 가난한 구단으로 여겨졌던 연변부덕팀의 당시 1년 투입도 2억원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중국 프로축구 시장의 규모를 제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중국축구협회, 거품 빼기에 돌입

슈퍼리그의 부풀은 거품에 대해 중국축구협회도 이미 감지를 했다. 국내 토종선수들의 실력은 막대한 투입 수준과는 왼전히 동떨어져있었다. 특히 근래 각 년령단계별 국가팀들이 베트남과 같은 전통 약체에도 종종 패했고 팬들은 지나치게 많은 년봉을 받으면서도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는 국내 선수들에 대해 큰 불만을 나타냈다.

때문에 지난해 중국축구협회는 국내 선수들이 실력에 비해 너무 많은 수입을 올리는 탓에 축구발전이 더디고 각 구단의 재정도 악화되고 있다고 판단, 년봉 상한제까지 도입하며 거품 빼기에 나섰다.



◆프로리그 생태환경 준엄…거품 빠지기 시작

지난해말부터 중국 프로축구계에는 흉흉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우선 만달그룹이 슈퍼리그 대련일방팀에 대한 투자에서 손을 뗀다는 내용을 시작으로 갑급리그 귀주항풍팀이 용병 년봉을 제때에 지급하지 못해 망신을 당했고 또 상해신흠팀의 구단주가 불법대출로 고발을 당하며 자금줄이 끊겨 해산위기에 빠졌으며 장춘아태팀마저 스폰서기업의 실적이 엄청난 손실을 입어 매각된다는 등 각 구단들은 힘든 상황에 직면하고 있음이 알려졌다.

여기에 올해초 세계를 뒤흔든 코로나19의 대류행과 함께 중국 프로축구계의 분위기는 최악에 달했다. 올해 2월 2부, 3부 리그의 총 9개 구단이 중국축구협회에 선수 로임 지불 증명서를 제출하지 못하며 올 시즌 출전자격을 박탈당했다. 특히 슈퍼리그 천진천해팀은 끝까지 스폰서를 찾지 못하며 결국 해산을 선언했다. 최근 중국 프로리그의 렬악한 생태환경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였다.

근 10년간 슈퍼리그 구단의 투입이 20배를 넘은 상황이다. 때문에 중소구단이 이런 생태에서 자리를 잡고 가지속적으로 발전한다는 것은 어림도 없는 일이다. 하늘을 치솟는 정도로 거침없이 오르는 자금투입 경쟁에서 구단이 살아남으려면 자금이 빵빵한 ‘전주’를 만나야만 된다. 근래 중국 프로축구는 구단이 모 기업에 완전히 의존하는 구조가 돼버렸다. 때문에 모 기업이 영리적으로 실적이 흔들리면 구단도 따라서 휘청하기 마련이다. 슈퍼리그에서 중소기업이 스폰서를 맡고 있는 구단들이 살아남기 극히 힘든 상황이 돼버렸다.

지난 몇년간 중국축구가 만든 과도한 거품은 스스로의 선순환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언젠가는 꺼질 거품’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축구계 누구나 느끼고 있던 사실이다. 때문에 올해 슈퍼리그 투입의 대폭 감소는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이 만들어낸 특수 시즌의 결과가 아니라 향후 몇년간 이뤄질 추세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래원: 연변일보(편집: 임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