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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칼럼

활자에서 컴퓨터로, 글자의 크기-포인트

2020년 07월 02일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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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가 없었다고 해서 과거 글자 크기의 단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인쇄술이 일반화되기 전 활자가 사용되던 시기부터 사용된 것이 바로‘포인트(point)’이다. 단어의 뜻과 마찬가지로‘점’과 같이 아주 작은 크기를 칭했던 단위이다.

하지만 포인트 역시 다른 단위들과 마찬가지로 지역이나 나라에 따라서 그 규격이 제각각이였다. 이후 영국과 프랑스, 독일,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 포인트를 정의해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대략 1 포인트는 0.345 밀리메터에서 0.377 밀리메터 사이의 크기였다. 12진법을 리용해 12 포인트를 1 파이카(pica)라고 정한 곳도 있었다.

사실 글자 크기의 단위를 새로 정의해서 통일하기엔 걸림돌이 있었다. 바로 실제 인쇄에 사용되는 활자의 문제였다. 만약 새로운 크기와 맞지 않을 경우 활자판을 전부 다시 만들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한 건 다름 아닌 컴퓨터의 등장이였다. 컴퓨터가 등장한 이후 자연스레 인쇄술도 방식이 변하게 되였다. 이때 컴퓨터 인쇄시장을 선점한 곳이 바로 ‘어도비(Adobe)’사이다.

어도비사는‘포스트스크립트(Postscript)’라는 인쇄용 언어로 전 세계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섰다. 영향력이 컸기에 어도비사가 제시한 포인트의 기준이 자연스레 세계적으로 자리 잡게 됐다. 우리가 컴퓨터 등을 통해 사용하는 문서 작성 소프트웨어에 표시되는‘pt’가 바로 어도비사가 정의한 포인트이다. 어도비사는 1 인치를 72로 나눈 값, 즉 0.3528 밀리메터를 1 pt로 정했다.

활자로는 아주 작거나, 반대로 아주 큰 활자판을 만들기 어렵지만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리용하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심지어 활자판을 새로 만들 필요도 없었다. 어도비사의 pt는 당시 새롭게 등장한 컴퓨터 시장에 맞는 소프트웨어의 기본단위로 등장함과 동시에 기존 활자가 갖고 있던 단점을 해결했기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포인트 단위로 표시되는 글자의 크기는 글자의 어떤 부분을 나타내는 크기일가? 일반적으로 글자의 크기는 가장 우부터 가장 아래까지의 폭이다.

하지만 정작 포인트의 폭을 보면 고개를 갸우뚱할 수 있다. 기준이 되는 알파벳의 경우 우아래 높이가 다르기 때문에 빈 공간까지 포함되는데 만약 알파벳의 공간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그림에서 소문자 y는 우로 올라가게 되여 대문자 K와 같은 선상에 위치하게 된다. 즉 알파벳은 일종의 투명한 가상 활자판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글꼴이 변하면 어떻게 될가? 문서 작성 소프트웨어에서 서로 다른 폰트로 단어를 작성할 경우 동일한 포인트인 경우에도 조금씩 차이가 나는 걸 볼 수 있다. 우아래 폭이 해당 포인트의 길이와 딱 맞아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조금 넘치거나 모자란 경우도 볼 수 있다. 이때의 핵심은 동일한 폰트 크기(font size)를 가지는 서로 다른 글꼴의 글자를 섞어 라렬하더라도 자연스럽게 보인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폰트를 새로 만들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고유의 특징을 유지한 상태에서 일관성 있는 폭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 폰트(pt)의 포인트(point)인 것이다. 알파벳은 라렬이 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낮지만 높이가 다른 알파벳을 고려해야 한다. 조선어의 경우 같은 높이로 만들 수는 있지만 자음과 모음, 그리고 받침의 존재로 인해 설계가 조금 더 복잡하다.

래원: 연변일보(편집: 김홍화)