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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칼럼

‘바다묘지’가 된 거대한 ‘바다사막’

2020년 09월 09일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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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이란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륙지의 광대한 땅을 말한다. 사막에는 생존하는 생명체의 종류와 량이 지극히 제한된다. 그곳에 생명체들이 살기 어려운 첫번째 리유는 ‘영양이 극히 부족한 환경’이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이런 결핍환경을 ‘빈약 영양’이라 하고 그 정도가 극히 심한 경우에는 ‘극빈약 영양’이라 한다. 최근 남태평양 중앙에 극빈약영양 지역, 즉 ‘바다사막’에 사는 해양미생물에 대한 상황이 알려졌다.

세계의 대양에는 해류가 거대한 규모로 소용돌이를 형성하는 해역이 있어 이를 환류라고 부른다. 세계의 환류중에 규모가 큰 것은 인도양 환류, 북대서양 환류, 북태평양 환류, 남대서양 환류, 남태평양 환류 등이 있다. 북반구의 환류는 시계바늘이 도는 방향으로 돌고 남반구에서는 그 반대방향이다. 소용돌이를 이루는 환류의 폭은 수천킬로메터에 달한다. 지구상에 가장 큰 환류는 캘리포니아와 하와이 사이의 북태평양 환류이고 극빈약영양 상태인 바다는 오늘 얘기하고저 하는 남태평양 환류이다.

지구에서 가장 사람을 만나기 어려운 외진 곳은 어디일가? 씨비리, 사하라사막, 아마존 정글, 남극대륙, 태평양 중앙부 등 지가 생각날 것이다. 그러나 지구의를 돌려가며 살펴보면 인간이 사는 대륙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외딴 곳이 바로 남아메리카 칠레와 뉴질랜드 사이의 남태평양 중앙부라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곳은 너무 외진 바다이기 때문에 지나가는 선박도 비행기도 매우 드물다.

1990년대에 남태평양을 항해하던 선박들은 가끔 소름끼치게 큰소리를 듣군 했다. 그것은 흰수염고래가 우는 소리보다 훨신 컸다. 오래도록 궁금해하던 그 소리는 남극대륙에서 밀려온 빙산이 쪼개질 때 발생한 파렬음이라는 것을 알게 되였다. 오늘날 해양학자들은 이곳 바다를 ‘포인트 네모’라고 부른다. 네모는 프랑스의 과학소설가 쥘 베른의 작품 <해저 2만리>에 등장하는 선장의 이름이다. 네모는 ‘no man’을 뜻하는 라틴어이므로 ‘사람이 없는 지역’이라는 의미가 된다.

오늘날 수명을 다한 인공위성이나 유도탄 등은 사람이 아무도 없는 포인트 네모 해역에 떨어져 수장되도록 하고 있다. 1971년 이후 이곳 ‘바다묘지’에는 300개 이상의 인공위성이 가라앉아 있으며 2024년이 되면 임무를 다한 국제우주정거장도 포인트 네모에서 휴식을 하게 될 것이다.

그동안 포인트 네모는 해양학자들이 접근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이 해역에 대한 연구가 별로 진행되지 못했다. 그러다가 포인트 네모에도 플라스틱 쓰레기가 대규모로 집합해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양학자들의 관심을 끌게 되였다. 포인트 네모는 그 면적이 3700만평방킬로메터에 이른다. 2015년 12월, 이 바다에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의 해양미생물학자들이 찾아와 6주 동안 가로질러 7000킬로메터를 항해하면서 수심 20메터에서 5000메터까지 일정한 수심에 사는 미생물들의 종류와 개체를 조사했다.

이때 이루어진 그들의 첫 연구결과는 2019년 7월 학술지에 발표되였다. 연구원 가운데 한 사람인 폭스의 설명에 의하면 그 바다에는 세계 여느 바다보다 생존하는 미생물의 종류와 수가 적었다. 20여종의 미생물이 주로 발견되였는데 이들은 다른 환류에서도 생존하는 것들이였다. 미생물의 수는 수온, 영양분, 일조량 등에 따라 달랐는데 이 바다는 유기영양분이 지극히 부족한 ‘극빈약 환경’이면서 태양방사선이 매우 강했다. 그 결과 이 바다에는 극빈약 영양 상태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적응된 소수의 미생물만 생존하고 있었다. 이 바다는 미생물이 가장 적게 생존하는 사막의 바다이지만 지구상에서 최고로 깨끗한 바다였다.

래원: 연변일보(편집: 김홍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