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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칼럼

지상에서 가장 깊게 뚫은 구멍

2020년 09월 25일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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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표면에서 중심까지의 거리는 평균 6371킬로메터이다. 인간이 지하로 뚫은 구멍중에 가장 깊숙하게 판 것은 깊이가 12킬로메터이다. 이 구멍은 어디에 있으며 어떤 목적으로 파게 되였을가. 과학자들은 거기에서 무엇을 발견했을가.

노르웨이 국경과 가까운 로씨야 무르만스크의 콜라반도에는 지구의 중심을 향해 파 들어가다가 작업을 중단하고 방치해둔 가장 깊은 구멍의 흔적이 있다. 콜라딥홀이라 불리는 이 구멍은 가장 깊은 바다의 수심보다 깊다. 시추공은 지질탐사 지하수 또는 원유 채취를 목적으로 수직으로 깊이 뚫은 구멍을 말한다.

‘지옥으로 가는 입구’라고 불리던 콜라딥홀의 입구 부분 사진을 보면 당시 시추계획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은하, 태양, 달, 화성 등에 대해서는 많은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인류가 발을 디디고 사는 지구 내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고 있다.

콜라딥홀 주변은 지저분한 상태로 있다. 콩크리트가 덮인 바닥 중앙에 하수구 뚜껑 비슷한 쇠덩이 마개가 덮여있다. 별다른 특징이 없어보이지만 이 쇠뚜껑 아래로 12킬로메터 남짓한 깊이의 구멍이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산이 약 8848메터이고 가장 깊은 마리아나 해구의 수심은 11킬로메터 남짓하므로 콜라딥홀의 바닥은 지구상에서 가장 깊게 파인 구멍이다.

로씨야과학자들이 시추를 시작한 이 지역은 지질학적으로 시생대(40억년-25억년 전) 지층으로 판단되였다. 시생대는 태양에서 떨어져나온 지구덩어리가 차츰 식어 지각이 형성된 때이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시생대 지각을 조사할 목적으로 1970년 5월 4일부터 이곳을 시추하기 시작했다. 시추작업은 어려운 고비를 넘기며 24년 동안 진행하다가 중단되였다. 시추 깊이에서 기록을 세운 이 작업을 하면서 로씨야과학자들은 드릴링 기술을 크게 발전시킬 수 있었다.

시추작업을 시작하기 전 로씨야의 과학자들은 15킬로메터까지 시추할 계획이였다. 그들은 지심 7000메터까지 파내려가는 동안 24종의 미생물 화석을 발견했다. 또 그들은 시추하던중에서 27억년 전의 암석 샘플을 발견하기도 했다. 이후 지구상에서 이보다 더 오래된 암석은 찾지 못하고 있다.

과학자들이 발견한 흥미로운 현상중의 하나는 지심 7000메터 이하로는 지진파가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이였다. 그 리유를 조사한 결과, 그 지층의 암석들은 전부 부스러진 상태였고 그 틈새는 심층 암석에서 나온 물이 채우고 있었다. 그리고 그곳의 물은 두터운 암반이 덮고 있어 지상으로 나올 수 없었다. 또 지하 심층에는 수소 가스가 대량 존재하고 있었다.

그들의 시추공사가 중단된 데는 다른 리유도 있었다. 이 깊이까지 시추했을 때 그 지점의 온도가 섭씨 180도나 되였다. 과학자들이 예상했던 온도보다 섭씨 80도나 더 높았던 것이다. 섭씨 180도는 지금에 와서는 그다지 고온이라 생각하지 않지만 당시인 1994년 쏘련의 기술로는 더 이상 굴착하기 어려웠다. 구멍을 파는 드릴과 파이프가 온도 때문에 변형되였으며 또 이 깊이에 이르자 그곳의 암석은 단단한 바위라기보다 플라스틱 같았다고 한다.

콜라딥홀의 깊이는 다시 갱신되였다. 2008년에 페르샤만의 까타르 해안에 있는 ‘알샤힌 유정’에서 원유를 시추하면서 1만 2289메터까지 뚫은 것이다. 앞으로는 더 깊은 시추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 거기에 화석연료나 귀중한 금속자원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 유타주의 한 산에는 지심 1만 2000메터 되는 곳에 폭이 3.8킬로메터에 이르는 거대한 구리 광맥이 발견되기도 했다.

기계가 아닌 사람의 손으로 파낸 가장 깊은 구멍은 남아프리카 킴블리 다이아몬드 광산에 있는 깊이 215메터의 갱도라고 한다. 그런데 물리학자들은 이런 화석연료나 광물 채굴이 아니라 뉴트리노(중성미자)라는 소립자를 탐지할 목적으로 남극대륙 얼음 속에 깊이 2만 4000메터의 구멍을 파고 있다. 이곳에서는 다이아몬드가 박힌 드릴이 아니라 뜨거운 물을 분사하여 얼음구멍을 파들어간다. 지하의 구조를 궁금해하는 오늘의 지구학자들은 자금만 있다면 더 깊은 지층을 시추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래원: 연변일보(편집: 김홍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